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1
못웃기면맞는다
2
못웃기면맞는다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창밖의 눈을 보니 생각나는 군대 제설작업의 추억

 
1
  584
2021-01-18 12:49:23

부대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온 부대에 비상이 걸리고 활주로에 눈을 다 치우라는 명령이 내려왔죠..ㅠㅠ..

그런데 눈이 와도 너무 많이 와서 인력으로 눈을 치우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힘들더라도 손으로 눈을 치웠어야 했는데.....


어떤 또라이 중대장의 아이디어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 이 또라이 중대장이 눈이 많이 쌓이니 이것을 차로 눌러 녹이라는 희대의 미친짓을 지시한겁니다..ㅡㅡ...


기억에 눈이 무릎아래정도까지 쌓였는데... 이것을 수송대 두돈반을 총 동원하여 무지막지하게 눌러버린겁니다. 몇시간동안 활주로를 차들이 다니면서 눈을 곱게 곱게 다져놓는 일이..ㅡㅡ...


눈이 그치고 이제 눈을 치워야 하는데 부대 바로 옆에 강이 흐르고 있어 강바람도 엄청불고 날씨도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니니 꼼꼼하게다진 눈들이 그대로 얼어버렸습니다. 눈을 치우려니  ...이미 차로 다져놓은 눈은 웬만해서는 깨지지도 않는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ㅠㅠ


이젠 진짜로 큰일이나서 활주로에 차도 움직일수 없게 되버렸어요..

결국 온 부대원이 모여서 야삽으로 얼음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항공기가 움직일 수 있게 했어야 하니까요..ㅜㅜ


야삽으로 얼음을 내리쳐도 삽이 튕겨져나갈만큼 얼음이 딱딱하더라고요..

어쨌건 얼음을 깨고 삽으로 퍼서 리어카에 담아 한쪽 구석으로가서 버려야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야삽은 계속 부러지고, 부러지면 다른 삽을 가져와서 얼음깨고 ...퍼담아서 버리고 오고..


이게 뭔 미친짓인지..ㅡㅡ...

꽁꽁 얼어버린 얼음은 날씨가 따뜻해져도 녹지도 않더라고요..

1월에 내린 활주로에 눈 얼음을 다 치우는데 두달정도 걸렸어요..

이런 미친짓을 하는 곳은 군대밖에는 없을껍니다..ㅎㅎㅎ


4
Comments
2
2021-01-18 13:08:34

역시 똑똑한 지휘관을 만나야하는건 어디나 다 같군요.

2021-01-18 13:26:17

대가리가 빈 중대장

2021-01-18 14:05:20

강원도 인제에서 90년대 중반에 근무 했습니다. 

며칠간 내린 눈으로 어딘가로 퍼다 쌓지도 못할 상황이되다보니

행보관 지시로 눈은 부식박스에 담아 교통호 쪽에 퍼다 버리고

유류고에서 휘발유 몇드럼을 꺼내와

불을 붙여 녹인 경험도 있습니다. 어찌 그런생각을 했는지..

연기도 장난아니고 너무 위험해 병장들이 그만하자 건의했지만

자기 지시를 철회하기 싫었는지 행보관은 꽤 긴 시간 강행을 시키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정말 미친짓이었죠

 

1
2021-01-18 14:06:53

병장 5호봉 쯤에 사흘에 걸쳐 160cm 눈이 왔었는데,

하루 2시간 쪽잠 자면서 장비 동원해 제설했었습니다.

(하루 기름값만 1억 가까이 들어갔다죠?)

다 치우고 다음날 미군 전투기가 기체이상으로 불시착했는데

가까운 기지는 제설이 안돼 못내리고 조금 먼 저희 기지로 왔었지요.

담당 전대장이 위 대령 고참들 다 제끼고 다음해에 스타 달면서 공군본부로 영전했습니다.

본문 활주로 이야기에 생각이 나네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