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개인 업무 평가
보통 연초에 올 한해동안 무엇을 해야 할 지 Goal을 제 보스와 상의해서 정하고 회사 시스템에 입력을 하는데, 이 일년 목표는 현재 제 직급이나 일에 관련하여 상당히 자세하게 서술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명확하지 않은 문장이나 표현은 바로 지적 당하고 다시 작성하라는 요청이 보스에게서 들어 옵니다.
이렇게 해서 입력된 일년 목표에 대해, 지난 주부터 시작해서 이번 주까지 업무 평가를 입력합니다.
이제 먼저 적어도 3명의 팀멤버들에게 제 피드백 요청을 보내야 합니다.
피드백 요청 질문은 대충, 나의 올해 업무 능력은 어떠했냐? 어떤 부분이 탁월하게 잘 해내었다고 생각하느냐? 어떤 부분을 보완했으면 좋을지 의견을 말해달라. 뭐 이러한 내용들입니다.
저 또한 제게 요청들어온 피드백에 대해서 열심히 작문을 해야 합니다. 이 작문이 제게는 참 고역과 같습니다. 보통 한국적인 마인드로 좋은 말들을 적곤 했는데, 작년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약간 뭐랄까요, 참 다르구나 하는 걸 이 부분에서 느낍니다. 이 사람들은(제 직장 동료들) 상당히 객관적인 평가를 나이스 하게 표현하면서도 날카롭게 찌릅니다. 일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느껴왔던 것들을 처음에는 주저리 주저리 참 좋은 표현들로 적어 내려가다가 마지막에 한 번씩 일침을 가하더군요. 제 경우는 영어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그저 슬플뿐이지요.
그 다음은 제 자신에 대한 저의 평가입니다. 미리 팀 미팅에서 1에서 5까지 입력할 수 있는 rate에 1과 5는 입력하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옵니다. 의미없는 숫자라고요. 2, 3, 4 중에서 고르라는 것이지요. 1은 쳐다도 보질 않아서 뭐였는 지 기억이 나질 않고, 2는 over expectation, 3은 expectation, 4도 고려하지 않아서 기억에 없네요.
그리고 연초에 정했던 goal 항목별로 코멘트를 입력하고 rate을 입력하고 진행하면서, 마지막으로 내가 올 한해동안 뭘 얼마나 훌륭히 해내었는 지를 자세하게 서술을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상당히 쑥스러워서 과한 표현은 배제하고 겸손하게 적었었는데, 아주 잘못 생각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바로 이듬해에 깨달았었습니다. 최대한 할 수만 있다면 내가 했던 올 한해 일에 대해서 열심히, 절대 겸손해 하지말고, '나 잘 났소' 하는 마음으로, 난 올해 이것도 잘했고 저것도 잘했고, 어떤 부분에서 내가 완전 메인이었고, 팀 안에서 나 완전 캡짱이야 하는 식으로 적어야 합니다. 뭐 좀 과장되더라도 무시될 부분들은 다 무시될테니깐요. 그리고, 이 개인 평가 항목들과 동료들의 피드백을 참조하고 일년동안 제가 했던 일들의 성과를 종합해서 몇번의 윗분들의 회의를 거쳐서 프로모션과 내년 3월 첫 주에 나오게 되는 보너스 퍼센테이지가 정해지게 됩니다. 올해는 온라인 학습 시스템 회사와 연계가 되어, 온라인 학습 시간까지 평가항목에 추가가 될 거라고 공지가 내려왔네요. 밀린 공부도 해야 하는...
작문 실력이 특히나 꽝인 제 입장에서는 참 부담되고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이상은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를 적은 거라 다른 회사들은 어떠한 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비슷하리라 짐작해 봅니다.
2023/07/01 ‘오뉴조아’ -> ‘온유사랑’ 으로 닉네임 변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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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외국계 회사에서 어려운 부분이지요. 그래도 현지가서 일하실 정도면 상당하신 수준이실텐데...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