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귀멸의 칼날' 일본내 흥행의 뒷배경 (feat. 한류열풍)
심야 TV시리즈물의 연장선상인 아니메의 극장판이 자국흥행기록 1위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스토리 이해의 베이스인 TV판이 예전 '한자와 나오키' 신드롬 이상의 기록적인 시청률-흥행세를 담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TV판 완성도의 호평과 비교해 그 심야 TV판이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것은 아닙니다.
그 백그라운드엔 전적으로 OTT서비스의 대중화-넷플릭스 효과가 있지요.
일본내 총관람객수가 대략 2천4백만이라고 하니, 90%가 TV판 시청층이라고 가정했을시 적어도 (계정을 공유하는) 넷플릭스로 관람한 비율만 따져도 2천만 정도의 수가 나온다고 봅니다.
집안을 홈시어터화하는 넷플릭스를 극장으로 환원하면, 흥행기록을 갱신할만큼의 관객층을 넷플릭스의 인기콘텐츠들은 만들어낸다고 할수 있습니다.
확실히 시대는 변했고, OTT의 경쟁력과 영향력은 우리의 예상이상입니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일본에서 기이할 정도로-폭발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바로 K로 대표되는, '사랑의 불시착'-'이태원 클라쓰' 등등이죠.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에서 공개된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탑텐 안에 있으며, 그것도 무려 3위권을 아직까지 수성하고 있습니다.
(그 귀멸의 칼날조차 차트아웃하고 있음에도)
이 경우 만약 극장기준으로 환산한다면 (N차관람을 포함하여) 일본내 거의 1억명?의 관람객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플릭스는 정말.. 헐값에 노다지 주은거죠.)
K콘텐츠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본내 탑텐 안에 항상 존재하며, 그 숫자도 4~5을 아우릅니다.
일전에 옆동네-익스트림무비에서 (번역된) 흥미로운 일본칼럼을 하나 보았었습니다.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 개봉한 초기의 기사인데 내용인즉, 지금 장안의 화제는 K콘텐츠지만 일본에도 그에 꿀리지 않을만한 작품이 지금 공개중이다.. 비록 만화영화지만 그런 점을 지적하기보다 일본에서 모처럼 나온 좋은 콘텐츠를 응원하고 지지하자.. 그런 뉘앙스의 글이었습니다.
여기서 알수 있는 것.
1. K-필름, K-드라마, K-팝.. 우수한 것 (분하지만)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
2. 될수 있으면 영화나 드라마 같은 실사물의 성과를 바라지만..
3. 역시 (지금도) 경쟁력이 있는 일본 컨텐츠는 결국 아니메인가..
오늘날은 각국이 무력으로 우위를 겨루는 시대가 아니라, 문화의 힘으로 서로의 문명을 겨루는 대리전쟁의 세상입니다.
그런 말이 있죠. 미래세대에는 각 나라가 스포츠 등으로 우열을 겨루는 세상이 되니까, 한갓 공놀이가 아니라 축구를 나라의 경쟁력으로 삼고 지원해야 한다고.
손흥민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의 no.1 스타-월드클래스의 존재 때문에 중국의 우레이, 일본의 우사미-미나미노-쿠보 등등이 (꼬리를 물고) 항상 고통받는 이유입니다.
한국은 저렇게 잘나가는데-한국엔 저런 슈퍼스타가 있는데, 자국에서 그나마 견줄 상대라고는 저들이 다니까.. (무리인줄 뻔히 알면서도) 저들에게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을 부여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게시판에 '스위트홈' 글로벌 3위-미영차트 최초진입이 올라오는 것처럼, (네트워크가 전세계로 이어진 지금) 실시간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일본에도 이 소식은 전해지고, 그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성공이었지만, 이제는 이런 성과들에도 다소 무감해진 한국과 달리, 최근 오히려 중일의 경우가 우리의 소식들에 더욱 민감하고 비교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뜬금없는 중국의 김치-한복 쟁탈전-생떼만 보더라도..
