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유럽에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면서, 그 파급효과로 지난주 목요일-금요일에 대대적인 주식 팔아치우기 (equity sell-off)가 벌어졌습니다. 당시에 우리나라나 미국 언론 기사에서는 유럽과 미국 대형 은행들이 검은 돈 세탁해준 게 드러나서 은행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거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그거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22일에는 주식시장만 하락한 게 아니라, 금, 은 값도 폭락했었습니다. 금값은 1955에서 1886까지 $70 폭락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94로 치솟았습니다.

은행들의 검은 돈 세탁 때문에 주식시장이 하락할 수는 있어도, 금, 은값을 폭락시킬 수는 없습니다.

22일 금 은 폭락과 달러 인덱스 상승은 한가지를 의미합니다.

유럽 상황이 코로나로 다시 악화되면서, 유로화로 도망갔던 자본들이 다시 달러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ECB회의에서 유로화 강세 & 달러 약세에 어떻게 대처할거냐고 질의를 받았었는 데, 이로써 자연 해소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이 코로나 대응 실패해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프차에 쓴 적 있었죠. 덤앤 더머 게임이라고.

누가 누가 더 코로나 대응에 실패하나에 따라서 화폐가치가 자율조정 되고 있습니다. =_=

미국이 코로나 대응에 실패해서 달러 가치 떨어지고 자본들이 유럽과 한국 등으로 도망왔었는 데,

유럽이 코로나 2차 확산되면서 셧다운에 들어가자 자본들은 다시 미국으로 도망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상황들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3. 유럽이 다시 셧다운에 들어가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유럽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더 떨어질 것입니다. 경제활동을 못한 채 집안에 틀어박힌 사람들을 위해서 정부는 다시 재난지원금을 줘야 할 것입니다.

근데... 그걸 할 돈이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유럽 정부들은 이미 빚이 많은 데, 계속 돈을 찍어내서 뿌리는 걸로는 재정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통화 정책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 상태이므로 더 내릴 여지도 거의 없습니다.

돈이 다 떨어졌는 데, 그래도 다시 또 빚을 내 봅니다.

이 각도에서 보면,

이번달 잭슨 홀 미팅과 지난주 ECB에서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추가로 돈을 더 풀겠다는 발표를 안한 것이 이해가 갑니다.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독감 유행시기를 11월부터로 잡는 데, 그때부터 코로나19 환자도 늘어나겠지요.

중앙은행장들로서는 한달반뒤에 돈 나갈 것을 아는 데, 지금 당장은 여력을 비축해야 되지, 돈을 미리 빼다 쓸 수는 없다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4. 이 상황속에서 우리나라는 선방하고 있습니다. 1일 신규 확진자수(국내)를 다시 100명 밑으로 떨어뜨렸죠. 원화 vs 달러 환율이 부침을 겪고 있지 않은 게 그 덕분일 겁니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입니다.

유럽은 코로나 환자수가 다시 폭증했고.... 제가 보기엔 이 늘어난 숫자로 겨울에 돌입할 것 같습니다.

미국은 8월달에 하루 7만명대로 최고치를 갱신했던 신규환자수가 9월달에는 하루 5만명대로 줄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미국 환자수도 다시 늘어나리라 저는 예상합니다.

11월 3일 대선 치른 후에 미 의회가 2nd stimulus package 발표하고 수표도 보내겠죠.

여기서부터 어찌될지 가 잘 모르겠습니다.

통상적으로 생각해볼 때, 돈이 풀리고 유동성이 공급되면, 주가는 다시 올라야 합니다.

근데 다들 아시다시피 지금 미국 주가는 역대급으로 올라 있습니다. 여기서 버블을 더 키우면 정말로 터질 수 있습니다.

지난 한달간 나스닥이 내려서 8월초 수준으로 떨어져 있기는 합니다만, 돈이 다시 풀리면 또 치솟을 겁니다. (이 점에 있어서 다우존스는 그래도 사정이 좀 낫습니다. 나스닥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돈은 풀지만, 주가 상승 랠리는 안일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제 머리로는 딱히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제일 좋은 해법은 그런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처럼 백신 조기 배포가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만약에 올 겨울에 다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셧다운이 일어나고,

그래서 수표를 보내고, 그 결과 미 증시가 다시 폭등하다가 터져버린다면... 그때는 미국과 주식시장 연결되어 있는 나라들이 줄줄이 다 같이 개박살날 겁니다. 우리나라도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만한 국가가..... 중, 러겠네요. =_=

미국과 척을 지고 있어서 자본 교류를 일정 부분 막아놨고, 외환 자본이 못빠져나가도록 중앙정부가 통제하고 있고, 임상 3상 실험 패스하고 이미 백신 대량생산 들어가서 의료종사자들부터 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니까요.

와.... 안정성따위 개나 주라고 임상 3상 건너뛰는 푸틴의 행동을 비웃었는 데, 올 겨울을 생각하니까.... 이게 농담이 아니네요. =_=a

Comments

2020-09-23 15:40:52

이게 폭풍전야 가장 잔잔할때의 느낌이랄까요? 코로나 2타째는 심리적 충격이 엄청날것 같습니다. 백신만 빨리 개발되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심정입니다. 올려주시는 글 항상 감사합니다.

2020-09-23 15:43:44

재미있네요.

그나저나 이쯤 되면....진짜 굶어죽냐 코로나로 죽냐의 문제에서 선택해야 할 날이 올거 같네요.

우리나라만 해도 셧다운은 커녕 2.5단계 2주 했다고 그 난리인데.......대유행 와서 3단계 한두달 하면 ㄷㄷㄷ

Updated at 2020-09-23 15:52:31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건가요.. ㅎ 정말 난감 하네요..

Updated at 2020-09-23 15:56:54

올 겨울에 코로나 환자수가 다시 급증하더라도,

돈은 적당히 풀면서.

주가 상승은 과도하게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난제를 던져주면서

알아서. 적당히. 잘. 해결하라고 하는 격인데... 금융 당국자들에게는 정말 난감한 일일 겁니다.

2020-09-23 19:42:18

인간의 행동이 이성적으로 움직이는게 아니죠.
'지금까지 버틴것도 용하다' 라는 생각 뿐입니다.

2020-09-23 22:02:10

왠지 국내 주식판은 쌍바닥 한번 찍을것도 같고...지켜 봐야죠 주식비중 50% 이상은 무리라고 보여집니다

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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