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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단상] 미국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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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23 19:03:18

1947년부터 오늘날까지 미국은 사실 어떻게 보면 광장히 비정성적이고 특이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는 소련을 봉쇄하기 위해 탄생했고, 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습니다. 대신 미국은 이 질서를 지탱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했고, 적자를 감수하면서 많은 국가들에게 양보했습니다. 그런데 소련의 위협이 사라진 이상 이 질서가 더 이상 미국에게 이득이 되지 않고 있고, 더욱 중요하게는 미국 국민들이 그 역할을 더 이상 맡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국인은 원래 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국민들입니다. 1차 세계대전 참전이나 2차 세계대전 참전도 당시에 매우 큰 반대에 직면했었고, 가까스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미국인의 세계지향적인 성향은 필요에 의한 것이었으며, 또 구조적으로 그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GDP는 지구의 50% 이상, 지금은 21~23%) 만들어진 것입니다. 미국의 국력이 객관적으로 과거와 같지 않고, 또 미국이 더 이상 적자나 비용을 감수하면서 세계경찰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번에 동맹국들과 그 어떤 상의도 없이 시리아에서 일방적으로 철수를 결정한 일, 그리고 또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수한다고 발표한 일은 이런 트렌드를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럼프는 분명 미국 정치 엘리트 중 이단아 중 이단아이며, 가장 예측하기 힘든 돌연변이이지만, 그는 오늘날 미국 국민의 정서를 상당 부분 대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지금의 미국을 만들기보다 오늘날 미국의 정치적 정서가 트럼프를 만들어냈다고 보는 것이 옳겠죠. 트럼프는 그더 자국민이 원하는 바를 그 어떤 외교적 고려나 치장 없이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집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미국은 아직까지 그래도 되는 나라이며, 그 결과로부터 어떤 피해도 입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닙니다. 대신 미국의 선택 하나 하나로 피해를 입는 제2 또는 제3국은 많겠죠.

미국이 만든 세계질서를 미국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으며 미국은 이제 비용을 감수하는 국제사회의 리더가 아니라 그저 순수하고 노골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열강” 중 하나의 자리로 후퇴하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국 이래 지금까지 100퍼센트 미국에 의존했던 한국은 어찌해야 할까요? 그 어느때보다 현명하고 전략적인 판단과 선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을 최대한 한반도에 묶는 동시에 북한과의 긴장을 최소화하며 또 동시에 국력을 더욱 더 길러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우리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북핵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가장 큰 위협입니다. 그런데 순진하게 그 어떤 상황에서든 미국이 무조건 우리를 지켜주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 (제2차 한국전쟁 또는 북한 붕괴) 를 주어선 안되며 북한과의 화해협력은 이런 관점에서 추진, 즉 북한의 안정화를 위해서 하는 것이죠. 아울러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가능한 범위에서 들어주면서도 우리만의 독자적인 외교적 네트워크를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러시아와 강력하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와 러시아와 관계를 미국이나 유럽이 태클걸지 않는 걸 보면, 그들은 한러관계에 대해 그닥 신경쓰지 않는 듯합니다. 반대로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너무 긴밀히 하면 미국은 반드시 반응을 하죠. 근데 어차피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미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노골적으로 중국에 반대하는 것은 역시 지리적 위치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고, 균형을 잘 맞춰야겠죠. 우리가 우리 스스로 멍청하게 지나치게 반중으로 나가서 중국이 보복할 시 미국이 그 보복을 배상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중국에 대해 방어적 스탠스를 취해야지 스스로 공세적 스탠스로 나가서 화를 (꼭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초하면 미국은 “그건 니네가 멍청하게 자초한 거지 않음?”이라고 하면서 개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부추긴다고 해서 공세적 스탠스를 취해서도 안 됩니다. 뒤에서 부채질 해놓고 뒷수습은 나몰라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르드족처럼 말이죠.

따라서 우리는 독자적인 역량을 기를 필요가 있고, 저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형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한가지 카드에 올인해서 한번의 선택으로 “All or Nothing”으로 도박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이제 우리나라 정부도 국민도 극단주의나 이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정말 현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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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8-12-23 17:06:08

 오늘도 많이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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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17:17:25

한반도 입장에서 바라본 미중 역학관계에 대해 가장 객관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의 글로 보고 추천합니다.

한반도에 큰 위기를 겪은 상황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할 때. 중국 내에서 집권세력이 바뀔 때.

5천년 한국 역사에서 지금 한국의 위치는 남한만 봤을 때 최고 정점을 찍고 있으며 그 외부환경 요인은 탈중국과 G1 미국과의 관계였습니다.

지금 미국의 힘이 약해지고 중국이 굴기하는 트렌드는 한반도에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통일과 자강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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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17:21:33
한반도에 큰 위기를 겪은 상황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할 때. 중국 내에서 집권세력이 바뀔 때.

