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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렌트로부터 직접 듣다, 기포드 강의 / 귄터 가우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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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3-06 08:21:31

어제 트럼프에 대한 콜로라도 피선거 제외를 미국연방대법원(SCOTUS)에서 취소했습니다. 트럼프의 재판지연작전과 함께 다음 대선후보 등극과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가시권으로 들어오는 것 아닌가 하는 절망의 조짐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나폴레옹이 파리로 진군하는 단계마다 달라지던 신문 논조가 생각나고 히틀러가 당선 후에 전체주의 국가로 나라를 바꿨던 역사가 같이 떠오릅니다.

 

아렌트의 말이 지금처럼 절실하게 들리는 것은 그의 말이 오래 전에 있었으나 세상은 걱정 대로 예언처럼 흘러왔기 때문입니다.

 

https://youtu.be/KDO5u2YSbm0?si=BDwEQSPTIvSm7ovt

 

영화 한나 아렌트의 마지막 강의 장면(아래 인용구)은 기포드 강의에서 했던 말이고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극적인 구성을 위해 프린스턴 대학에서 한 것처럼 나온 것입니다.   수정합니다. 애버딘대학 상황 같습니다. 상황이 안 좋으니 강의를 삼가라고 하니까 아렌트가 말하길 수강신청이 미어터진다고 했고 학장 포함 그 강의를 같이 듣는 장면이 나왔으니까요.

 

 

영화 한나 아렌트의 여러 모임 장면에서의 대화는 사실 귄터 가우스와의 인터뷰에서 차용했습니다. 역시 극적인 구성을 위해 사적인 대화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렌트의 텍스트가 영화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인데요. 텍스트를 읽고 고민 좀 해본 다음에 영화를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이런 영화를 본단 말인가~' 자괴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린제이 스톤브릿지 여사의 책 또한 귄터 가우스 인터뷰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세간의 거센 비판에 왜 침묵했는지, (인터뷰에도 나오지만)생각해보면 압니다. 뻘댓글에 반응하지 않는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어쨌든, 이 글 말미에 아렌트의 인터뷰 동영상을 찾았으니 기분 좋습니다. pdf 링크 첨부합니다.


 

This inability to think created the possibility for many ordinary men to commit evil deeds on a gigantic scale, the like of which had never been seen before. The manifestation of the wind of thought is not knowledge but the ability to tell right from wrong, beautiful from ugly. And I hope that thinking gives people the strength to prevent catastrophes in these rare moments when the chips are down. 

이러한 생각의 무능력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규모의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냈습니다. 생각은 지식이 아니라 옳고 그름,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생각이 사람들이 위기의 순간에 재앙을 막을 수 있는 힘을 주기를 바랍니다.

(1973~ 1974  Gilford Lectures at the University of Aberdeen 중 Thinking의 세 번째 장 What makes us think의 마지막 단락) - The Life Of The Mind로 출간

  

The Life of the Mind

https://www.goodreads.com/book/show/127233.The_Life_of_the_Mind

번역판 : 정신의 삶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4367405 

 

 The venture into the public realm seems clear to me. One exposes oneself to the light of the public, as a person. Although I am of the opinion that one must not appear and act in public self-consciously, still I know that in every action the person is expressed as in no other human activity. Speaking is also a form of action. That is one venture. The other is: We start something. We weave our strand into a network of relations. What comes of it we never know. We’ve all been taught to say: Lord forgive them, for they know not what they do. That is true of all action. Quite simply and concretely true, because one cannot know. That is what is meant by a venture. And now I would say that this venture is only possible when there is trust in people. A trust—which is difficult to formulate but fundamental—in what is human in all people. Otherwise such a venture could not be made. 


공공 영역으로의 진출은 저에게 분명해 보입니다. 사람은 한 사람으로서 대중 앞에 자신을 노출시킵니다. 저는 의식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서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행동에서 그 사람은 다른 어떤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표현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말하는 것도 행동의 한 형태입니다. 그것은 하나의 모험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합니다. 우리는 관계의 네트워크에 우리의 가닥을 엮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말하도록 배웠습니다: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자기가 하는 일을 알지 못하니이다. 이는 모든 행동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고 구체적으로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험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이 벤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공식화하기는 어렵지만 근본적인 신뢰는 모든 사람에게 있는 인간적인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모험은 불가능합니다(1964년 10월 28일 귄터 가우스 인터뷰에서)

 

Hannah Arendt (1964) - What Remains? (Full Interview with Günter Gaus) 

