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혹시 (부활의) 김재기씨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93학번인 제가 처음으로 저의 돈 주고 산 가요 cd가 부활3였습니다.
그냥 곡이 하나하나 좋았고 보컬 목소리가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었어요.
타이틀인 사랑할수록도 좋았지만
저는 소나기라는 곡이 그렇게 아련하고 끌릴 수가 없었습니다.
김태원씨는 정말 천재라고 할 수 밖에 없는게...
그 가사와 곡조가 엄청나게 서정적이면서 또 기막히게 조화가 되는...뭐라 말할 수 없는 경지랄까요.
김재기씨가 요절하기 직전에 데모로 딱 한번 녹음한 3곡이 오롯이 앨범에 실렸는데
첨들었을 땐 정말 이게 데모라고?!? 싶은 목소리였죠.
(물론 어느정도 후작업이 들어갔겠지만요)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은 곧잘 따라부르곤 했는데 도저히 흉내가 안되는 목소리였어요.
그래도 그 때는 이 분이 얼마나 대단한진 몰랐는데
나중에 김태원씨 인터뷰 중에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노래 잘부르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라고 하는 걸 듣고는 아! 하고 생각이 났습니다. 그랬었구나...하구요.
공식적으로 딱히 단언한 적은 없지만 김태원씨가 부활 역대 보컬들 중에서는 제일 좋아했던 분인 것 같아요.
그 인터뷰에서 묻어나는 아쉬움이 단순히 함께 일한 동료로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는 느낌이었거든요.
이후에 유튜브에서 김재기씨를 검색하다가 이분이 <작은 하늘> 이라는 그룹에서 앨범을 냈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앨범은 지금 구할 순 없고 (심지어 멜론같은 온라인 구입도 불가) 오로지 유튜브에서만 감상이 가능합니다.
락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처음 듣고 역시나 보컬이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f_lGynEFfI
굉장히 마음에 드는 곡도 있고...솔직히 좀 그냥 그런데 싶은 곡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3번째 저녁노을이라는 곡이 좋았습니다. 일청 권유드립니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락 싫어하시는 분은 그다지 호감이 안가실 것 같습니다.
해당 유튜브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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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도 당시 1학년... 시디를 사서 뒷면에 네잎클로버를 끼워두고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일화 한 가지: 당시 제대 직후 워킹홀리데이 나가 있던 형에게 녹음 테이프를 보내줬는데 언제쩍 부활이냐 (= 한물 간 밴드 아니냐) 는 편지를 보내왔어요. 수 개월 뒤 귀국해서 노래방을 함께 갔는데 소나기, 사랑할수록 부터 예전 이승철 곡 까지 부활 노래만 주구장창 부르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