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U2 내한 공연 후기(A석 지정석)
대체적으로 티켓 비용이 비쌌었죠.
같은 장소에서 스탠딩으로 봤었던, 메탈리카 공연때 너무 힘들어서 지정석만 알아봤습니다.
(스탠딩은 공연 보는 시간도 힘들지만 대기가 너무 길어서 힘들고, 한겨울이라 외투를 입으면 덥고, 벗고 있으면 간수가 불편하더라구요 결국은 공연이 2시간 이후 펜스 쪽으로 넘어가서 패잔병 모드가 되어버렸어요. )
가장 싼 좌석이 B석 99,000 인데, 10만원 언더로 맞추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만든 자리 같았습니다. 수십자리밖에 마련되어 있지 않았어요. 이거는 구경도 못했고, 실질적인 제일 싼좌석 121,000 원짜리 A지정 석으로 한자리 예매 했습니다. 와이프는 폴매카트니나 비욘세 만큼 좋아할 것 같지 않아서요.
티셔츠 때문에 일찍 갈까 말까하다가 아저씨들 뿐일텐데 티셔츠를 많이 살까 싶어, 5시 45분쯤 도착했는데, 예상과 달리 , 1,2번 메인이벤트 티셔츠는 품절이라고 써있더군요.
아저씨들을 과소평가 했구나 후회하며, 포기하고 줄 섰는데, 막상 구입할때 물어보니 다 판매한다는거에요. 이건 또 뭔 경우인가 싶더구요. 동대문에서 긴급으로 찍어서 공수한건지... 티셔츠 면이 일반적으로 공연 머천다이즈에서 쓰는 두꺼운 GILDAN이 아니고, 얇은 재질의 방글라데시산 셔츠라서, 호불호는 갈릴 것 같습니다.
고척돔 4층에 위치한 좌석에서 보니, 스탠딩석 자리 채우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많은 분들의 지적대로, 주최측의 능력 부족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매진이 안된게 맞나싶을 정도로, S석 R석 가릴 것 없이 꽉찼었구요. S석콘솔구역 옆쪽은 공연 보는데 시야가 콘솔에 가려서 방해 되는게 아닐까 한 배치였습니다.
지정석은 편했지만, 돔구장의 특징인지, 무대쪽에서 나오는 강력한 사운드가, 그라운드 외야쪽과 돔에서 반사되어, 사운드가 벙벙해서, 가사나 목소리를 듣기가 힘들었습니다. 4층 쪽이라서 더욱 그랬을 것 같습니다. 편안하게 앉아서 감상 위주로 가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대와 그보다 더큰 트러스(?) 구조물에 압도되었습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대형화면도, 지정석 4층에서는 별로였던게, 초대형화면은 제작 영상을 보여주다보니, 스탠딩 관객 눈높이에서 멤버들의 백그라운드에 봐야 멋있는 공연이었을텐데. 지정석 높은 좌석에서는 시점도 너무 높고, 클로즈업 화면도 잘 안나오다보니 대형화면의 메리트가 별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야구장 특유의 보호용 그물망으로, 대형화면이 마치 어렸을때 모기장안에서 보던 TV화면처럼 영상 보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이번 U2 공연은 스탠딩R이 제일 공연을 즐기기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탈리카때는 지정석이 더 나았을 것 같네요.
공연 내용은 예상 셋리스트 대로 흘러갔던 것 같은데요.
1부 초기 히트곡
2부 조슈아 트리 완창
3부 후기 히트곡 (앙코르) 으로 진행되었는데요.
구성이나 공연 시간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실시간으로 U2 음악을 들은 것은 91년 Actung Baby 였기 때문에 3부가 제일 좋았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프로 가수들의 공연을 보면 성량이 생각보다도 큰 것 같아서 놀랍니다.
심지어 에릭클랩턴조차 생각보다 목소리가 우렁차고 노래를 잘 합니다. 그런데 보노는 성량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여태 봤던 모든 라이브 중에서 제일 목소리가 우렁찹니다. 음반 그대로 부르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이게 엄청나게 어려운 노래였더만요.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보컬이었구요.
솔직히 이승렬씨 라이브 들었을 때에도 노래 잘한다 보노같다. 라는 느낌이었는데, 원조는 파워가 10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과장된 표현 죄송합니다)
최고의 명반은 조슈아 트리긴 하지만 청소년때 실시간으로 들었던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 이 제일 좋았습니다. 기타 전주만 듣는데 소름이 끼치더군요.
조슈아 트리는 명실상부 명반이긴 하지만, 초반에 몰아치다가 후반부에는 완만해지는 특성이 있어서 저도 사실 B면은 잘 안듣게 되는 앨범이라서 그런지 관객들이 잠잠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슈아트리 후반부를 영상을 떠올리며 좀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이 앨범은 초반은 킬러 후반은 필러라고 생각하고 들었습니다.
무대에 네명만 올라와서 연주하는데, 브라스나 다른 음악들도 들리는 것 같아서, 배킹으로 MR같은것을 추가 사용하는지, 아니면 다른 백업 아티스트들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역시 공연의 대가 답게, 능수능란한 무대에서의 립서비스 및 나라별 맞춤 영상이 괜찮고 성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 닉네임 쓰시는 보노, 에지 형님 밖에 모르고, 다른 리듬 파트 두 형님은 존재감이 없었는데(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못알아 볼 것 같은) 키도 크고 잘생기셨더라구요. 어제도 미안했었는데, 지금 이순간 또 이름을 잊어버렸네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공연 끝나고, 사람이 많은데, 경기장 출구는 작은 문 한개 정도만 열어 놓아서 , 여기 통과 하는데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구요. 이것도 주최측의 문제라고 봅니다.
P.S. 구일역이 고척돔 인파를 고려하지 않은 역이라 그런지 작고, 너무 복잡하더라구요. 문학경기장 지하철 역이나, 잠실 주경기장 역과 차이가 많지요. 증축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막상 역에 진입해보니 인천방면 플랫폼은 한산해서, 간만에 인천 시민의 기쁨을 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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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안불러서 실망했는데..
desire 로 매꿨음..
그리고 고척돔은 역시 공연장으론 최악인것 같습니다. 접근성도 최악이고 음향은 처음 개장때부터 문제였어요..
애초에 위치선정에 설계까지 정말 잘못된구장임.. 물론 그마저도 감지덕지일지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