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라임차한잔
자동
비밀번호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잡담] 5분만 더 통화하자.

속삭임
8
  2982
Updated at 2013-02-01 23:51:58
얼마전에 친구의 고민 이야기를 며칠 연속으로 듣다가,
마지막엔 몇차례나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 패턴에 힘들어서
제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마무리지은 적이 있었어요..

다소 서두르는 인상의 마무리였고, 바빠서 미안해..라고 이야기 하긴 했지만 
마음이 좀 찜찜했습니다. 친구도 어쩐지 섭섭해하는 기색이 느껴졌고요.
그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왔지만, 같은 이야기가 한참동안 또 계속될 것을 생각하니
전화를 받기도 전에 지쳐서 그냥 '어쩔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외면해버렸어요.






그리고 오늘 저녁에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어요.
요즘 남자친구는 두달 넘게 일주일에 3,4번은 야근 중인데,
주말에는 다행히 근무를 안하지만 굉장히 지친 상태입니다.

그래서 근무시간엔 거의 연락을 못하고,
야근 끝나고 자정 다되어서 집에 들어갈 때 보통 연락을 하더라고요.
이 때 하루에 있었던 일을 서로 이야기 하기도 하고,
라디오나 책에서 알게 된 재밌는 것들을 나누기도 했어요.

물론 빨리 자야 하니 길게 통화를 못하고,
밀린 온갖 말들은 주말에 만나서 계속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오늘은 계속 야근을 하게 만들었던 일이 드디어 다 끝나서
굉장히 좋아하면서 전화를 했더라고요. 지쳤지만 행복해보였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좀 길게 통화를 해야지 싶었는데,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오랜만에 좀 일찍 자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응 그래 어차피 내일 볼건데 어서 자^^;.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 해야지 하고 기대했던 마음이라, 내심 좀 섭섭함은 있었어요.
그래도 뭐 할 수 없지.. 하고 책이나 보려고 했더니,
다시 전화벨이 울려서 보니 남자친구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동안 평일에 거의 대화를 못했는데,
좀더 이야기 하고 싶어서...
대신 우리 딱 5분만 통화 더 하자! "




이게 별거 아닌데 갑자기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시무룩했던 마음이, 마치 꽃망울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것 같았어요.
아마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5분이 있다면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친구가 전화했을 때, 그냥 외면하거나 중간에 끊지 않고,
딱 5분만 참자하고 더 이야기를 들어줄걸 싶어서 미안해졌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크게 어려운게 아닌데, 참 건조하게 끊어버렸네 싶었어요.
내일 슬쩍 연락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이야기를 더 들어줘야겠네요.


아무리 바쁘고 지쳐도, 잠깐 5분의 시간을 내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34
댓글
안녕내사탕
2013-02-01 14:49:07

이야기를 들어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먼저 묻는게 ...ㅠㅠ 아, 아닙니다. ^^;

WR
속삭임
2013-02-01 14:50:25

아..ㅠㅠ 뭐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동성 친구라도 =ㅁ=;

Badman
2013-02-01 14:53:08

엉엉~후렌들리하게 토킹어바웃할 누군가가 있는지 먼저 물어보셔야하는거 아닙니까?ㅜㅜ 소새드 하다보니 안쓰는 잉글리쉬가 막 터져나오는군요.^^

WR
속삭임
2013-02-01 14:54:33

=ㅁ= 남자분들은 친구분들이랑 이야기를 잘 안하시나요?;;그러고 보니 술자리가 아니면, 거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ㅠㅠ

장미의기사
2013-02-01 14:58:13

저는 요즘 윌슨하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ㅜㅜ

WR
속삭임
2013-02-01 15:00:52

아아(...)ㅠㅠ

알폰스
2013-02-01 14:58:37

전 그 비슷한걸 10년동안 해줬더니 결혼 해주더라구요 ㅎㅎㅎ 지금은 반대로 집사람이 제 이야길 많이 들어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있구요 ^^ 빠른 시간안에 좋은걸 깨달으신거 같습니다

WR
속삭임
2013-02-01 15:02:01

와 굉장히 보기좋은 부부세요 :) 가끔 주말 카페 테라스에서 노부부가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도 정말 보기 좋더라고요.저렇게 늙어가는 커플이라면 좋겠네요 >-<

moviewolf
2013-02-01 15:01:55

하아....114분들에게나 전화해야지... '사랑합니다 고객님~' '정말입니까?'

