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창밖의 눈을 보니 생각나는 군대 제설작업의 추억
부대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온 부대에 비상이 걸리고 활주로에 눈을 다 치우라는 명령이 내려왔죠..ㅠㅠ..
그런데 눈이 와도 너무 많이 와서 인력으로 눈을 치우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힘들더라도 손으로 눈을 치웠어야 했는데.....
어떤 또라이 중대장의 아이디어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 이 또라이 중대장이 눈이 많이 쌓이니 이것을 차로 눌러 녹이라는 희대의 미친짓을 지시한겁니다..ㅡㅡ...
기억에 눈이 무릎아래정도까지 쌓였는데... 이것을 수송대 두돈반을 총 동원하여 무지막지하게 눌러버린겁니다. 몇시간동안 활주로를 차들이 다니면서 눈을 곱게 곱게 다져놓는 일이..ㅡㅡ...
눈이 그치고 이제 눈을 치워야 하는데 부대 바로 옆에 강이 흐르고 있어 강바람도 엄청불고 날씨도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니니 꼼꼼하게다진 눈들이 그대로 얼어버렸습니다. 눈을 치우려니 ...이미 차로 다져놓은 눈은 웬만해서는 깨지지도 않는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ㅠㅠ
이젠 진짜로 큰일이나서 활주로에 차도 움직일수 없게 되버렸어요..
결국 온 부대원이 모여서 야삽으로 얼음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항공기가 움직일 수 있게 했어야 하니까요..ㅜㅜ
야삽으로 얼음을 내리쳐도 삽이 튕겨져나갈만큼 얼음이 딱딱하더라고요..
어쨌건 얼음을 깨고 삽으로 퍼서 리어카에 담아 한쪽 구석으로가서 버려야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야삽은 계속 부러지고, 부러지면 다른 삽을 가져와서 얼음깨고 ...퍼담아서 버리고 오고..
이게 뭔 미친짓인지..ㅡㅡ...
꽁꽁 얼어버린 얼음은 날씨가 따뜻해져도 녹지도 않더라고요..
1월에 내린 활주로에 눈 얼음을 다 치우는데 두달정도 걸렸어요..
이런 미친짓을 하는 곳은 군대밖에는 없을껍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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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똑똑한 지휘관을 만나야하는건 어디나 다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