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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귀멸의 칼날' 일본내 흥행의 뒷배경 (feat. 한류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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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6 22:06:01

심야 TV시리즈물의 연장선상인 아니메의 극장판이 자국흥행기록 1위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스토리 이해의 베이스인 TV판이 예전 '한자와 나오키' 신드롬 이상의 기록적인 시청률-흥행세를 담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TV판 완성도의 호평과 비교해 그 심야 TV판이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한 것은 아닙니다.
그 백그라운드엔 전적으로 OTT서비스의 대중화-넷플릭스 효과가 있지요.

일본내 총관람객수가 대략 2천4백만이라고 하니, 90%가 TV판 시청층이라고 가정했을시 적어도 (계정을 공유하는) 넷플릭스로 관람한 비율만 따져도 2천만 정도의 수가 나온다고 봅니다.

집안을 홈시어터화하는 넷플릭스를 극장으로 환원하면, 흥행기록을 갱신할만큼의 관객층을 넷플릭스의 인기콘텐츠들은 만들어낸다고 할수 있습니다.
확실히 시대는 변했고, OTT의 경쟁력과 영향력은 우리의 예상이상입니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일본에서 기이할 정도로-폭발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바로 K로 대표되는, '사랑의 불시착'-'이태원 클라쓰' 등등이죠.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에서 공개된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탑텐 안에 있으며, 그것도 무려 3위권을 아직까지 수성하고 있습니다.
(그 귀멸의 칼날조차 차트아웃하고 있음에도)
이 경우 만약 극장기준으로 환산한다면 (N차관람을 포함하여) 일본내 거의 1억명?의 관람객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넷플릭스는 정말.. 헐값에 노다지 주은거죠.)

K콘텐츠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본내 탑텐 안에 항상 존재하며, 그 숫자도 4~5을 아우릅니다.


일전에 옆동네-익스트림무비에서 (번역된) 흥미로운 일본칼럼을 하나 보았었습니다.
'귀멸의 칼날' 극장판이 개봉한 초기의 기사인데 내용인즉, 지금 장안의 화제는 K콘텐츠지만 일본에도 그에 꿀리지 않을만한 작품이 지금 공개중이다.. 비록 만화영화지만 그런 점을 지적하기보다 일본에서 모처럼 나온 좋은 콘텐츠를 응원하고 지지하자.. 그런 뉘앙스의 글이었습니다.

여기서 알수 있는 것.
1. K-필름, K-드라마, K-팝.. 우수한 것 (분하지만)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
2. 될수 있으면 영화나 드라마 같은 실사물의 성과를 바라지만..
3. 역시 (지금도) 경쟁력이 있는 일본 컨텐츠는 결국 아니메인가..


오늘날은 각국이 무력으로 우위를 겨루는 시대가 아니라, 문화의 힘으로 서로의 문명을 겨루는 대리전쟁의 세상입니다.

그런 말이 있죠. 미래세대에는 각 나라가 스포츠 등으로 우열을 겨루는 세상이 되니까, 한갓 공놀이가 아니라 축구를 나라의 경쟁력으로 삼고 지원해야 한다고.

손흥민으로 대표되는 아시아의 no.1 스타-월드클래스의 존재 때문에 중국의 우레이, 일본의 우사미-미나미노-쿠보 등등이 (꼬리를 물고) 항상 고통받는 이유입니다.
한국은 저렇게 잘나가는데-한국엔 저런 슈퍼스타가 있는데, 자국에서 그나마 견줄 상대라고는 저들이 다니까.. (무리인줄 뻔히 알면서도) 저들에게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을 부여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게시판에 '스위트홈' 글로벌 3위-미영차트 최초진입이 올라오는 것처럼, (네트워크가 전세계로 이어진 지금) 실시간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일본에도 이 소식은 전해지고, 그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성공이었지만, 이제는 이런 성과들에도 다소 무감해진 한국과 달리, 최근 오히려 중일의 경우가 우리의 소식들에 더욱 민감하고 비교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뜬금없는 중국의 김치-한복 쟁탈전-생떼만 보더라도..
웃긴 건, 그런 중국조차 일본 것은 (센카쿠 제외) 자기들 꺼라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거.. ㅎ (한국 것이 탐이난다는 소리죠.)

이제는 우리입장에서 비교할 마음이 없더라도, 이미 스타가 된 한국의 성공과 실패는 다른 나라들에겐 (특히 아시아) 자연스레 주목의 대상-자극제가 된 현실입니다.

스위트홈과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비교..
귀멸의 칼날의 한국흥행추이에 대한 관심..

