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오디오 업그레이드했습니다 ELAC VELA 409
안녕하세요 알프레드입니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예전 기깔난 오디오 공구로 한때 디피에
새바람을 불러왔었던 REGA님께서 저한테 연락을 하셨습니다. 엘락에서 409시리즈가
새로 나오는데 어차피 물량도 많이 못 구하고 딱 하고 싶고 기다릴 수 있는 사람들만 소수로 공구
파격적으로 진행하는데 할래? 당연히 해야죠 레가표 공구인데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습니다. 뭐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어서 레가님께서
많이 고생하셨습니다만 한번도 보채지 않았습니다. 우선 국내에 출시가 안된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제품 출시되고 사운드솔루션에서 국내 정식 출시하는데 상당히 오래 걸려서 작년말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게나 부피가 장난 아닌 스피커임에도 무려 항공기 타고 날라와서 다행히 코로나
전에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A/V하이파이 게시판에 공구하신분이 올린 리뷰가 있고요 그분은 흰색 저는 검은색으로 했습니다)
어느 토요일 대형특송 택배기사님이 커다란 돌돌이에 사람도 들어갈 만한 박스 두개를 떨어트려
주고 가십니다. 자 이제 설치 전쟁이 시작됩니다.
일단 입구에 세워놓고 곰곰히 이 녀석을 어떻게 옮겨서 설치할지 계획을 세워봅니다. 크고 무거운
만큼 계획없이 달려들었다가는 몸이 무척 고생할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벌쎄 세번째 톨보이 설치라
어느 정도 노하우는 있습니다
일단 눕혀서 뚜껑을 땁니다. 드라이버가 있는 면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문구가 있습니다
엑세서리 박스에는 스파이크와 나사 3M테이프가 들어있습니다
스피커를 옆으로 뉘여서 들어내고 나면 바닥에 요런 녀석이 깔려 있습니다.
바닥판인데 정말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쇳덩어리이기 때문입니다
스피커 단면도 바닥과 같은 모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의 네모 반듯한 형태가 아니라
모서리가 둥그렇고 스피커 유닛이 있는 쪽이 좀더 넓은 형태입니다. 바닥판은 스피커보다 면적이
더 넓어서 안정적인 형태를 보여줍니다
이놈의 바닥판을 또 조립해야죠. 스피커 눕혀놓고 바닥쪽에 스티로폼을 받쳐놓은 상태에서 드라이버로
체결해주면 됩니다
40.6킬로그램입니다
요렇게 낑가주면 된다고 그림이 있습니다만... 쉽지는 않습니다
다시 포장할 때 참고하라고 넣어준걸까요? 스티로폼 하나하나의 위치와 부품명까지 기재되어
있습니다. 독일 아재들 너무 꼼곰한거 아닙니까?
그다음은 바닥판에 스파이크를 체결하고 스파이크 슈즈 위에 세우면 됩니다(라고 말은 쉽지만 이 부분이 가장 힘들긴합니다). 계획대로 하니 한개 설치에 15분씩해서 30분만에 정위치시켜놓고 스피커선을 연결합니다
워낙 광택이 좋아서 지저분한 집안이 다 비치네요. 옛날 핸드폰이라 사진이 구린 점 양해바랍니다
실물은 훨씬 멋지고 이쁩니다.
아래 링크의 엘락 홈페이지에 가시면 상세하고 멋진 사진과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elac.com/series/vela/fs-409/
옆에 발뮤다 공기청정기랑 사이즈 비교해보세요 공청기가 좀더 앞에 있습니다. 높이가 135cm정도
됩니다. 특이한 점은 사각형이 아닐 뿐더러 옆에서 봤을 때 피사의 사탑마냥 뒤로 약간 경사져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엘락스피커 스타일과 상당히 다릅니다. 아 여기서 이 스피커의 단 하나뿐인
단점을 꼽자면 그릴이 별매입니다 ㅠㅠ 너무 한거 아닙니까 뭐 어쩌나요 따로 샀죠.
더군다나 스피커의 상부와 하부는 MDF가 아닌 알루미늄절삭가공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CXR200의 speaker configuration 설정하고 CD를 돌려봅니다~ 캬아아아
역시 크고 비싼 스피커는 소리가 좋습니다. 저야 레가님 공구로 파격적인 가격으로 구매했지만
국내 최저가가 1,080만원짜리인 스피커인데 기존에 듣던 엘락 249.3과 비교하면 거의 두배가
넘는 가격이니 당연히 소리가 더 좋을 수밖에요
하지만 소리가 그렇게까지 좋냐하면 그건 좀 아닌거 같기도 하고해서 계속 들어봅니다.