통일과 자강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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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24 15:02:16

오늘날 미국의 정치적 정서가 트럼프를 만들어냈다고 보는 것이 옳겠죠. 트럼프는 그더 자국민이 원하는 바를 그 어떤 외교적 고려나 치장 없이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집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미국은 아직까지 그래도 되는 나라이며, 그 결과로부터 어떤 피해도 입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닙니다

여러 매체나, 전문가들이 트럼프에만 집중하는데, 미국의 정치제도가 금권정치로 심하게 썩었어도 아직 껍데기는 살아있어서, 미국 민중이 트럼프를 공화-민주 가릴것없이 로비질로 썩어버린 엘리트 정치판에 커다락 '뻑큐'의 의미로 보낸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트럼프가 믿을것은 자신의 지지기반밖에 없고, 그 지지기반이 기뻐할 일이라면 무엇이든 정신나간듯이 하고있죠. 오죽했으면 트럼프처럼 공약을 철처히 이행하는 대통령은 처음이라고 미국 매체들이 칭찬했겠어요... 일예로, 이전 대통령들 같으면 시리아처럼, 러시아의 중동진출을 돈좌시키고, 우크라이나쪽과 연계해서 그 일대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기 좋고, 이란으로도 군사적인 압박을 끼치기 알맞으며, 이스라엘의 군사적 영향력을 배양해줄 수 있는 환상적인 제국주의 댄스장에서 미군을 철군하는 일은 꿈도 못꿨을겁니다. 

 

그런데 이번 전격적인 시리아 철군이 오죽이나 많은 미국인들을 기쁘게 했으면, 그동안 '굿모닝 트럼프 강아지야~'를 날마다 부르짓던 미국의 진보매체나, '트럼프가 우리를 배신하고있다!' 던 극우매체들이 합심해서 '트럼프 킹왕짱'을 며칠째 외치고 있겠어요... 심지어 시청자들한테 지역의원들을 압박해서 트럼프의 철군을 지지하라고 양 진영에서 악을 쓰고 있는 정도니... 말 다했다고 봅니다.

 

사실 시간을 차례로 돌이켜보면, 미국인들이 9.11 이후 눈에 불을켜고 중동에 참전했었지만, 결과만 따지고보면 석유, 군수산업업체들만 배불려줬죠.  한편 '자본의 세계화'라는 흐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둔 월가 덕분에 터진 '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소득불균형 해소를,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시위로 많은 미국인들이 요구했지만, 그 또한 무산됬죠... 몇 십년에 걸친 국경없는 세계화와 그것을 뒷받침 하던 전쟁, 금융, 그리고 정치인들에게 미국인들이 지쳤고 그 반응이 트럼프로 시작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잠시 스쳐가는 광기가 아니라, 한 시대의 끝의 시작일 가능성이 다분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건국 이래 지금까지 100퍼센트 미국에 의존했던 한국은 어찌해야 할까요? 그 어느때보다 현명하고 전략적인 판단과 선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을 최대한 한반도에 묶는 동시에 북한과의 긴장을 최소화하며 또 동시에 국력을 더욱 더 길러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우리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북핵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가장 큰 위협입니다. 그런데 순진하게 그 어떤 상황에서든 미국이 무조건 우리를 지켜주리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 (제2차 한국전쟁 또는 북한 붕괴) 를 주어선 안되며 북한과의 화해협력은 이런 관점에서 추진, 즉 북한의 안정화를 위해서 하는 것이죠. 

현재의 미국인들은, 러시와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바라고, 중국과는 대립을 통해서라도 견제를 원하고 있으니, 최소 트럼프 집권중에는, 미국의 모든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 영향력은 대 중국과의 기다란 분쟁을 위해 재정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증거로, 사우디-예멘의 내전도 강제종료시켰고, 탈레반(!!!) 과도 종전협상을 벌이며 아프간에서도 미군을 철군하고 있고, 이제는 이라크에서도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루머도 돕니다. 한편, 시리아의 철군을 러시아는 대환영을 했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마찰에는 입도 뻥긋하지 않고있죠. 반면, 엊그제 활짝 웃으면서 시진핑과 휴전선언을 한 트럼프는 화웨이 CFO를 체포하자마자, 티베트 여행자유 법안에 서명했죠... (중국 입장에서 얼마만큼의 분노를 느꼈을지는... 아마 세명의 캐나다인을 순식간에 구금한데서 엿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중국 전선의 최전방인 한국에서 우리가 제발 '양키 고홈!' 하시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미군철군은 벌어지기 힘들죠. 오히려 한반도에서 미군 철군은 의회의 승인을 받으라고 법안까지 통과시켰는데, 무슨 핑계를 들어서라도 한반도에 남아 있을겁니다. 안되면 미국이 극도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공작이 벌어질 테구요... (개인적으로는, 미군은 대사관의 해병들만 남기는게 가장 좋은데... 언제나 외국 군대가 우리땅에서 물러갈지..)

