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 북미판 BD 리뷰

[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 ]는 일본 2018년 12월/ 미국 2019년 1월/ 한국 2019년 2월에 극장 개봉한 드래곤볼 시리즈 최신작 애니메이션입니다. 2013년에 개봉한 '드래곤볼 Z: 신들의 전쟁'과 2015년에 개봉한 '드래곤볼 Z: 부활의 F'에 이은, 소위 '드래곤볼 신 극장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이 작품은 드래곤볼 프랜차이즈를 부활시키기로 마음 먹은 토에이가, 우선 신들의 전쟁으로 간을 보고 > 부활의 F와 드래곤볼 슈퍼 TVA로 본격 부활 로드 전개 > 신세대 어린 팬층을 성공적으로 유입시킨 후, 그 여세를 몰아 아낌없이 비용을 투입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덕택에 이미 감상하신 분들이 대부분 인정하듯 이 작품은 특히 비주얼이 상당히 멋지게 뽑혀 나왔습니다. 더이상 드래곤볼 슈퍼 TVA(중에서도 특히 못난 작화들을 가지고 구성한...)의 굴욕 샷 쇼는 잊어도 되는 수준으로요.

 

그런 본 작품이, 특히 서구권의 높은 인기가 반영된 덕인지 일본보다 북미 지역(미국, 캐나다 모두 퍼니메이션이 디스크 제작/발매)에서 먼저 Blu-ray(이하 BD)도 발매되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시간에는 퍼니메이션이 발매한 북미 발매판 BD를 리뷰할 생각입니다. 자, 그럼 아실 분은 이미 다 아시니 지루하고 모르시는 분도 흥미를 가진 뒤에 잠깐만 알아보셔도 되는 배경 설명은 이만 치우고, 바로 BD 리뷰로 들어가겠습니다.

 

 

1. 디스크 스펙

 

BD-ROM 듀얼 레이어(50G), 전체용량 43.4G/본편용량 30.5G, BD 썸네일 있음

영상스펙 1080P24(AVC)/ 화면비 16:9 (= 1.78:1)/ 비트레이트 34Mbps

음성스펙 돌비 트루HD(16/48) 일본어 5.1ch/ 돌비 트루HD(16/48) 영어 5.1ch

자막 영어, 영어 더빙용 자막, OFF

영어 음성 셋팅 상태에서 자막 설정을 On으로 두면 모든 대사 및 영상 텍스트에 영어 자막이 붙고, Off로 두면 영상 텍스트에 대해서만 영어 자막이 뜹니다. 일본어 음성 셋팅에서 자막 On은 역시 모든 대사 및 영상 텍스트에 영어 자막이 붙지만, Off로 두면 모든 자막이 다 나오지 않는 완전 OFF.

2. 서플

서플은 모두 영어 더빙판 성우들이 게스트로 나오는 인터뷰나 퀴즈 대결, 질문답변 영상 등 완전히 북미판 오리지널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 합쳐서 대략 46분 가량은 되지만, 영어 더빙판 성우분들의 개인적인 감상이나 가벼운 멘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 자체와 연관성은 낮은 편. 

 

솔직히 그냥 코멘터리로 처리했어도 크게 무리가 없었을 것 같은 내용들이지만, 아무튼 한 번씩들 감상하시는 걸 말리고 싶은 정도는 아니니까... 다만 서플에는 자막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의 트레일러는 이 작품의 트레일러가 아니라, 발매사 퍼니메이션의 다른 타이틀(원피스, 드래곤볼 슈퍼 TVA, 달링 인 더 프랑키스)에 대한 트레일러입니다.

3. 영상 퀄리티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본 북미판 BD의 영상 퀄리티는 준수하게 뽑혔습니다. 본 작품의 특징인 굵으면서 간혹 거칠게 표현되는 윤곽선들이 깔끔하게 살아나는 괜찮은 해상감이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강점.

