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가을을 타나..? 통영 매물도 섬 캠핑을 다녀오다
저번주 주중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겁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날씨에 일을 한다는건 죄악이야..이렇게 좋은 날씨를 점지해주신분께도 큰 죄를 범하는걸꺼야...
저는 그래서 더 이상 큰 죄를 범하지 않기위해 주말에 어디론가 다녀오리라 맘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퇴근 후 설레는 마음을 가득안고 배낭을 꾸렸습니다.
정말 간만에 꺼내본 노란 형광색 텐트였습니다. 이넘을 살땐 큰 맘먹고 산건데
사용하다보니 좋긴좋은데 좀 무겁기도 하고 이젠 편안 모드로 캠핑을 하고싶어져서
다른 텐트들만을 사용하다보니 한 7~8년을 처박아 둔것 같습니다
팔기는 아깝고 내가 쓰자니 좀 귀찮은 부분도 있고....이래저래 처박아 뒀던 텐트를 꺼내니
새삼 이 녀석과 함께 했던 수많은 날들이 떠오르더군요...^^
토요일 아침에 눈을 떠보니 11시가 넘었더군요.
세상 만사가 귀찮아지는 그런 시간대에 일어나 버린것입니다.
내가 미쳤구나....이래가지고 어디를 떠난다고....씁쓸하게 아들녀석하고 버거킹에가서
와퍼세트 잔뜩 시켜놓고 위로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까지 프로야구나 보면서 뒹굴거리다가 이른 잠을 청했는데 눈을 떠보니
일요일저녁 11시를 넘어가는 무렵이었습니다.
잠이 안와서 잠깐 바깥을 나갔더니 바람도 좋고 하늘도 좋고 ...문득 이러다가 내일
나는 또 큰 죄를 짓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길로 집앞 마트에 가서 햇반3개, 너구리라면1개, 참깨라면1개, 누릉지1봉지,
묵은지 2봉지, 참치카레캔 2개 등등을 구입했습니다.
금요일오후에 꾸려놓은 배낭이 아직 그대로 있으니까 거기에 구입한 물건들만
때려넣으면 출발이 가능한것이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월요일 새벽 1시에 출발을 했습니다.
경상남도 통영시 메물도를 향해서 말이죠.
회사는? 뭐 어떻게 되겠지~~~^^
굴업도가 경기 인천 서울 백패커들이 좋아하는 캠핑의 성지라고 한다면
매물도는 경상 남북도의 백패커들이 좋아하는 캠핑의 성지라고 한다는군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쭉 내려가는데 호법에서 대구쪽으로 갈라지더니
얼마안가서 다시 무주로 고속도로를 갈아타라고 네비안내양이 부탁하더군요.
전 대구 → 마산 → 창원 →통영 이렇게 가는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무주 → 장수 → 산청 → 함양 → 진주 → 통영 이렇게 가는것이었습니다.
매물도에 입도하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통영에서 배를 타고 가는 방법과 거제도 저구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통영에서 갈때는 1시간 30분이 걸리지만 저구항에서는 30분이면 매물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저구항에서 배를 타고 매물도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승선표 구입은 핸드폰 어플로 했습니다.
핸드폰 어플이 좋은게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승선표 예매도 간단하고 쉽더군요.
저는 덕유산 휴게소에서 어플을 다운받고 승선표를 예매했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 저구항에서 출발 9시에 매물도에 도착하는 배였습니다.
어플로 사전예매를 하면 승선요금을 약간 할인해줍니다.
서울에서 1시쯤 출발했는데 저구항에 도착하니 6시경에 도착을 했습니다.
고속도로에 차들이 없으니 제가 과속을 좀 했구나 싶었습니다.
저구항에 주차를 해놓고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참고로 통영항 주차장은 돈을 받지만 저구항은 돈을 받지 않습니다.
눈을 떠보니 정각 8시.
마침 매물도행 배에 승선을 해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등산화 갈아신고 배낭 매고 승선을 시작했습니다.
아침 첫배라 그런지 아니면 월요일이라 그런지 백패커로 보이는 사람은 저뿐이었습니다
제가 가는 곳은 매물도 혹은 대매물도라고 부르는 섬이고 대부분 소매물도 가시는
관광객들분이었습니다.