- 자동자막 설정으로 한글지정 가능

https://youtu.be/dVSRJC4KAiE?si=7MgpanBY9WYYfiWJ

 

인터뷰 전문 PDF 링크(영문) 12페이지

https://newdoc.nccu.edu.tw/teasyllabus/117154104580/A%20Conversation%20with%20Guenter%20Gaus.pdf

 

Hannah Arendt: The Last Interview and Other Conversations 

https://www.goodreads.com/book/show/17568814-hannah-arendt

 

번역판 : 한나 아렌트의 말 - 정치적인 것에 대한 마지막 인터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9562203

님의 서명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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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WR
Updated at 2024-03-06 06:26:20

https://youtu.be/EMUae5HXgOQ?si=9DH76iZTwGt6UvV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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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07:04:57

넷플릭스에서 본 것 같은데 얼른 봐야겠습니다
아 참.. 예습을 못했지.. 읽어본 것이라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밖에 없네요

WR
2024-03-06 07:59:21

이런 종류 책들이 다 그렇듯 번역 단어(한자어)가 더 어려운 느낌이에요.

1
2024-03-06 09:53:11

아이히만@예루살렘도 내용들 중 철학적 개념들은 도통 정리가 안되었고, 나찌의 유태인 탄압 때 동유럽국가들(대부분 식민지 수준이었던)과 같은 유태인 지도계층의 역할이 생각보다 컸다는 역사적 내용들이나 겨우 건질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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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3-06 09:12:47

사유의 부재
고민하지 않는 것
맹목적 추종

요즘 현실을 돌아보게 합니다.

WR
2024-03-06 08:00:20

정말 딱 맞아 떨어지죠.

1
2024-03-06 08:41:42

여기도 절망의 꽃이 피어날 조짐이 보입니다.

WR
1
2024-03-06 08:54:29

전세계적인 조류죠 ㅠㅠ. 스톤브릿지 여사가 한국의 촛불을 사례로 들지 않고 포루투갈의 카네이션혁명을 실천의 예로 들었습니다. 조금 섭섭했지만 우린 퇴조하고 있는 마당이기에 앞으로 잘하면 되지않겠냐 하면서 읽었습니다.

1
2024-03-06 08:56:16

희망의 꽃이 피기 위한 역사의 무의식적 과정으로 이해하면 속은 덜 쓰릴 것 같습니다.

WR
Updated at 2024-03-06 09:00:18

트럼프가 미연방대법원을 장악한 결과가 나와서 엎치락뒤치락,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와 서로 엇갈리지만 동시대적 현상을 교대로 볼 것 같습니다. 

망겔의 말이 옳았다는 것(지난 번에 썼던 글 제목)은 세상사 잊(은 척하)고 책 읽는 게 옳다는 생각이었네요. 학자들 선비들 다 죽었냐 원망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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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09:57:54

한나 아렌트 작품은 한국 넷플릭스에 올라오지 않은 거 같네요. 아쉬워라. 좋아하는 정치사상가라 더 집중해서 이번 포스팅 읽었답니다.
이제 트럼프는 공공의 영역에서 대놓고 인종차별 발언을 하더군요. 바보가 아닌 이상 필패가 확실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규합하기 위함이라기보단, 불법이민자들을 포함 하위 계층에 속한 유색인들과의 충돌과 갈등 및 PC나 BLM 운동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 등을 확실한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겠죠.
‘생각은 지식이 아니라 옳고 그름 및 미추를 구분할 수 있는 힘이며, 이것이 사회가 위기에 처한 순간 한 데 모여 반현될 수 있길 바란다‘란 아렌트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 하나 남겨둔 바람이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WR
Updated at 2024-03-06 10:08:19

https://youtu.be/SKTVXMK_LmU?si=v-0b4WlUJkzgl9Ul
한글 자동자막 되네요.
영어자막은 괜찮은데 한글자막(독한번역)은 처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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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11:47:58

독일사를 (쬐끔) 들여다보면서 (얄팍하게 알았지만)아렌트에 대해서 실망하긴 했습니다만 그랬군요님의 글을 보고 기회되면 깊게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글의 이동기의 글처럼 아무래도 역사 전공자와 철학전공자는 인식차가 큰가 봅니다. 물론 나치와 그 시대에 대한 역사학의 발전?도 그 차이를 키웠다고 봅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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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3-06 14:06:23