다 이의 연장선상입니다.
우리는 지금 대리전쟁 중이죠. (우리의 의사완 관계없이)

넷플릭스 공개를 위해 불가피하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른 연출의 작품을 요새 일본에서 간간이 봅니다. 여전한 일드 색채도 있지만, 많이 자제하는 게 느껴지고 (일본 영화감독들의 발언처럼) 한국영화-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흔적도 자주 보여요.
이건 최근 헐리우드 영화를 봐도 느껴지는,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미영 팝의 뮤비에도 이제 K팝의 흔적을 찾는 일은.. 무려 외국의 팬들이 하고 있음. ㅎ

위켄드가 SNS에 '살인의 추억' 짤을 올리는 세상..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가깝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나 집단화의 요소는 있지만, 일본은 특히 그 경향이 뚜렷하고 강한 나라입니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을 갈아넣는 최적의 시스템이, 바로 일본사회니까요.

요즘 일본인들이 보는 일상의 뉴스가 '한국에게 매번 밀리는 일본의 모습'입니다.
2채널에선 밈이 된 댓글이 있죠.
"넷우익.. 한국에 또 졌어..?!"

K의 성공사례는 언제나 랭킹 탑의 인기뉴스입니다.
(한국인은 싫지만) 손흥민만은 인정한다..
부디 일본에도 그런 선수가 나와주길~

그에 대한 반응이 열폭이든 찬양이든, 짐짓 태연한 듯 쉽사리 표현치 않는 그들의 내심은.. 세계화-글로벌탑에 대한 간절한 욕망입니다.
다 읽혀요. 그에 대한 대표사례가 바로 '니쥬'입니다.

니쥬의 데뷔곡이 1억조회수를 돌파해서 화제가 되었지만, 글로벌 분포로 본 실상은.. 1억조회수 중 일본내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참담한 갈라파고스) 현실입니다.
그들은 내심 정말로 간절히 세계화-글로벌탑을 바라며, 그 대상의 등장에 대해 열렬히 지원해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한 일본방송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며 "두유 노 니쥬?"를 시전한 적이 있는데, 모른다는 대답에 무척 실망하던 패널들의 모습이 생각나네요.

그런 경향에, 최근에는 기대하던 K팝 아이돌 수준에 미치지 못함을 점점 자각하여, 전국적 신드롬이었던 니쥬의 인기-화제도.. 한풀 꺾인 상황이라 들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완 별개로, 제가 봤을 때 '귀멸의 칼날'의 흥행세는 뜬금포의 느낌이 있습니다.
작품 자체로는 그만하게 쌓아온 서사나 역사, 팬층의 두께-열광이 보이지 않거든요.
극장판의 흥행이 너무 별격의 차이.

그래서 이에 대한 해석은, 뒷배경이 필요해보여요.
그리고 충분히 한 대표사례-상징으로 읽힐 개연성이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경쟁작 부재도 있지만, 뭐랄까.. 이 작품이 대표성을 맡게 된 느낌..?)

오랜만에 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일본 콘텐츠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은 사랑의 불시착으로 대표되는 K컨텐츠가 말그대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비상하고 있는 때..

저는 그러한 시대상황과 일본인의 심리기저에서 이 현상이 자못 흥미롭게 다가오더군요.

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해석이지만 (떠도는 공기의 냄새로) 이와 같이 느낀 이들도 분명 있으리라 봅니다.


님의 서명
Mountain is blue, water is flowing.
26
Comments
2021-01-26 22:12:03

근데 니쥬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

WR
2021-01-26 22:16:54

ㅎㅎㅎ (여기서, 아는 사람은 아는..^^;)

4
Updated at 2021-01-26 22:17:14

지금 우리나라에 하는 것 비슷하게 기모노 우리꺼, 가라데 우리꺼는 이미 훨씬 전에 시전했습니다. 그게 대유튜브시대 전이라 크게 다가오지 않은거죠. 

WR
2021-01-26 22:22:53

근데 손흥민 중국인 설은.. ㅎ 뭔가 대단함 이전에 측은함?이 느껴졌어요. ㄷㄷ

적어도 이 정도 위상의 일본인은 결코 없었죠.

2021-01-26 22:34:13

태권도 중국꺼 할때 근거가 가라데가 중국 남권?에서 나온거고
거기서 나온게 태권도라고 하더라구요.

2021-01-26 22:40:12

단순 계보로는 그렇게 될 수 있죠.

2021-01-26 22:16:55

심지어 니쥬는 박진영이 만든거죠. .편의점 빵봉지에 니쥬얼굴과 박진영얼굴이 찍혀나올정도.

WR
2021-01-26 22:27:08

비록 씨내리로 얻은 자식이지만.. 그래도 자손이 귀한 집이라.. 한편으론 이해감. ㅎ
불가피한 지금-현실이죠.

4
2021-01-26 22:35:45

귀멸같은 애니가
극장에서 대기록을 세우는게
결국 일본영화판을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트린다는걸
자기들도 알텐데
지금 니뽄영화시스템으로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죠...

jpop idol이
kpop idol 따라올려면
니쥬같은 애들...
아마 몇만명은 갈아넣어야
가능할겁니다
아직은 그걸 잘 모르는거 같아요
kpop idol의 지금수준은
어리고 이쁘고 재능인는
어린아이들의 인골탑일수도인는데

WR
1
2021-01-26 22:59:58

정말.. 일본의 박스오피스는 독보적인-유일한 갈라파고스 사례입니다.
이처럼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표준이 머니까, 세계화가 어렵다는 걸.. 알련가요? ㅎ

아, 물론 좋아하는 매니아들은 취향존중입니다만.. 분명 대중성을 갉아먹는 컬트-키치화의 확대가 자연흐름이 된 일본의 사례는.. 연구대상이긴 함.

