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가난해도 행복할까요????
단언할수는 없습니다....다만 행복할 확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말이죠....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는 평생을 일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덕분에 저희 아버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시고 남들 중학교 갈 나이부터 일을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부모님을 먹여살리신거죠.....
저희 어머니와 선보고 결혼하셔서 역시나 일을 많이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우유배달을 하셨습니다.....
저와 여동생은 부모님과 여행한번 못갔습니다.
물론 근처 공원가는 나들이 정도는 있었습니다만(이것도 기억나는 건 3번도 안됩니다..;)1박 2일로 간 여행은 전혀 없었고 꿈도 못꿨습니다....
그정도로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 보낼 시간이 없었어요......;;;;
놀고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먹여살리느라 돈도 못모았지요.....결혼해서도 당연히 부모님 모시고 살았고
저랑 여동생 낳으면서 더 쪼들리는 상황이었구요......
아버지의 성품이 워낙 좋으시고 신앙심도 좋으셔서 어머니와는 인격적으로는 다투시지 않았습니다...
다툼의 원인은 돈과 할아버지, 할머니 때문이었죠.....
저랑 여동생은 부모님을 절대 원망하지 않았습니다...가난의 원인이 할아버지, 할머니였고 부모님도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저희를 잘 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참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부모님이 워낙 일하시는라 바쁘셔서 사춘기도 인생상담도 대학진학때도 취업할때도 제대로 된 대화한번 나누기 어려웠습니다. 하다못해 연애얘기도 부모님이 거의 경험이 없으시니 이렇다할 조언도 해주시지 못했구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 쉴틈없이 돈을 버셨고 그런 부모님의 노력을 저희 남매도 잘 알았지만 어릴적 부모님과의 정신적인 유대를 거의 형성하지 못해서 한동안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가장 힘들고 지치고 죽고 싶다고 생각할만큼 힘들때도 부모님께 의지하지 못했어요.....
(부모님이 더 힘들어하실까봐요....)
가끔 집에 가서 부모님과 얘기하다보면 아버지가 그런 말씀 하시더군요...
"아빠가 후회되는 건 어릴때 널 맘껏 안아주지 못하고 위로해주지 못한거야....힘들때 알아주지 못한거...그때 엄마 아빤 너무 바쁘고 힘들었거든...."
할아버지의 부모님(증조 할아버지죠?)은 꽤 큰 부자였습니다......할아버지는 돈에 욕심이 없으셔서 유산을 받지 않으셨어요.....할아버지의 형제들은 유산을 받고 그당시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가서 그 이후 세대까지 잘살고 있습니다....할아버지는 무지했고 책임감도 없었어요...그런 할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
지금도 그마음은 변함이 없어요....할아버지가 일만 하셨어도 아버지가 교육을 제대로만 받으셨어도 그렇게 힘들게 마음의 여유없이 고생하시지 않아도 되셨을텐데.....그래서 좀 더 어릴때 저도 아버지와 어머니와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수 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그래도 부모님의 뛰어난 성품으로 가난때문에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그때 당시 우리나라가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도 아니였었구요..)정서적 유대감을 가지지 못한 후회는 들지만요...
하지만 능력도 없고 평생 자식한테 얹혀살면서 알콜중독인 아버지에 자신의 아내에게 시집살이 시키고 둘째 며느리만 이뻐하는 어머니밑에서 살면서 제대로된 직업조차 못갖고 일용직에 시달리며 결혼한 아내마저 우유배달과 각종 배달에 쉴틈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과연 그상황에 놓인 당사자라면 여유로운 마음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을껍니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이건 쉽게 단언할 문제가 절대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닐 확률이 더 높다고 봅니다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저만의 생각이구요......
요즘같이 안좋은 상황에 나이도 40대 중반을 향해 나가고 있고 다둥이 가정에 회사도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 언제든지 일상이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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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면 행복이 어떤건지 느낄수 있는 기회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