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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앨런 무어의 '젠틀맨 리그' 한국어판이 절판 중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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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4-19 15:22:36

 

 

절판 중(?)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쓴 이유는 알라딘에서는 절판이 됐는데, 예스나 교보에선 아직 주문은 가능한 걸로 나와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쪽에서도 빠진 책들에는 절판 표시가 된 걸 보니 아마도 절판 수순인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일단 나온 책들은 다 구해놓은 상태긴 합니다만.

 

 

 

 

<젠틀맨 리그> 한국어판이 절판된다면 아쉬운 점이 당연히 있는데 첫 번째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시리즈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젠틀맨 리그>가 앨런 무어의 은퇴작이라는 점에서입니다. 

 

앨런 무어가 이룬 작가적 업적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그런 그가 작년에 <젠틀맨 리그>의 마지막 4부인 <젠틀맨 리그: 템페스트>를 발표하며 만화계에서 은퇴를 선언했죠. <젠틀맨 리그>는 우리나라에선 3부까지 나왔는데 이렇게 절판이 되면 4부는 안 나올 테고, 그렇다면 앨런 무어의 마지막 작품을 못 보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젠틀맨 리그> 원작은 숀 코네리가 나왔던 유쾌한 활극 스타일의 재미없었던 실사영화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 뒤틀린 만화입니다. 빅토리아시대 문학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긴 하는데 강간 폭력 약물중독 등등의 죄과와 성질을 가진 하나같이 맛이 가 있는 인물들이고 전개되는 서사 또한 냉소의 극치를 달리죠. 

 

그야말로 앨런 무어의 아나키즘과 고전 덕후 취향, 그리고 정보 집약적인 연출 방식의 총집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취향을 뒷받침하는 거의 백과사전급 패러디가 또 다른 읽는 재미를 줍니다. 그 인용의 출처들이 그 시대의 문학적, 문화적 성과들을 모조리 담으려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그래서 각 권마다 부록으로 들어간 설정과 외전급 소설, 보고서 및 기타 등등의 텍스트 덩어리들도 여러 편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정도의 수준이죠. 

 


 

<젠틀맨 리그>는 본편 외에도 외전 격으로 <검은 서류>, 그리고 네모 선장의 얘기를 다룬 3편의 트릴로지가 추가로 있습니다. 이 외전들 중에는 <검은 서류>와 네모 선장 트릴로지의 첫 번째 편인 <얼음 심장>만 번역되었습니다. <얼음 심장>도 패러디 덩어리라 스토리의 중후반부는 러브크래프트의 <광기의 산맥>의 틀을 가져왔습니다. 역시 재밌게 봤었는데 이렇게 되면 네모 트릴로지의 나머지 두 편도 역시 못 보게 될 가능성이 크겠죠.


사실 앨런 무어의 작품들은 업계를 선도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취향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왓치맨>과 <배트맨: 킬링 조크> 정도를 제외하면 그리 인기가 없는 편입니다. <브이 포 벤데타>나 <프롬 헬> 같은 레전드급 작품들도 꽤 오래 계속 재고가 남아 있었고.. 아니 어찌 보면 그런 스타일인데도 그렇게꾸준히 팔렸다는 게 더 의미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그 외의 작품들인 <탑 텐> <미라클맨>은 아는 사람도 거의 없고.. <젠틀맨 리그>는 다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요 몇 년 전에 있었는데 그 이후에 별 다른 얘기가 없네요. 그래도 그게 나와야 <젠틀맨 리그> 한국어판도 마지막까지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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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4-19 15:24:16

탑텐이 정말 숨겨진 보석이죠.

2021-04-19 15:29:54

앨런무어 국내판 다 소장중이네요.

브이포 재번역때 프롬헬도 재번역 요정이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2021-04-19 15:33:18

탑텐의 내러티브 구조는 정말...이게 사람이 쓴게 맞나 싶더군요.

Updated at 2021-04-19 15:34:50

앨런 무어는 정말 대단하죠... 

 

다른 그래픽노블 작가들은 우와 이렇게 해석을 하네(닐 게이먼 조차도..) 이 정도 지만..

앨런 무어의 글 앞에 있으면 벽을 느끼죠. 이 사람은 나랑 사고자체가 다르구나.

 

마치 닥터맨하탄 앞에 있는 흰개미에 지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

 

PS. 지난주에 미라클맨 1~3을 중고매입하면서, 컬렉션을 차근차근 진행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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