2021-01-26 23:56:48

정말 과거에 빛나던

일문화들은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그냥 신기루 같다고나 할까요...

그냥 그당시의 돈빨로 만들어진 문화다 보니

지금은 그 모냥이다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추락하는거도 단계가 인는건데... 

1
2021-01-26 22:44:28

근데 니쥬 JYP에서 계속 프로듀싱 해주긴 하나요?
아이즈원도 일본 발매한 노래들은 상태가 매우 안좋던데...

2021-01-26 22:56:07

며칠전 한국 들어와써요...
그래서 니쥬보유국이라고
덕들은 자위하고 이떠군요

오디션프로 처음부터 끝까지
감격하며 봤던 저로서는
그냥 씁쓸하고...맘도 좀 아프네요
저는 탈덕해슴니다만요...ㅜ

2021-01-26 22:54:16

글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귀멸의칼날은 관심 없지만, 요즘 일본 문화와 트렌드의 변화는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WR
2021-01-26 23:04:45

아직 팬층은 분열화의 과정중으로 보이고.. 일선에 나서는 영상작업인력-프로들은 일찌감치 현실인정 및 자각, 한류분석-배우기로 자세를 삼은 게 보이더군요.

원래 그 업계에서 밥벌어먹고 사는 이들이, 업계사정은 제일 잘 아는 법이죠.

2021-01-26 23:00:55

일드나 일영들중에

일상의 소소함을 다룬 작품들이

여전히(!) 그나마(!)

경쟁력과 명맥을 유지하는 거 보면

뭐랄까

느낌이 묘해지곤 합니다

WR
2021-01-26 23:07:38

분명히 촛불.. 그러나 아직은 탈 심지가 남아있는.

끊길 듯 말 듯, 면면부절.. (과연 언제까지 그렇게..?)

2021-01-26 23:26:59

비쥬는 알죠
이세상 누구보다 널사랑해~~

4
2021-01-26 23:37:52 (121.*.*.144)

회사가 일본 영화쪽이랑 일해보려고 준비하는걸 옆에서 봤는데(나름 대형 vfx프로젝트) 제작비가 한국보다 열악하더라구요. 결국 이돈으 못한다고 쫑
(아무리 히트해도 감독이 돈을 못가져가는 시스템이 고착화 되어서 똘똘한 인재가 별로 없고 제작비도 100억 넘는 일이 거의 없다고...)

1
2021-01-26 23:52:46

돈 투자할거면

안전빵이 보장되는 

애니 극장판이나 맹그는게 훨씬 이득인 상황이죠

 

글고

일본만큼 실연자나 창작자가 수익을 가져가지 몬하는

시스템은 몬들어본거 같습니다...

대중문화시스템 자체가 그런거 같습니다...

1
2021-01-27 09:47:19

글을 참 공감가게 적으시는군요.

잘 읽고 갑니다.

이런 글재주 부러워요... ㅡ,.ㅡ

1
2021-01-27 10:25:5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일본 문화 분석 글 중에 가장 공감하며 읽었네요.

귀멸의 칼날과 넷플릭스

니쥬와 kpop아이돌과의 수준차이

k드라마까지..

문화적 갈라파고스와 글로벌화에 대한 동경..

글을 다 읽고나니 뭔가 일본은 `모 다메다` 와 같은 느낌이 드네요.. 

1
2021-01-27 21:18:23

글 너무 좋은데요. 덕분에 로그인합니다.

게시판 글로만 올리지 마시고 블로그에 남기시길..

아깝네;요

2021-01-27 21:20:16

일본은 누가 하면 따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카라의 경우 인기 개그맨이 엉덩이춤을

추어 인지도를 올려줬죠.

사랑의 불시착도 여러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나도 봤다하면서 띄워준면이 많아요.

그러면 시청자들도 동승을 하는거죠. 일본특유의 집단행동?

베스트셀러라든지 만화라든지..여러면에서 그런 경향을 봅니다.

2021-01-27 21:22:01

일본이 가장 관심사는 기타조선입니다.

웃기죠. 겉으로는 안그러면서..그런면에서 사랑의 불시착이 아이러니하게 한몫한듯해요.

2위는 한국, 3위는 미국,중국이죠.

일본은 참 재밌어요. 한국과 일본은 서로 음식이 너무 잘 맞아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언어구조도 같고.

솔직히 같은 나라인데 지각변동으로 나뉜듯해요 

2021-02-05 15:27:57

일본문화에 우호적인 편인데, 이 만화의 인기는 도저히 납득이 안돼요. 어째서 이렇게까지 팔린건지... 그나마 위로(?)가 되는건 구글트랜드로 분석해봤을때 내수용 작품에 불과하다는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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