파고비지철철님의 댓글에 어떤 답을 할 지적능력이 제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망하셨다는 말씀과 역사학의 발전에 대한 말씀을 읽고 이전 글의 댓글(신고했다면 삭제됐을 내용이지만 저는 로그아웃해야 볼 수 있습니다)을 먼저 읽어봤고 눈 씻은^^ 다음에 제가 링크했던 글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책과 영화를 보는 중에 저 나름대로의 생각은 정리됐지만 제 생각이 맞다고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뉴욕타임즈 편집국에서 한나 아렌트의 제안을 왜 받아들이냐, 철학자는 마감을 지키지 않는다는 직원의 질문에 '전체주의의 기원'도 읽어보지 않았느냐~명철하지만 추상적이기 때문에 아렌트가 왜 가고싶어하는지 이해한다고 편집장 윌리엄 숀은 말합니다.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아렌트의 원고를 타임스에 실은 것도 숀이었죠.

 

철학자는 아니잖느냐는 반문에 서구문명기반으로 제3제국에 대한 책을 쓴 첫 번째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이미 철학자인 셈이죠. 남편이나 야스퍼스나 하이데거하고는 Thinker라고 자리매김하며 대화합니다. 이미 철학자죠. 인터뷰에서의 답은 이렇습니다.

 

I am afraid I have to protest. I do not belong to the circle of philosophers. My profession, if one can even speak of it at all, is political theory. I neither feel like a philosopher, nor do I believe that I have been accepted in the circle of philosophers, as you so kindly suppose. But to speak of the other question that you raised in your opening remarks: you say that philosophy is generally thought to be a masculine occupation. It does not have to remain a masculine occupation! It is entirely possible that a woman will one day be a philosopher …이 뒤로도 재미있는 맥락의 대화가 이어지긴 합니다.

 

역사적 사실, 아이히만 재판과정의 동영상을 통해 알 수 있는 아이히만의 발언과 아렌트 보고서의 활자 자체만을 가진다면 역사적 관점의 글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아렌트의 글을 읽고 아이히만에게 속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지능들에 대해서 당혹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여성폄하적 생각까지 포함됐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렌트는 바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다시 읽힐까요. 읽는 사람에 따라, 시점에 따라 해석이 맥락이 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정치이론가라고 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21세기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어처구니 없는 현실들에 대한 설명이 가능합니다. 아렌트의 '정치이론'이로요.(저는 겨우 이해만 하는 정도지 말로 풀어서 남을 이해시킬 정도가 못 됩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정도의 지식도 자료도 없습니다만 한나 아렌트의 말과 글을 직접 읽고(독일어가 아닌 영어라서 불만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아렌트는 초기의 몇 저서 말고 영어로 저술했습니다. 영화에 보니 절친 메리 매카시와 비서 롯데가 번역 편집작업을 하는 모습도 있더군요.) 제가 이해하고 생각한 바로는 아렌트에게 실망할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고백합니다만, 저는 번역을 100프로 신뢰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장황해서 괜히 귀찮게 해드렸습니다. 그냥 파고비지철철님이 말씀하셨듯, '기회되면 깊게 보시면' 될 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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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14:36:10

1. 제가 오히려 그랬군요님을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장문의 본문과 댓글로 써주셨는데 제글이 까칠했습니다.
2. 저 또한 이번 글을 포함하여(또한 다른분들의 글도 포함하야) 지적할만한 '지적능력'은 없거나 있더라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가끔 써놓기도 하지만 부쓰러율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랬군요님의 글을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또는 제가 읽을때는 몰랐거나 무심히 지나친 부분에 대해서, 다른 연관 분야나 심지어 일상생활에 빗대어 설명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주 감탄합니다. 그리고 그랬군요님의 글에 댓글을 다시는 분들에 대해서도요)
3. '기회되면 깊게' 보겠다는 것은 2번째 이유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만 당장 다시 볼 여유(시간과 심리 모두)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나름의 독서계획이 있기도 하고요. 빈말은 절대 아니구요.

WR
2024-03-06 14:50:06

1. 오히려 제가 경솔하게 비쳐졌을까 걱정입니다. 


2와 3. 늘 댓글로 많이 배우면서도 그런 댓글을 반기기도 귀찮아 하기도 합니다, 배울 게 너무 많아져서요. 현재계획에 영향을 줄 정도 분량의 노력이 필요한 어떤 것은 지금까지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느끼지 않은 분야라는 결론을 자주 내리고 일단 비킵니다^^ 저도 파고비지철철님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계획과 그 진행에 따른 생각이 늘 있기에 댓글로 배운 것들과의 이종교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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