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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힘든 날 가까워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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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5 20:26:28

밥 먹이는 고양이들은 조금씩 거리를 좁혀왔지만 아직은 제가 많이 무섭습니다. 한 달간 조금씩 조금씩 집 근처로 밥그릇을 당겨왔습니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시골집에 많다는 지네. 자네들 지네 좀 잡아서 밥값 좀 하게.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산비탈 부실한 스티로폼 박스에 사는 걔네들은 비를 피할 수 없습니다. 눈치를 보다 버려둔 부뚜막에 올라가 비를 피했습니다.

비 피할 곳만 있다면야, 배도 부르지 세상이 좀 살 만합니다. 피 도는 생명들은 너무나 단순해서 추울 때 따뜻하게, 비 올 때 뽀송하게 해주면 금세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닿기 어렵다고들 하는 행복의 거리는 궂은날 가까워집니다.

힘든 날, 더듬거리면 닿을 곳에 행복이 있을지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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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1-15 20:37:30

지네는 꼬꼬댁이 잡지 않나요? 냥이가 밀당의 천재라 집사로 충성한 지 6년인데 뭔가 가깝고도 먼 존재더군요. 다음엔 요만큼 가까워졌단 소식 들려주실 수 있길..

2019-11-15 22:43:12

코끝이 귀엽네요.^^ 저희 동네에도 채플린 스타일 몇 마리 있어요.

2019-11-16 01:40:51

 시골집...지네....최악이죠

저희 어머니도 지네에게 두번 물렸는데, 한번은 "이대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지셨데요..근데 그 날 이후로 잔병 치레가 거의 없으셔요..여름에 어쩌다 부엌에 나타나는 거무스름한  뱀까지...시골살이는 도시인이 맘만 먹고 살기에는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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