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강제 다이어트 중입니다.
지난 금요일 늦은 밤부터 갑작스레 장염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오싹오싹 한기가 오고 온몸이 욱씬거리길래 몸살인가 싶어 퇴근해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잘 때 플리스 자켓까지 입고 땀을 빼기도 했습니다만, 설사가 동반되길래 장염이구나 싶더군요.
토요일 아침에 동네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약 좀 지어다가 먹었는데, 어제부터 욱씬거리는 건 없어졌지만 아직까지 3일 째 설사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그냥 약 안먹고 대장 내시경을 받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일요일 낮에 본죽에서 전복죽 반그릇 먹은 것 외에는 토요일 아침부터 지금까지 물 종류 말고는 아무것도 못먹고 강제 다이어트 중입니다.
신기한 건, 제가 원래 한끼만 굶어도 저혈당 증상처럼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정신이 없어지는 타입인데, 3일 동안 죽 반그릇만 먹고도 그런 증상이 없다는 겁니다.
몸무게는 안달아 봤지만, 마나님이 제 얼굴 보고 "볼살이 들어가니까 젊을 때 얼굴 윤곽이 나온다"고 하네요.
정말 설사만 아니면 일부러 단식하는 사람도 있는 판에 평소 불가능했던 단식과 장 청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문제는 설사를 계속 하면서 이제는 소량씩 나오는 변이 초록색(혹은 올리브색?)으로 나오고 있다는 건데, 이게 장에 좋은 균이 다 없어져서 그렇다는군요.
오늘 다시 병원에서 다시 처방을 받았는데 장유산균을 2배로 늘렸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게 심각한데...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은데 사방팔방에 지뢰가 있다는 겁니다.
디피에 들어와도 음식 사진들, 페이스북에도 음식먹은 거 자랑, TV를 틀어도 여기저기 먹방에 쿡방...
설사가 좀 잦아질 때까지 이온음료를 마시라는데, 뭔가를 씹어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ㅠㅠ
내일 아침에 스피커 큰 놈 납품도 있고 다른 할 일들도 밀려 있는데, 몸에 힘이 없으니 일이 평소보다 훨씬 더뎌서 참 큰일입니다.
처음에는 코로나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전히 마스크 속의 강렬한 제 입냄새를 맡을 수 있는 걸 보면 코로나는 아니네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배가 꾸르륵 꾸르륵 합니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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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스웨트 조금씩 드셔주시면 좋아요. 전 장염걸렸을 때 그렇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