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게] 아수라는 밝기를 과하게 높여 놨네요. (+독일판 비교)
이전에도 여러번 댓글 단 적이 있습니다만
제가 '아수라'를 구입하려고 한 딱 그 타이밍에
음성해설 씽크 오류 문제로 리콜 실시 → 일시 품절 처리가 되어서 못 샀다가...
리콜판 나온 뒤에 구입해서
이번에 보정판 리콜 디스크로 감상을 했습니다.
...... 이번에, 라고 해도 몇 주는 지난 일입니다만(......)
진작에 썼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시간상의 문제도 있고
혹 지금 제기할 문제에 대해 음성해설에서 언급이 있을까 싶어
다 들어보고 확인한 뒤에 올려야 하나 싶어서 미뤄지다가......
더 늦어지기 전에 우선 문제제기 정도는 해 둬야 할 것 같아서
급하게나마 간결하게 작성해 보겠습니다.
(음성해설은 일단 감독과 제작자, 배우들이 함께한 1번 트랙만 끝까지 감상한 상태인데,
딱히 화면 밝기 조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디스크를 넣고 감상을 시작한 지 딱 2~3초만에 강렬한 위화감에 휩싸였습니다.
'아수라'라는 개별 영화와는 상관없이,
십 수년간 수도 없이 반복 감상해 온 CJ의 이 로고 영상의 색감이
너무나도 이상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비교 확인 결과 이 영상의 색감이 이상해 보였던 것은
그냥 느낌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었고요.
멀리 갈 것조차도 없이 같은 디스크 안에 수록되어 있는
예고편만 봐도 색감이 전혀 다릅니다.
한 디스크 안에서 이러고 있으니 이건 뭐...... 자체모순의 형국이죠.
...... 그런데 이 예고편도 충분히 공들여 마스터링된 게 아니고
부가 영상으로서 단순 수록한 것뿐이어서
실제의 정상 색감보다는 칙칙하게 변질된 것이긴 합니다만(......)
(정상 색감은 아래의 독일판 스샷 비교에서 보여 드립니다)
로고만 보고도 짐작이 되어서 본편 영상도 주의 깊게 살펴보았는데
영상이 과도하게 밝게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상영 당시에 극장에서도 봤습니다).
1. 단순한 제작 미스일 가능성도 있겠고
2. 극장 상영 당시부터 화면이 너무 어두워서 잘 보이질 않는단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밝게 처리한 것일 가능성도 있겠는데
설령 후자라 해도 제가 보기엔 결과적으로 전자와 마찬가지,
제작 미스인 것으로 판단합니다.
-3 인 것이 문제가 되어서 바로잡겠다면 0 까지만 밝게 하면 되는 것이지,
+3 까지 밝게 만들어 버린다면 그 또한 새로운 오류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계속 말로만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기엔 설득력이 부족할 테니
이쯤에서 근거 자료로 정발과 독일판의 스샷 비교를 제시해 보도록 하죠.
위가 정발, 아래가 독일판입니다.
↑요거이 우리가 십 수년간 끊임없이 보아 왔던 CJ 로고 영상의 정상 색감 되시겠습니다.
클릭해서 크게 놓고 비교해 보시면 더 확실하게 비교가 되실 거고요.
원래 밝은 씬은 그나마 티가 덜 납니다만
원래 어두운 씬은 문제가 좀 심합니다.
희뿌옇게 뜨고 그러다 보니 선명하지 못하고 녹색 끼도 돌고......
어떻게 봐도 이건 독일판을 정상으로 판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판이 정발보다 어둡다 해서 딱히 어디가 잘 안 보인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보일 거 다 보이면서 가라앉아야 할 블랙이 가라앉아 있고 더 선명할 뿐이죠.
이건 분명하게 정발의 밝기 높임이 오버된 것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장르부터가 느와르......
'어둠'이 곧 장르 자체를 대표하는 속성입니다.
이 오버된 밝기는 장르 자체 곧 영화 자체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 예전에도 '설국열차' 등의 사례로 이미 홍역을 치른 바가 있는데,
왜 자꾸 이런 결과를 내보내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사태네요
혹시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상술한 2의 문제로 인해 밝기를 높이기로 협의가 되었고,
이 영상을 김성수 감독이나 이모개 촬영감독 등이 컨펌한 것일지도요
(서두에 음성해설 체크를 아직 다 하지 못 해서 걸린다고 한 것이 이 부분입니다).
만약에 이러한 경우라 가정한다면,
감독 혹은 촬영감독 등이 승인했다는데 그걸 뭐 어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 및 존중하여
제품이 딱히 오류인 것은 아니라 하여야겠으나,
그 제품을 '소비자로서 만족하고 구입할 만한 상품으로서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라 하겠습니다.
본편 영상만을 놓고 정발의 영상과 독일판의 영상을 제시한다면
적어도 저는 미세먼지 한 톨 만큼의 망설임도 없이 독일판을 선택할 것입니다.
...... 다만 제 가치 판단의 기준에 있어서
2차 매체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음성해설이기 때문에
'본편 영상'만이 아닌 '총체적 제품'으로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정발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만서도(......)
+ 만약 감독 혹은 촬영감독 등이 승인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분들께 완성된 결과물로서의 정발과 독일판을 보여 주고 다시 선택해 보라 했을 때
과연 정발을 선택할지는 심히 의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 문제 인식과 현황 판단은 일단 이쯤에서 정리하는 것으로 하고
다음 스텝으로 논의를 옮겨 보자면.
리콜의 문제. 가 있을 수 있겠는데요.
이건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정도와 생각하는 대응의 방식이 다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일단 딱히 리콜을 요구하고픈 생각까진 없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디지털적인 온/오프의 문제라기보단
아날로그적인 가감의 문제에 가깝기 때문에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감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식으로 치부해 버리면
제작 미스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음성해설 싱크 오류 문제로 이미 리콜을 실시한 마당에
또 리콜 문제로 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거의 어려워 보이기도 하고요.
제 경우 하여튼 '아수라' 정발 블루레이 감상 시에는
디스플레이 쪽에서 임의로 밝기를 좀 내려서 감상하고 있는데
일단은 이렇게라도 보면 그럭저럭 볼 만하기는 하기도 하고 해서,
제 입장에선 일단 딱히 리콜을 요구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간 내서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제발 좀 재발이 방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달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이슈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서입니다.
제발... 이런 경우가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해 주시길
소비자의 한 명으로서 요청드립니다.
잘만 만들어 주세요. 얼마든지 구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발, 재발 없이, 잘만 만들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리면서 이만 맺겠습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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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아니였군요.
어제 아수라를 받아서 감상해보았습니다. 그런데 CJ로고 나오는 순간부터 왜이리 밝지(?)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이후에 나온 씬들도 보면 대개 밝게 나오는지라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건 제작사나 감독님이 입장을 밝혀주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