 

한반도에서 미-중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딱 두가지만 집고 주인장께 폐끼치는 이 댓글 접겠습니다. 현재 주한 미대사로 와있는 전 미-태평양함대 사령관 해리스는 '한국과는 정치적인 동맹을, 일본과는 군사적인 동맹을' 이라는 소리를 했는데, 따지고 보면, '한반도는 전쟁터로, 일본은 전방기지로' 만들자는 이야기 입니다. 반면 중국은 요즘 특히 아예 대놓고 영공, 영해를 침공하면서 한국 여당대표한테 '미군을 한반도에서 빼라'고 압박하는 중이고요. 진짜로 까딱 잘못하면 강대국간의 대리전쟁이 벌어지기 딱 좋은 상황이죠.

 

우리는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다른방안을 찾으려는 북한을 끌어안아야 됩니다. 세계9위의 경제력을 지닌 국가와, 북한이 경협을 하면 누구쪽으로 흡수가 되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미-중이 한반도를 대리전쟁터로 만들려는 기회와 수단을 뺐고, 양쪽의 배타적인 경제정책에서 활로를 찾으며, 한 발 더 나가서, 양쪽이 서로 자기편에 넣으려고 경쟁적으로 유화적인 정책을 제공하는 상대가 되어야만 합니다.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는 '주한미군을 인정하겠다'는 부분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 같으면 SF소설같은 이야기죠..)  

 

좋은글 감사드리며,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개선 부분, 정말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슈타르'님도 같은 취지의 댓글을 달아주신적이 있었는데, 이 댓글을 빌어, 이슈타르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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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23 17:36:58

고립주의라기보다는 태생도 그렇고 미국 자체가 유럽에서 떨어진 섬나라죠.그 장점이 극대화되어서 나타난게 두차례 세계대전을 거치고 난 뒤 지금의 g1 체제라도 봅니다.

반면에 우리는 대륙에 붙어 있는 반도의 땅이죠. 그걸 미국 일본처럼 섬나라로 만들어준게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입니다. 그래서 이 틀을 깨는 열쇠는 결국은 븍한이죠. 북한을 열어서 대륙으로의 진출이 된다면 역사는 아주 크게 출렁할겁니가. 개인이 지각하던 아니던 역사의 큰 물결은 어마어마하게 진행될겁니다.

겁이 많은 섬나라 사람들인 미국과 일본은 그걸 두려워하는거죠. 그 뒤의 방향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거기에서 자기들이 소외될까봐 두려운거죠.

이들을 잘 다독여서 끌고 나가야하는데 그 절호의 기회가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이 있는 이 시기밖에 없는거 같습니다. 이번 아니면 북한을 요상하게 쪼갤려고 노력할 겁니다. 특히 일본이 군대를 어떻게든 대륙에다 배치시킬려고 하는 상황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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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17:39:56

그래서 더 늦기전에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사실상 하나의 나라가 될 준비를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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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2-23 18:58:15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안보에 제일 큰 위협이 되는 국가가 중국이라는 말씀에 저도 200% 동의합니다. 일본의 위험성은 과대평가 되고 중국의 위험성은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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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18:29:16

그래서 중국을 있는 그대로만 바라보는것이 절실합니다. 어느나라에 대해서나 마찮가지겠지만, 특히 중국에 대해서 뜬금없는 분홍빛 쉴드나, 정신나간 찬양은 정말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2018-12-23 18:36:54

그래서 제가 도올 김용옥 선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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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18:41:31

도올 선생도 최근 중국의 패권주의 행태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데요?

6
2018-12-23 19:03:18

동감합니다

솔직히 일본은 국가 빚이 1인당 1억에 육박할 정도로 천문학적 부채 때문에

더이상 망가지지만 않으면 다행이고 미국 때문에라도 

대한민국에 어찌할 수 없는 입장이라 크게 걱정할건 없지만 

조만간 중국은 한반도 최대의 위협이 될겁니다

4
2018-12-23 20:18:51

일본 - 수가 다보임. 미국앞에서는 초딩.
중국 - 시진핑 우상화진행중이고 북한과 미국수교는 그들에게 손실임.김정은도 이점을 가장 우려함. 미국동맹이 없는 물컹하고 만만한 동중국해로 세력을 넓히고 있음.
러시아 - 연해주 경제파트너로 한국이 최적.중국은 콘트롤이 어렵고 벌써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이 연해주에 들어와서 인구대비 잠재적 위협요소로 경계함.중국인들은 불평등조약으로 연해주를 빼앗겼다고 배움.

이런구도에서 중국이 가장 잠재적 위협요소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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