아아~ 스피커가 더 좋아진 만큼 개별 CD의 녹음상태와 소스기기의 차이가 더 명확하게들린
것이었습니다. 잘 녹음된 음반을 들으면 전보다 더욱 좋고 좀 거시기한 CD를 들으면 녹음상태가
너무 잘 들려서 음질이 별로 안좋은가하고 의심을 하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소리의 특성은 역시나 엘락답게 아주 맑고 깨끗하고 중립적이고 착색없고 밸런스가 뛰어납니다.
물론 이까지면 249.3에서 업그레이드 한 효과가 그리 크지 않겠지요. 하지만 체급의 차이가 결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스테이징입니다. 소파에 앉아서 듣고 있노라면 249.3이 가수가 제 고막으로 노래를
흘려넣어주는 것 같았다면 VELA 409는 마치 작은 공연장 앞줄에 앉아서 듣는 기분입니다. 소리가
공간을 빈틈없이 채우고 그 공간에 울리는 소리를 듣는 느낌이랄까요. 엄청난 해상도로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 하나하나를 다 들려주면서도 그 소리의 위치마저도 다 구별이 될 정도입니다.
10평이 조금 안되는 저희 집 거실에 놓기에는 과한 녀석입니다. 마치 아우토반에 풀어놓은 포르쉐마냥
더 밟아서 달려주면 정말 그 차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올림픽대로만 달리는 그런
느낌이에요. 더 큰 공간에서 시원하게 울려주면 스테이징이 확실하게 살아날 것 같은데 좁아서 위치에 따라서 발생하는 차이가 좀 있을 수밖에 없는게 아쉽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바들의 음반을 틀어봅니다. 트위터는 249.3이나 VELA409나 JET5라 같지만 역시나
소리가 다릅니다(엘락 홈피보니까 신형 247.4는 JET5 트위터가 아니네요 라인업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 같습니다) 여성 보컬의 섬세함, 감미로움, 클라이막스에서의 박력 모두 감동적입니다. 보컬은
정말 또렷하게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해줘서 마치 센터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센터
켜놨나 손을 대며 확인해봤을 정도였습니다.
2채널로만 듣다가 5.1채널을 테스트해봤는데 기존에 249.3과 찰떡궁합이었던 CC401센터가
소리에서 밀리는게 체감이 됩니다. 아 그런데 이제는 업글을 못하는군요
하지만 아직 몸이 풀리지 않아서 소리가 약간 각이 져있긴 합니다. 249.3도 한달 후 일년 후 상당히
다른 소리를 들려준 것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질지 기대 됩니다. 아 물론 저는 공구가
로 샀으니 만족도가 훠~~~얼씬 더 높지요. 하지만 시장질서를 위해서 절대 공구가는 얘기 드릴
수가 없습니다. 국내 업자도 먹고 살아야지요 그게 레가표 공구의 룰입니다
엘락은 음역대의 균형이 잘 잡혀있고 중립적이고 맑은 소리라서 몇시간을 들어도 전혀 귀가 피곤하거나 힘들지 않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넣어봅니다. 소파에서 혼자 미친 놈처럼 키득키득 거립니다. 흡사 공연장에 와있는 느낌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이 스피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악기는 제가 참 좋아하는 첼로 같습니다. 바흐 프릴류드 틀어보니 아주 넘어갑니다 249.3을 들였을 때만 해도 이제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했을만큼 좋았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확실합니다. 제가 정말 운이 좋아서 더 큰 집에 살게 되든 새로운 버전의 스피커가 나오든 이 녀석은 그냥 쭉 함께하면될 것 같습니다.
글 다쓰고 보니 생각나서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거 같은데 저렇게 큰 스피커를 10평도 채 안되는
거실에 설치했는데 소리가 제대로 나오냐라고 한다면 모르겠습니다 더 큰데 설치해 놓은 걸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하지만 더 좋겠죠 뭐. 대신 작은 공간에 큰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부밍도 없고 5.1채널로 틀어도 스피커간 간섭이나 뭐 음이 이상해진다거나 이런 일이 없습니다
그랬다면 제가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을 수가 없겠죠. 서브우퍼로 REL Quake 코딱지만한거
쓰는데 부밍이 나서 전원도 못 꼽고 있는데 신기하게 이 큰 스피커는 뭘 틀어도 소리가 딱
잡혀있네요. 소리가 쫘악 퍼지는데다가 해상도도 좋으니까 볼륨을 작게 들어도 소리가 잘 들려요
듣다가 볼륨을 줄이게 됩니다. 물론 소리를 키우면 더 좋지만서도 층간소음도 문제가 되니까 요런 점도 참 좋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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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멋지네요 ~ㅎㅎㅎ
간만에 스피커 뽐뿌 제대로 받아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