소매물도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특히 오후 12시쯤에는 모세의 기적이라는 바닷길열리는 현상도 있는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모양이었습니다. 다만 소매물도는 쓰레기 반입이 안되는 곳이라서
소매물도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쓰레기는 다시 들고 나와야 하더군요.
매물도 주변 바다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께서 격전을 벌였던 옥포해전, 율포해전, 한산도대첩,
천추의 한이 되는 칠천량해전이 벌어진곳들 이기도 합니다.
승무원에게 물어보면 바로 여기저기다 하며 손가락으로 가르쳐 주시기도 합니다.
배는 저구항을 출발해 매물도[당금마을]에 처음으로 입항을 하게되고
두번째 매물도의 대항마을 이란곳에 입항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매물도를 끝으로 배는 저구항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계속 이 순서대로 운항하게
됩니다. 매물도에서 나갈때도 대항마을 거쳐 소매물도를 들렀다 저구항에 가게 됩니다.
매물도 당금마을에 내리게 되면 부두 바로 앞에 안내소와 구판장이 보입니다.
당금안내소는 사람이 없었지만 당금 구판장은 배 입항 시간에 맞춰 항상 사람이 있습니다.
캠핑을 할 예정으로 매물도에 내리면 당금구판장에 내려서 캠핑장 사용료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예전에는 만원씩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15000원으로 올랐더군요.
구판장에서 캠핑장 사용료를 내고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후에 올라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구판장 물가는 육지정찰제가 아니라 섬 정찰제입니다.
당금안내소 왼쪽에 올라가는 길이 있고 당금 구판장 오른편에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당금안내소 왼편길은 짧지만 경사도가 급하고 당금구판장 오른편 길은 길지만 경사가 완만합니다.
그래봐야 목적지까지는 넉넉하게 5분정도면 도착하게 됩니다.
야영지는 2005년인가 폐교가 된 한산초교라는 곳입니다.
올라가자마자 넓은 풀밭이 보이면서 조망이 시원합니다.
야영지에 도착해보니 딱 한분이 와 계셨습니다.
통영항에서 오셨다고 합니다. 오른편에 노란 형광색 텐트는 제 텐트 입니다.
이 드넓은 야영장에 두 사람만 있게되니 분위기 좋았습니다. 남자 1명 여자한분.
어제까지만해도 이 야영장이 가득찰 정도로 많았다고 하는데 월요일다보니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없던것 같았습니다.
야영장의 부대시설은 참 좋았습니다.
폐교시설을 이용해 개수대시설도 만들었놨는데 물이 뜨끈뜨끈 잘 나왔습니다.
개수대 시설 안쪽에는 화장실과 샤워실도 있었는데 저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수 있어서 좋았네요.
화장실도 곳곳에 있는데 여자화장실 남자화장실 별도로 되어있으며 죄다 좌변식이고 깔끔하고 냄새도
전혀 나지 않을정도로 관리가 잘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개수대시설에는 전기시설도 되어있어서
핸드폰등 충전도 가능할수 있었습니다.
좀전에도 말했듯이 까맣게 잊고 있었던 노란 형광색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간만에 [약 7년정도] 설치를 해서 그런지 그새 실력이 많이 죽었더군요.
의자에 앉아서 난간에 다리를 올려놓고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종일 저러고만 있었습니다.
저 아래 해변으로 내려갈수 있게 데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는 제 양쪽으로 이 섬을 트래킹할수 있는 둘레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의 왼쪽으로는 대항마을쪽으로 난 둘레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둘레길을 걷게되면 해변과 기암절벽을 따라 경치가 절경입니다. 정말 이쁘고 좋아요.
이쪽으로 계속 올라가게되면 흑염소 가족 한무리를 만나게되고 더 올라가다보면
예전에는 전망대였지만 이젠 전망대라고도 할수 없는 데크가 하나 나옵니다.
바라만봐도 좋다라는게 바로 이런것이구나 라는걸 알게되었죠
토요일날 새벽1시쯤 출발해서 아침 8시 30분 배를 타고 들어가 얼른 좋은 자리에 텐트를 설치후
여기저기 구경하다 다음날 11시 30분 배로 매물도를 나오는게 가장 좋을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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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너무 멋진 풍경입니다. 저도 얼른 어디론가 떠나고 싶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