WR
속삭임
2013-02-01 15:03:27

아니 왜 한숨을 쉬세요 =ㅁ=; 그나저나 요즘 '나도..'이렇게 대답하는 분들 때문에, 사랑합니다 고객님 이거 안한다고 하더라고요;; 어지간히 장난치는 분들이 많았나봐요 ㅎㅎ

멜빌
2013-02-01 15:03:30

5분 동안 통화할 애인 있냐고 먼저 물어보는게 예의 아닙니까

WR
속삭임
2013-02-01 15:04:50

아니 애인 말고, 친구라도 =ㅁ=;; 사랑에 에로스만 있는게 아니잖아요ㅠ

장미의기사
2013-02-01 15:11:32

남친끼리는 1분이상 대화를 안하죠 --;

WR
속삭임
2013-02-01 15:15:43

ㅠㅠ

vassline0
2013-02-01 15:13:32

이거 참 알만하신 분이...

WR
속삭임
2013-02-01 15:15:33

ㅎㅎㅎㅎ 아 그런데 남자분들은 정말 단답식으로만 말하고 끊으시나보네요;; 여자친구와는 어떻게 그렇게 길게 통화가 가능한걸까요-ㅁ-

에어마에노군
2013-02-01 15:15:22

아름다운 분이시네요

WR
속삭임
2013-02-01 15:16:09

남자친구가 센스가 있어서, 좀 섭섭할 뻔 했다가 기분 좋아진..:)

조브로스
2013-02-01 15:16:03

여보여보5분만진정하고내얘기를먼저들어줘그손에들고있는것좀내려놓고5분만진정~~~~

WR
속삭임
2013-02-01 15:16:43

ㅎㅎㅎㅎ 두번 연속 부르시는걸 보니, 뭔가 크게 잘못을 =ㅁ=;; ㅠㅠ

조기은퇴후탈한국go
2013-02-01 15:22:57

훗...좋은 때군요. 전화가 지겨워질 때가 올껍니다. ㅎ 악담은 아니고 현실이죠. 저도 어릴적에는 전화로 밤새 통화하기도 했던 추억이 있네요.^^

WR
속삭임
2013-02-01 16:04:22

ㅎㅎ 지금 안지는 한 6년 되었고, 사귄건 합치면 3,4년정도 되었는데 저정도 통화하는 건 괜찮은 것 같아요. 학생 때랑 서로 환경도 많이 다르고 잘 만나질 못하니, 오랜만에 보면 오히려 할 말이 더 많네요 -ㅁ-;;

벨스톤
2013-02-01 15:30:09

남친은 행복한 사람!

WR
속삭임
2013-02-01 16:04:51

한쪽이 행복해야, 다른 한쪽도 행복하더라고요 ^^;

청계천공장장2
2013-02-01 16:40:34

단 1분이라도 소중한 사람과 통화는 행복하죠.~

WR
속삭임
2013-02-01 17:14:00

네 누가 챙겨주는 느낌이나 생각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

romanticist
2013-02-01 16:49:40

메모용 리플..

WR
속삭임
2013-02-01 17:14:10

으음? ^^;;

...............
2013-02-01 23:12:26

글 참 잘 쓰시네요 ^^

WR
속삭임
2013-02-02 04:53:06

감사합니다 :)

세기말블루스
2013-02-01 23:24:11

염장지르기 대마왕

WR
속삭임
2013-02-02 04:53:39

어느순간 대마왕으로 레벨업을!^^:;;;

브릿쯔
2013-02-02 02:40:07

여자친구가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저도 흐뭇해집니다 ㅎㅎ 지금 전화한통걸어봐야겠어요!!

WR
속삭임
2013-02-02 04:53:55

네 전화해주세요 :)

댓글 남기기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