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빔 프로젝터 에코모드가 과연 밝기만 낮추는 걸까요?

A. 현상 해설

에코 모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여' 전기를 아끼고 소음을 줄이는가는 제조사마다, 그리고 프로젝터 클래스마다 다릅니다.

1. 기본은 광량을 줄여서 전기를 아끼고, 이렇게 하여 발열이 줄게 되니 팬 소음을 줄이는 게 일반적

2. (1에 추가로)영상 프로세서 혹은 기타 화질 관계부의 구동을 바꾸어, 발열이나 소음을 더 줄이는 방식

(예를 들어 단판 DLP 프로젝터는 컬러휠 회전 속도를 좀 줄이는 등등.)

일반적으로 하우징이 작고 기본 발열 대책이 부족한 프로젝터일 수록 1+2를 씁니다. 대개의 엔트리 프로젝터가 이런 계통이고요. 고급기일 수록 발열 대책을 철저히 하여 기본 소음을 줄여서 1번만으로 에코 모드가 설정되도록(= 이것만으로 충분하도록) 만듭니다. 더불어 소니 같은 메이커는 고급기 VW 하위의 HW 모델부터 이미 후자의 공식을 따르는 식으로, 프로젝터 클래스마다/ 제조사마다 에코 모드의 안배는 다릅니다.

1번만 사용하는 에코 모드는 당연히 광량 낮춤에 따른 변화만 동반하며, 이때의 색감 변화는 역시 당연하게도 적절한 사이즈의 스크린(= 더 낮은 광량으로도 충분한 작은 사이즈 스크린 같은)과 영상 셋팅 조정으로 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2번의 경우엔 당연히 본문대로 근본적인 화질 저하를 수반하니, 셋팅 조정으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합니다.

B. 기타 조언

그런데 사실 색감, 화질보다 무조건 소음 위주로 프로젝터를 고르는 건 '화질'을 따지는 사람에겐 금기사항입니다. 왜냐하면 프로젝터의 소음을 줄이는 방법이란 뻔한 것이라, 바꿔 말하면 줄일 방법은 제조사마다 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클래스와 가격대별로 가능한 수준으로만 안배하는 것뿐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100만원대 가격에 같은 디바이스(보통 이 가격대는 단판 DLP) 조건에서 20dB 소음인 프로젝터와 30dB 소음인 프로젝터는, 전자가 기본 광량이 훨씬 낮든가 아니면 상기 2의 방식으로 기본 소음을 낮춘 것뿐입니다. 차라리 30dB 프로젝터는 좀 소음을 감수하고 좋은 화질로 쓰든가 or 에코 모드로 화질 저하를 감수하든가 하는 택일이라도 가능하지만, 20dB 프로젝터는 그냥 무조건 낮은 화질(= 소음 큰 프로젝터의 에코 모드만도 못한 화질일 수도 있는 수준)만 봐라 밖에 안 되는 식입니다.

보통 상기 가격대 단판 DLP라면 우선 기본적으로 더 낮은 배속의 혹은 조악한 컬러휠을 쓰는 식으로 소음을 줄이며, 이게 제조단가를 낮추는 데도 유리하니까 제조사로선 1석 2조입니다. 물론 제조사마다 단가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위 가격대가 절대적인 견본은 아니고요. 한 마디로 결론은 '스펙표를 보고 물건을 정했으면 되도록 시연을 하시라.'입니다. 프로젝터는 TV에 비해 환경과 개개인간 변수폭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정말 마구다지로 쓸 게 아니라면 시연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