[DVD] [감상기] Bill Forsyth의 Gregory's Girl (1981)
(정신차리고 보니 게시판을 잘못 찾아 갔더군요. 영화에 대한 얘기라고 영화 이야기 게시판에 올린 모양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도 아닌 것 같고, 감독도 초기의 기대만큼 이후의 작업이 주목받는 것도 아니지만(할리웃에 적응하지 못한 전형적인 경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영화 관련 싸이트에 이런 영화에 대한 소개 글도 하나쯤 있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겠다 싶어 이렇게 횡수를 늘어놓습니다.(언젠가 인터넷에 제 집을 마련하면 방을 빼겠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빌 포사이스 감독이 두번째로 만든 작품입니다.([Trainspotting]의 대니 보일 감독이 있기 전에 스코틀랜드에는 포사이스 감독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스코틀랜드에서는 중요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채널 선택 폭이 적었던 1980년대 초 자연스럽게 친해졌던 AFKN에서 방영했죠. 아마 1982 혹은 83년 쯤 방영했을텐데, 출시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빠른 것이었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영화에 푹 빠져 있다가 이 영화의 존재를 아는, 게다가 저만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친구를 발견하고 놀랐던 순간의 기쁨은 미루어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비디오 녹화도 힘든 시절에 저희는 한번 본 영화에 대해 반추와 회상과 기억속의 되돌려보기를 하며 길고 긴 토론 속에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몇 사람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Cinema Paradiso]에서 마지막의 키스 장면들 모음집은, 그 컷들 자체보다는 그것이 담고 있는 살바토레의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제게는 이 영화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좀 전에는 베니 힐이 있었지만, 그건 또 딴 얘기고...) 영화는 스코틀랜드의 한 시골 마을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이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그러나 너무나 서툴고 안습인 젊은 사내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성적 자각이나 일탈 같은 끈적한 것으로 쉽게 나가지 않고도 재미와 관심을 유지해가면서 풋풋한 젊은 시절의 어색함, 두근거림, 안타까움, 어리둥절함 등의 감정을 깔끔하게 그려낸 작품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어디 통계에서 역대 최고의 사춘기 영화 중 29위인가를 차지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영화의 시작은 밤중에 여자 간호사들의 기숙사를 훔쳐보는 것으로 시작하길래, 성적 코드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당시 저희는 그런 것에 목말랐던 시절이었지요.) 그러나 성적인 것보다는 이성에 대한 태도의 어색함, 안타까움이 전면에 나섭니다. 그리고 실과시간에 만든 비스킷을 교장의 허락을 얻어 화장실에서 판다거나 새로 뜬 여자 축구선수를 찍은 사진을 현상해서 학생들에게 판다던가 하는 등 중고등학교의 독특한 학교 생활 모습(칙칙하고 어두운 교복 속에 파묻힌 우리들의 학창시절과 대비되는)이 전면에 나섭니다. 이정도의 기본 스토리는 누구나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각본까지 쓴 포사이스 감독의 재능은 그 중심 스토리에 대한 관심을 유쾌한 리듬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주변의 묘사에서 탁월했습니다. 이 영화는 이성을 낚는 선수들이 아니라 어찌해도 안 되는 안습 솔로 소년들에게 바쳐집니다. 여기 주인공과 함께 영화의 재미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두 소년이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는 친구들이지요.
취미가 육교 위에서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들을 바라보는 것인 앤디. 터무니없는 방법으로 여자 애들에게 접근했다가 딱지를 맞곤 하던 앤디는 남미에는 남녀 비율이 1대 10인 나라가 있다고 그곳으로 가야겠다고 합니다만, 히치하이크로 가려던 이들의 시도는 행선지 스펠링(Caracas를 잘못 써서) 때문에 차를 얻어타는데 실패합니다 혹은 그래서 실패했다고 믿습니다.(이게 [Love Actually]에 나오죠. 거기서는 미국에 가서 성공하는 경우로 나오는데,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차이일까요?)
그레고리는 친한 친구에게 자신이 사랑에 빠졌는데, 그 대상이 축구부원이라고 해서 잠시 동성애로 가벼운(?) 오해를 받지요. 그런데 이 둘의 대화와 몸짓이 훨씬 더 동성애적 코드인 것처럼 보여서 더 웃겼지요.