웃긴 건, 그런 중국조차 일본 것은 (센카쿠 제외) 자기들 꺼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거.. ㅎ (한국 것이 탐이난다는 소리죠.)
이제는 우리입장에서 비교할 마음이 없더라도, 이미 스타가 된 한국의 성공과 실패는 다른 나라들에겐 (특히 아시아) 자연스레 주목의 대상-자극제가 된 현실입니다.
스위트홈과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비교..
귀멸의 칼날의 한국흥행추이에 대한 관심..
다 이의 연장선상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리전쟁 중이죠. (우리의 의사완 관계없이)
넷플릭스 공개를 위해 불가피하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른 연출의 작품을 요새 일본에서 간간이 봅니다. 여전한 일드 색채도 있지만, 많이 자제하는 게 느껴지고 (일본 영화감독들의 발언처럼) 한국영화-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흔적도 자주 보여요.
이건 최근 헐리우드 영화를 봐도 느껴지는,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미영 팝의 뮤비에도 이제 K팝의 흔적을 찾는 일은.. 무려 외국의 팬들이 하고 있음. ㅎ
위켄드가 SNS에 '살인의 추억' 짤을 올리는 세상..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가깝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나 집단화의 요소는 있지만, 일본은 특히 그 경향이 뚜렷하고 강한 나라입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을 갈아넣는 최적의 시스템이, 바로 일본사회니까요.
요즘 일본인들이 보는 일상의 뉴스가 '한국에게 매번 밀리는 일본의 모습'입니다.
2채널에선 밈이 된 댓글이 있죠.
"넷우익.. 한국에 또 졌어..?!"
K의 성공사례는 언제나 랭킹 탑의 인기뉴스입니다.
(한국인은 싫지만) 손흥민만은 인정한다..
부디 일본에도 그런 선수가 나와주길~
그에 대한 반응이 열폭이든 찬양이든, 짐짓 태연한 듯 쉽사리 표현치 않는 그들의 내심은.. 세계화-글로벌탑에 대한 간절한 욕망입니다.
다 읽혀요. 그에 대한 대표사례가 바로 '니쥬'입니다.
니쥬의 데뷔곡이 1억조회수를 돌파해서 화제가 되었지만, 글로벌 분포로 본 실상은.. 1억조회수 중 일본내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참담한 갈라파고스) 현실입니다.
그들은 내심 정말로 간절히 세계화-글로벌탑을 바라며, 그 대상의 등장에 대해 열렬히 지원해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한 일본방송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며 "두유 노 니쥬?"를 시전한 적이 있는데, 모른다는 대답에 무척 실망하던 패널들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그런 경향에, 최근에는 기대하던 K팝 아이돌 수준에 미치지 못함을 점점 자각하여, 전국적 신드롬이었던 니쥬의 인기-화제도.. 한풀 꺾인 상황이라 들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완 별개로, 제가 봤을 때 '귀멸의 칼날'의 흥행세는 뜬금포의 느낌이 있습니다.
작품 자체로는 그만하게 쌓아온 서사나 역사, 팬층의 두께-열광이 보이지 않거든요.
극장판의 흥행이 너무 별격의 차이.
그래서 이에 대한 해석은, 뒷배경이 필요해보여요.
그리고 충분히 한 대표사례-상징으로 읽힐 개연성이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경쟁작 부재도 있지만, 뭐랄까.. 이 작품이 대표성을 맡게 된 느낌..?)
오랜만에 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일본 콘텐츠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은 사랑의 불시착으로 대표되는 K컨텐츠가 말그대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비상하고 있는 때..
저는 그러한 시대상황과 일본인의 심리기저에서 이 현상이 자못 흥미롭게 다가오더군요.
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해석이지만 (떠도는 공기의 냄새로) 이와 같이 느낀 이들도 분명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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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니쥬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