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잡담] 비둘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를 않습니다.
마트 다녀오는 길에 어떤 아주머니께서 부르시더군요.
도로가 배수로 쪽에 아픈 비둘기가 위험스럽게 나와 있어서
옮기려고 하는데 아주머니께서는 막상 무서워서 잡지는 못하겠고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십니다.
근데 저도 평생 비둘기 심지어 닭도 못만져 봤는데 맨손으로 잡아서
인도 옆에 붙은 풀숲으로 옮기려고 하니 선뜻 내키지 않아서
아주머니에게 그냥 놔둬도 될 것 같습니다 하고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뒤돌아보니 아주머니께서 우산으로 어떻게 옮기려고 하시던데
오히려 비둘기가 도로가로 아슬아슬하게 나가게 되는 상황을 초래...
그래도 무슨 일 있겠나 싶어 그냥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저녁 먹을 때 계속 마음에 걸려서 결국에는 장갑을 준비해서
그 장소로 갔습니다. 역시나 어디가 아픈지 웅크린 채로 다행히 배수로 안쪽에
달라 붙어 있더군요. 처음에는 미동이 없어 죽은 줄 알았는데
제가 부르니 고개를 들고 눈을 깜빡이더군요. 피부병도 있는지 머리 털도 좀 빠져있고...
잡으려고 하니 뒤뚱뒤뚱 넘어지면서 도망을 가기에
살살 달래서 두 손으로 잡았습니다. 얌전하더군요.
계획대로 화단 쪽으로 옮겨주고 오긴 왔는데 습한 자리에 옮겨준 것도 자꾸 마음에 걸리고
들어갈 수 있는 종이박스라도 하나 놔주고 올 걸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 어두운 화단에서 밤새 혼자 앓다가 죽으려나...
이런 생각을 하니 참... 마음이 좀 안좋네요. 아직 어린 녀석이던데...어쩌다가...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있다던데 너무 먼 곳에 있고
또 유해조수니 뭐니 하는 말이 있는 와중이라 비둘기 한 마리 때문에 문의하기도 그렇고...
좌우명 : 정직하게 살자 / 싫어하는거 : 거짓말
기억나는 어록"여러분~ 이거 다~다아~다아아~~거짓말인거 아시죠!!"-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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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비둘기가 쫄딱 젖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던데 걔도 잘 나갔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