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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미국과 이란의 악연에 대한 짧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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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5 13:43:15

1953년 이란의 총리 모스데크가 쿠데타로 축출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는 유복하게 자란 엘리트 가문의 출신이었으나 국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란 석유를 국유화하려고 하자 영국과 미국은 그를 제거하려고 했죠.

그 결과 미국과 영국의 합동작전으로 이란에 쿠데타가 발생하였고 이란 민주정부 대신 팔레비 왕조가 들어서게 됩니다. 이란과 미국의 악연은 이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무튼 미국의 지원을 받은 팔레비 왕은 자국민 15000명 이상 학살한 것으로 알려진 독재자였고, 외관상 세속적 정부를 표방했으나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반대파는 무자비하게 탄압했습니다.

그리고 1979년 혁명이 발생하고 팔레비 왕은 미국으로 망명합니다. 이란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을 급습, 대사관 직원들을 인질로 삼아 팔레비 왕을 이란으로 송환시키라고 요구했습니다.

한편 이란혁명은 중동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다준 사건인데, 왜냐하면 당시 중동 거의 모든 국가들은 왕조 국가이거나 아니면 군부독재국가였기 때문입니다. 일반 민중이 혁명을 통해 정권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다른 중동국가들에게도 큰 위협이었습니다.

아무튼 1979년 대사관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이란에 경제제재를 가했고 일련의 제재가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한편 이란혁명으로 위협을 느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사실 이라크 국민 60프로가 이란과 같은 시아파라서 이란 혁명에 영감을 받은 이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킬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이란과 선전포고도 없이 전쟁을 하였고 1980년부터 1988년까지 무려 8년간 이어집니다. 이때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였으나 이란은 결국 이라크 군을 격퇴시키고 전쟁은 이란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 전쟁 말기에 또 하나의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는데, 1988년 미해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민항기를 실수로 격추하여 290명에 달하는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미국은 이란의 전투기였다면 격추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고, 명백하게 이라크 편에 섰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은 민항기 격추에 대해 지금까지 사과를 한 적이 없고, 과거 조지 부시도 미국이 해당 사건으로 사과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란 입장에서 보았을 때, 북한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미국과 실질적 원한이 많이 맺혀있습니다.

북한은 한국전쟁(그것도 지네들이 시작한 전쟁)으로 미국과 싸운게 전부이지만, 이란은 1953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누적된 원한과 피해를 실질적으로 입었기에 그들의 입장은 일견 이해못할 것은 아닙니다.

아무튼 굉장히 질긴 악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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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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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5 13:59:52

당시 혁명은 민중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권력은 호메이니와 그에 붙은 군부가 차지해버렸죠.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입니다.

2020-01-05 14:07:39

미국에서 20년 살았는데 미국이 이란 민간기 추락시킨건 처음들어봤네요 ㄷㄷㄷ

2020-01-05 22:58:53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빈센스가 대형항공기를 이란공군의 F14로 인식하여 함대공미사일로 격추시켰죠.

2
2020-01-05 14:39:22

이란-이라크 전쟁이 이란 승리로 끝난 건가요? 처음 듣는 얘기네요.

1
2020-01-05 14:39:33

도람프가 이 와중에 전쟁까지 일으킨다면 큰일인데요...
이 양반도 재선에 나무 목숨을 거는듯같아요 몇몇 또라이들의 권력욕때문에 아까운 생명들이 희생되는 역사는 계속 반복되는군요 ㅉ

3
2020-01-05 14:57:30

미대사관 인질사건은 영화 아르고 에서 잘 설명되었었죠.

7
2020-01-05 15:11:02

완벽하게 미국의 시점으로 그려진 영화죠. 역사 왜곡으로 따지면 미국도 일본에 뒤지지 않은 듯 합니다. 강자들이 지닌 본성이겠지요?

1
2020-01-05 15:18:14

헐리우드의 위력이죠

1
Updated at 2020-01-05 16:24:41

본문만 봐서는 1953년 쿠테타가 공화정에서 왕정으로 바뀌어 팔레비왕조가 들어서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데, 팔레비 왕조는 1925년에 이미 수립되어 있었고 1951~53에 총리로 있던 모사데크를 축출하기 위한 팔레비2세(1941년 즉위)의 친위쿠테타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원인은 말씀하신 이유로, 명목은 한국전쟁 직후 냉전시기의 사회주의자 축출을 위한..

1
2020-01-05 16:23:14

민항기 격추사건은 오해할만한 복잡한 상황들이 있었고, 국제사법재판소 판결로 미국이 보상까지 했습니다.

WR
1
2020-01-05 16:28:38

보상은 했지만 (그것도 1996년에 가서...) 사과는 없었습니다. 미국의 지식인들도 지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2020-01-05 20:16:24

절대로 사과 안하는 일본이 겹쳐 보이는 군요.

2020-01-06 00:04:54

러시아도 칼 민항기 격추한적 있었죠.
사과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땜에 원수된 일은 없고 러시아에 사괴하라는 얘기도 잘 못들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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