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상추 심어서 먹고 또 먹고 먹다가 남주고 또 먹고
짜장면도 늘 곱배기를 먹는 스타일이라 아내가 그렇게 잔소리를 하는데도
상추를 적당히(?) 심었다가 올해도 질리게 먹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매운 고추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청양고추 마구 심었다가 500개 이상 따서 지인들에게 매운 맛을 보여주었죠. 그 작은 고추모종에서 엄청난 양이 달리더군요.
한 판은 모종문제로 완전히 실패했는데도 질리게 먹고 주변에 기분좋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상추가 나무 수준으로 커졌으니 이제 놓아줄(?) 때가 되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적당히(!) 새로 심었습니다.
일반모종 4천원 어치만 샀는데, 그래도 몇 개월은 원없이 먹을 정도가 나올겁니다.
아내가 너무 촘촘하게 심었다고 텃밭으로 옮기라고 했던 것들은 자라다가 꺾였군요.
잎이 아주 크고 부드럽지만 이건 먹기 그런 것이, 농약을 안쳐서 잎을 들어올리면 벌레들이 '거 참! 예의 좀 지킵시다'라고 합니다. 더운 날에는 정말 바글 바글 피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상용에 가깝습니다.
상추 뒤의 무성한 풀잎은 잡초가 아니라 몇년 동안 돈들이고 공들여서 만들었던 대나무 밭입니다.
파주는 겨울추위가 너무 심해서 봄에 죽순이 2~30개가 올라오지만 겨울에는 거의 모두 죽습니다.
남쪽 따뜻하고 햇볕 잘드는 곳이었다면 지금 대나무가 200 그루 정도는 되었을겁니다.
상추 오른쪽은 씨를 받아서 키운 조선측백나무입니다.
측백나무를 많이 심었었는데 씨를 틔웠다가 묘목이 나오면 저렇게 노지에 심어서 키우거나 주변에 나눠주고 있습니다.
확실히 추운 겨울 노지에서 버틴 측백묘목이 건강합니다. 실내에서 키운 것은 훨씬 잘 자랐지만 밖에 내 놓으면 반쯤 죽는데, 노지에서 키운 것은 색깔부터 아주 푸르고 건강합니다.
작은 텃밭에 하도 이거 저거를 심었다가 실패하고 갈아엎었더니 이제는 심지도 않은 것들이 마구 나옵니다.
작년에 파값이 하도 뛰어서 파를 심었었는데 비료를 안줘서 한 가닥도 못먹었는데, 정말 엉뚱한 위치에서 나와서 꽃도 피웠습니다.
당귀는 올해 심지도 않았는데 불쑥 머리를 내밀어서 아껴 먹고 있습니다.
2022-06-27 16:48:46
상추는 땅에서 기며 자라는 줄 알았는데 이건 거의 관상용 나무 수준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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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저도 상추 키워먹는데요.
처음엔 이걸 키워서 누구 코에 삼키나 했는데 이후 상추값이 올라 금추되면서 꽤 가계절약이 된 것도 있고
매끼 야채먹는 버릇이 생겨서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