사실 이 작품 자체가 최대 1920x1080 해상도를 목표로 제작된 디지털 (스캔식) 애니메이션이라서 (별도의 리터칭 같은 걸 하지 않는다면)BD 화질을 좌우하는 관건은 수록 비트레이트 정도인데, 34Mbps 정도로 넉넉하게 부어넣은 덕에 별다른 수록상의 약점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수준입니다. 색감이나 화면 밝기의 경향도 일단 국내 극장 개봉판의 기억과 비교해 보면 별다른 차이는 없어 보이고요.

덕택에 전반적인 계조나 영상의 다이나믹스도 양호하고, 별달리 심각한 노이즈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본래 일본식 2D 애니메이션은 극단적인 암부를 배제하는 경향(암부에서도 보통 완전 검은색이 아니라 청색을 좀 섞습니다.)이 있지만 이 작품은 3D CG로 제작한 배경 등에서는 암부를 더 가라앉히는 편인데, 그런 부분에서도 깔끔하게 나옵니다.

특히 수록 비트레이트가 낮으면 약점 잡히기 쉬운 격렬한 액션 신에서도 영상의 표현력에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대충 중반 이후엔 시종일관 쉴새없이 액션 신이 이어지기 때문에, 국내 공개된 VOD류 보다 훨씬 깔끔하게 이 액션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본 BD 최대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기타 CG로 제작한 배경이나 이펙트 등에서도 큰 위화감을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다듬어져 있어서, 화질상 강점이 큰 만큼 위화감이 있으면 눈에 띄기도 쉬운 BD 감상 시에도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본 작품의 미덕. CG 오브젝트들도 텍스처 해상도는 2K ~ 4K 수준으로 맞춰서 큰 문제 없이 융화되는 등, 간단히 말해서 작품의 비주얼과 BD의 능력이 잘 어우러져 좋은 화면을 보여주는 게 본 타이틀의 강점입니다.

한편 일본판 BD의 수록 스펙은 아직 발매 전(6월 5일 발매 예정)이라 알 수 없으나 러닝 타임(100분)을 감안하면 일본판도 40Mbps씩 부어 넣긴 좀 빠듯해 보이기 때문에, 여기서 소개한 북미판 BD와 거의 엇비슷한 스펙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화면 밝기 차이라도 있지 않는 한 거의 유사한 그림이 나올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일본판 BD를 입수하는대로 바로 비교 리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로 이 작품의 디지털 IMAX 버전 전용인 1.9:1 화면비는 북미/ 일본 BD 둘 다 수록되지 않습니다. 이 화면비를 비롯해서 사운드까지 IMAX 상영 버전용 편집 소스가 존재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IMAX Enhanced 수록 판본이 나온다면 특히 1.9:1 을 구현할 수 있는 일부 컨슈머 디스플레이(ex: 소니의 4K 프로젝터들이 4096x2160 패널이라 가능)에서 가장 완전한 정보량을 구현할 수 있겠는데... 현재로선 일단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4. 음성 퀄리티

본 BD는 원 일본어 음성과 퍼니메이션이 자체 더빙 제작한 영어 음성 모두 동일 스펙(돌비트루HD 5.1ch)으로 수록되었습니다. 시시콜콜 따지면 일본어 음성의 평균 비트레이트가 약간 더 높은데(일본어 2.5/ 영어 2.2Mbps), 영어 더빙 대사들 때문에 완전한 1:1 비교까진 안 되므로 크게 신경 쓸 만한 수준은 아니고요.

 

기본적인 음성 퀄리티는 과부족하지 않고 좋은 편. 음성의 디테일도 나쁘지 않고, S/N도 좋고, 액션 신의 타격감이나 채널 분리 상태, 리어 할당이나 전체적인 서라운드 감 모두 괜찮습니다. 특히 타격음은 신경을 많이 썼는지, 서브우퍼를 제대로 울릴 수 있는 시스템에선 상당히 박력이 있는 편.

전 드래곤볼 구 극장판 중에 메탈 쿠우라 편을 가장 좋아하는데, 타격감이 정말 시원하게 인상 깊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의 타격감은 그 메탈 쿠우라 편의 '묵직한' 한 방 한 방보단 좀 가벼운 편이긴 한데, 대신 화려한 서라운드 효과와 함께 쉴새없이 경쾌하게 너무 가볍지는 않게 퍽 퍼퍽 퍼퍼퍼퍽 이런 식으로 내주고 있어서 좀 다른 의미로 마음에 들었네요.

