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잡담] 지검장님이 불쌍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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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2 17:25:55
아래 몇몇 글에 당황스런 댓글들이 보여, 솔직히 너무 불쾌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지검장이 음란행위를 인정한 뒤, 이상할 정도로 옹호하는 의견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오늘 프차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각종 포털들, 종편 방송 등에서도 그런 경향이 보이더군요. 병이라는데 불쌍하다, 외로우니까 그랬나보다, 뭐 가벼운 일이니 성폭행이나 비리에 비하면 별 거 아니지 않느냐…
다들 뭔가 크게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제주지검장이 문제가 된 것은, 어느 동네 화장실이나 아무도 안다니는 어둡고 좁은 뒷골목에서 몰래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그 장소까지 “굳이” 쳐들어와서 잡아낸 그런 사건이 아닙니다.
지금 저 사람은 대로변, 그것도 여고와 가까운 장소에서 자위행위를 하다 적발된 것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피해자”인 여고생도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의도된 피해 대상입니다. 그런 장소에서 그런 행위를 한 자체가 전형적인 “누가 날 봐주기 바라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그런 행동입니다. (우리 인간적으로, "그래도 설마 누가 정말 볼줄은 몰랐겠죠"라는 바보같은 소린 하지 맙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지금 저 여고생은 엄연히 "피해자"입니다. “불쌍한 아저씨가 혼자 노는데 괜히 가서 망신주는 우연히 지나가던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고 길을 가다가 갑자기 무서운 상황에 마주쳤지만, 용기를 내서 신고한 피해자란 말이지요. 어느 포털 뉴스 댓글에서는 그거 신고한 여고생이 얄밉다는 얘기까지 나오더군요. 세상에... 그런 댓글 다는 사람들 솔직히 정신이 나간 거 같습니다.
심지어 공중파는 물론 종편에서도 cctv로 계속 보여주었듯이, 젊은 여성들을 일부러 따라다닌 정황도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것은 범행과 별개의 “그냥 무심결에 따라가본”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만, 여전히 불순한 의도가 의심됩니다.
성접대나 별장파티에 비하면 귀여운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자꾸 보입니다만, 어불성설입니다. 똑같이 나쁜 행위입니다. 아니, 미성년자인 여고생들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죄질이 더 나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지검장으로서 일화들을 보니 나쁜 사람이 맞구나…” 이것도 아니죠. 이 사람이 검사로서 직분을 다하지 못한 것과 변태 행위를 한 것과는 별개이죠. 하나마나할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 아닙니까.
아무리 디피가 남초 사이트라지만 저런 파렴치한 범죄, 심지어 본인이 인정까지 한 범죄에 대해서까지 옹호하는 의견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본인이 “인정한” 것도 빼도박도 못하게 증거가 나와버려서 어쩔 수 없이 인정한 것 아닌가요?
미성년자 여고생들 다니는 대로에서 물건 꺼내놓고 자위행위를 해도 “불쌍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회. 우리나라 여자분들이야말로 진짜 불쌍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게 여러분들 자녀를 키우고 싶은 사회인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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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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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좀 놀랬어요... -_-
설사 뒷골목에서 했더라도 마찬가지에요... 길거리에 차 세워놓고 카섹스하는 것도 걸리면 음란 공연죄입니다..
그런 행위를 편들어준다는거... 익숙한 분들 닉네임까지 보이니 당황스러워서 차마 댓글 달 생각도 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