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 케이뷴샤 대백과와의 추억
시절이 하수상한데, 하필 어린 시절의 추억 대부분이 일본 애니메이션과 관련이 깊은지라 정치 따로 문화 따로라고 합리화 하면서 전에 예고했던 대로 오늘은 케이뷴샤의 대백과 중 제가 소장하고 있는 여덟 권을 소개해드립니다.
첫 번째로 '전괴수괴인대백과'는 일전에 소개한 대로 능력개발사가 1981년에 펴냈던 '로봇대사전'의 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컬러 페이지엔 유명 로봇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들어 있습니다. '미래로보 달타니어스'와 '우주대제 갓 시그마'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중학시절 빅토리에서 나왔던 달타니어스의 프라모델과 아카데미에서 나왔던 갓 시그마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은 전혀 모르고 프라모델만 만들며 상상의 나래를 폈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본문엔 위 처럼 주인공 로봇이나 파일럿, 그리고 악당 세력들에 대한 해설이 세밀한 그림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대략적으로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알 수 있었지요. 달타니어스는 몇 년 전 초합금혼으로 발매된 제품을 구매하여 즐겁게 보관하고 있습니다. 추억의 힘은 무섭지요.
두 번째는 '우주전함 야마토 대백과'입니다. 이 책을 사러 명동 뒷골목에 갔던 고등학생 시절엔 대만 대사관 앞에 일본서적 전문점이 즐비하게 있었더랬는데, 지금은 단 한 곳만 남아 있더군요. 아무튼 당시 서점 안에 꽤 많았던 대백과 중에서 왜 야마토 대백과를 구매했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지만, 대략 중학시절에 가지고 있던 책받침 때문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 책받침엔 고다이 스스무와 모리 유키의 그림이 인쇄되어 있었고 Pan Korea라고 적혀 있었거든요. 케이뷴샤의 대백과를 소개한 책을 보니 이 대백과가 일본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 책 중 한 권이더군요.
내부엔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을 싣고 있습니다. 나이 50이 넘어서야 야마토 TV판 1기를 보았으니, 일본에서 1974년에 방영한 이후 실로 40여년 만의 대사건입니다. 살짝 지루해서 졸기도 했지요.^^
흑백 페이지엔 TV판 에피소드 해설과 각종 설정자료들이 알차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시간날 때 타 출판사에서 나온 야마토 설정집들만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대망의 '마징가 Z 대백과'입니다. 마징가 Z는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는 슈퍼로봇의 원조이지요. 국민학생 시절 얼마나 자주 마징가 Z를 그렸었는지... 순전히 기억에 의지해서 그렸지만, 그렇게 즐거웠던 시절은 지나가고 어느덧 흰 머리가 숭숭 난 중년 아저씨가 되었네요. ㅠㅠ
컬러 페이지엔 애니메이션의 장면들과 일러스트레이션이 가득 차 있습니다. '가자, 파일더 온!'이라 쓰여 있군요. 수영장 물이 갈라지면서 마징가가 등장하는 장면이 어쩌면 그렇게도 박력이 넘쳤는지!
일본 수퍼로봇의 아버지라 할 나가이 고가 말하는 마징가 Z 비화! 나가이 고의 초기 디자인은 지금과는 약간 달랐고 이름도 '아이언 Z'였습니다. 가부토 코지가 탑승하는 방법도 등 뒤로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가 두부 뒤를 통해 도킹하는 방법이었구요. 고심을 거듭하며 지금의 디자인으로 확정된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징가 Z 관련서도 나중에 시간 날 때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네번 째는 '우주전사 바루데이오스(발디오스)'입니다. 이 책은 사전 정보도 전혀 없이 순전히 주인공 마린 레간과 바루데이오스가 너무 멋져서 충동구매 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표지엔 'TV판 에피소드 전 39화와 SF 아니메 철저해부 및 메카와 캐릭터 미술설정 전수록'이라고 쓰여 있고, 역시 알차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마치 사무라이를 닮은 듯, 디자인이 고쇼군이나 다이탄 3와도 비슷한 모습의 바루데이오스! 나이 40이 넘어서 정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야마토처럼 지루해서 아직도 완결을 못 본 비운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ㅠㅠ
선화 디자인도 깔끔하고 설정도 간결해서 슈퍼로봇 계열의 하나로 당당히 낄 수 있는 로봇이지요. 저는 이런 디자인 좋아합니다.