 

이외에 대화 음성도 일본어나 영어나 깔끔하게 녹음/ 수록되어서 잘 들리고 각종 미세한 효과음들도 제법 잘 들리는 등, 전체적으로 영상과 마찬가지로 음성 면에서도 큰 약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굳이 따지면 소리가 확확 뻗어 나가는 감이 약간 인위적으로 억제된 듯한 느낌도 있는데, 그렇다고 무슨 디즈니 사운드 같이 술에 술 탄듯 물에 물 탄듯한 코맹맹이 사운드가 나오는 건 아니고 너무 귀에 거슬릴 수 있는 치찰음 계통을 좀 무마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나 싶은 정도.

요약하면 음성 면에서도 토에이가 비용을 아끼지 않은 보람이 충분히 보이고 + 북미판 BD의 수록 상태도 양호해서 = 본 BD는 지금까지 나온 드래곤볼 관련 애니메이션 중에서 (현재까지)가장 전체적으로 양질인 사운드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VOD의 음성과도 확실하게 차별화된 수준으로 수록되었으니, 본 작품이 마음에 드신 분들이라면 BD로 갖추실 것을 권하고 싶네요.

 

참고로 일본판 BD는 현재 예고된 스펙상 LPCM 5.1ch로 수록될 예정입니다. 무압축 마스터 그대로 넣는 거라 일단 스펙상으론 일본판이 더 강점이 있기는 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일본판 BD 입수 후에 그 비교를 언급해 볼 생각입니다.

 

5. 총평

드래곤볼 신 극장판 시리즈는 96년 개봉한 '최강으로 가는 길'을 끝으로 막을 내린 구 극장판 시리즈와 달리, 원작자 토리야마 아키라 씨가 직접 원안을 내고 감수하여 원작 코믹스의 스토리 흐름에 정식으로 편입되는 이야기인 것이 특징입니다. 때문에 특히 이번 작품에선 그 내용이나 전개상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구 극장판에서 최고 인기 빌런이었던 브로리가 정식으로 편입되는 것에 흥미를 느낀 팬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제작면에서도 이 작품은 예산을 충분히 먹은 요즘 기술로 만든 덕에, 앞서도 언급했지만 모든 드래곤볼 애니메이션 중 시각 + 청각적으로 가장 큰 쾌감을 안겨주고 절대 평가 기준으로 채점해 봐도 그 수준이 낮지 않습니다. 대신 이 작품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액션 신 면에선, 마치 대전 액션 게임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는 부분이나 너무 카메라 워크에 의존한 원거리 화면 돌리기에 치중하는 부분들은 좀 가볍다는 느낌도 없지는 않았긴 한데... 과거 드래곤볼 애니메이션에서 보여 주었던 액션 신의 구성과 전개는 또 그쪽대로 제작상의 단점이 없었던 게 아니니 총합하면 서로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드래곤볼 슈퍼: 브로리란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이번에 소개한 북미판 BD는 꽤 충실하게 잘 수록하였습니다. 더구나 가격도 북미판 답게 (BD+DVD 2Disc 구성에)20달러 정도고, 그나름 재미있게 들어볼 수 있는 영어 더빙도 있고(개인적으론 특히 숀 셰멀 씨가 담당한 영어 더빙판 오공 목소리가, 노자와 할머니 오공보다 확실히 더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영어 공부가 필요한 자녀들과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내용까지. 여러모로 한 장 갖춰서 손해 볼 일이 없는 디스크라 생각되네요.

자, 그럼 본 작품에 대해선 6월달에 오는 일본판 BD와 비교하면서 다시 논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일본판도 일반판으로 주문해 놔서 일본 한정판의 풍성한 동봉품(60p 북클릿, 포스트 카드나 캔 뱃지 세트 등)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대신 디스크 내용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비교해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