이 영화에 함께 열광했던 제 친구와 저는 그 힘든 스코틀랜드 액센트(자막 같은 것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를 뚫고 여기서는 무슨 의미일까, 이건 무슨 말일까 하며 토론을 벌이기 일쑤였습니다. 못알아듣는 대사가 당연히 많았기 때문이지요. 영화 중반에 그레고리네 수업이 끝날 무렵 이미 수업을 마친 여동생이 오빠를 기다리고 있고, 학교를 중퇴한 한 친구가 그레고리를 포함한 친구를 기다리던 상황에서 이 남자 녀석은 담배를 피려다가 열 살짜리 여학생에게 담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에서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대사가 있어 갑론을박이 대단했었습니다.
이건 최근에 찾아본 IMDB나 위키피디아에 이 영화에 대해 쓴 사람들도 다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뭐라고 분명한 해석을 내리지 못하더군요. 저희도 이건 정말 압권이다, 무슨 의미인지 명확치 않은 것을 몇 차례나 계속해서 보여줄 생각을 하는 감독은 도대체 뭐냐, 했었는데, 그 수수께끼는 25년이 지났어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빌 포사이스의 두번째 저예산 영화였지만, 그 해 영국 아카데미의 각본상을 받고 최고의 흥행 성적을 내는 등 화려한 데뷔를 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영국 출신의 명 프로듀서 데이빗 퍼트넘(David Puttnam)의 눈에 띄어 미국으로 스카우트되지요. 어쨌든 영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를 미국에서 개봉할 때에는 잘 알아듣기 힘든 스코틀랜드 액센트 때문에 더빙(?!)을 했는데 이게 엉망이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런 얘기를 들을 때는 미국 관객들이 한심해집니다. 우리 나라 같은 곳의 영어 못하는 대학생들도 애써 가면서 들으면 즐길 수 있는 것을, 그 사투리(?)가 힘들다고 미국식 발음으로 더빙하다니!!) 이 영화와 그 다음 작품인 [Local Hero]는 당시 영화 등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지만, 그래도 영화 중의 어떤 장면들은 나중에 만들어진 다른 작품들에서 종종 발견되곤 하니까요.(이건 베끼기 보다는 나름 트리뷰트 정도라고 좋게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80년대에 영화 공부를 한 사람들도 이 영화를 즐겨 봤을 것 같습니다. 가끔 90년대 이후 만들어진 영화를 보다보면, 어 저거, 거기서 나왔는데 싶은 장면들이 종종 있으니까요. 지금 생각나는 것은 저도 처음 볼 때부터 인상 깊었던 장면인데, 데이트 중에 공원 나무 밑에 누워, 우주 비행사가 되어 춤을 추는 것이라면서 배경음악에 맞춰 팔만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이 있는데, 우리나라 어떤 영화에선가 본 기억이 있습니다.(나중에 [Local Hero]와 2000년대 초 우리나라에서 크게 성공한 한 영화와의 상황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따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자신에게만 특별히 큰 의미를 지닌 영화가 있게 마련입니다. 제게는 이 작품이 그렇습니다.
신도시인 이곳에는 아기들이 많습니다. 그레고리가 학교에 가려고 문을 나서니 집 앞에서 동네 꼬마들이 이러고 있습니다.
도로시가 축구부원이 되어 다른 학교와 시합을 했는데, 골을 넣자 같은 편 뿐 아니라 상대편 학생들도 입을 맞추는 등 과도한 축하를 해줍니다. 그레고리는 이를 보고 당연히 분개하지요.
그레고리가 관심을 가지고 도로시에게 접근하여 작업을 거는 중입니다.사고로 팔을 다쳐 많이 들어올리지 못한다고 하고 있죠. 이것도 여기저기서 많이 보았는데, 이전부터 있던 설정인지 여기서 처음 나온 설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안습 솔로 친구들은 점심 시간에 관심있는 여학생 자리에 가서 식사중인 그녀에게 재채기의 속도 등 엽기적인 발언만 늘어놓다가 퉁을 당합니다.
도로시만 샤워를 하는 시간에 샤워실을 찾아온 감독 선생이 공을 드리블하면서 슛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곧 댄스로 바뀌어 스텝을 밟는 중입니다. 성적 함축이 꽤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냥 해프닝 정도로 보입니다.
그레고리는 도로시가 나올줄 알았는데 엉뚱한 여학생이 나와 어쩔 수 없이 피쉬 앤 칩스 가게까지 따라가게 됩니다. 부러워하며 바라보는 안습 솔로 친구들.
잠시후 다른 여학생으로 바뀝니다. 어리둥절하는 그레고리와 옆에서 더욱 부러워 하는 안습 솔로 친구들.
다시 바뀐 파트너. 그녀가 사실은 그레고리를 좋아했고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도와줬던 것인데, 남자들은 모르죠. 어리둥절한 그레고리와 계속 부러워하는 안습 솔로 친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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