다섯 번째는 '히어로 로봇 대백과'입니다. 여러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봇들과 특촬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전괴수괴인대백과'에 비해 내용은 적지만 그만큼 시원시원한 편집에 간결한 해설로 읽고 보기엔 더 편합니다.
많은 애니메이션이 소개되어 있는 컬러 페이지에서 고른 '은하선풍 브라이가'라는 작품인데, 해설을 통해 대략적인 줄거리만 알고 있고 정식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제겐 신비의 애니메이션 중 한 편으로 남아 있는 작품입니다.
흑백 페이지에서 고른 '기동전사 건담'. 이 책이 발행된 1982년까지만 해도 이후 건담이 이토록 거대하게 성장하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겠지요. 물론 너무 건담 위주로만 돌아가고 있는 일본의 로봇 애니메이션 업계와 플라모델 업계 그 자체의 한계점도 명확하지만, 건담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확대시켜온 서브컬쳐는 무시할 수 없겠지요. 아무튼 나이 40이 넘어 비로소 전 편을 다 보게 되었고,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 영향인지 건담 설정자료집도 꽤 많이 모았는데, 이것들도 기회가 되면 소개하겠습니다.
여섯 번째부터 여덟 번째까지는 몇 년 전 국내 모형전시회에 참가한 어느 업자께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것을 거의 강탈하다시피 빼앗아 큰 돈을 주고 구매한 것들입니다. 이 책들은 복각판으로 인쇄의 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발행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본래 전 4권이 복각된 것으로 판권에 표시되어 있지만 세 권만 구할수 있었네요. 우선 위의 책은 1982년에 나온 것을 복각한 것입니다.
컬레 페이지에 소개된 초대 건담의 모습이 멋집니다. 이후 모든 건담의 원조로써 RX-78이라는 형식번호는 건담 팬들에겐 영원히 기억되겠지요.
흑백 페이지엔 책 제목처럼 작품에 나온 각종 메카들에 대한 해설이 일러스트레이션과 내부 투시도 등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특히 내부 투시도는 건담과 자쿠를 디자인한 일본의 제 1세대 메카닉 디자이너인 쿠니오 오카와라의 그림으로 매우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반다이 MG의 내부골조 설계에 영향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중학시절, '로봇대사전'에 소개된 이 투시도를 수십 번 따라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일곱 번째는 '기동전사 Z건담 대백과'입니다. 이 책은 1985년에 발행된 것을 복각한 것으로 판권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등장!! 뉴 타입의 모빌 슈트'라고 쓰여 있군요.
컬러 페이지에 소개된 Z건담입니다. '새로운 희망 이것이 Z건담이다'라고 쓰여 있군요. 전 이 디자인을 참 좋아합니다. 최근에 반다이의 MG를 조립했는데, 품질이 참 좋더군요. 물론 이 작품도 나이 40이 넘어 다 보았지요. 카미유 비단의 비극적 스토리가 아직도 마음을 울립니다.
흑백 페이지에 소개된 Z건담. 스펙과 간결한 해설이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여덟 번째인 '기동전사 건담 ZZ 대백과'입니다. 이 책은 1986년에 발행된 것을 복각한 것으로 판구너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최강의 건담 드디어 시동' 이라고 쓰여 있군요. 역시 최강의 건담임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알았습니다.
디자인도 멋지고 변형하는 모습도 멋진 최강의 건담이지요. 이것은 반다이 구판 MG로 만들어 보았는데, 최근에 카토키 버전을 구매하고는 아직도 못 만들고 있습니다. 손가락 관절도 아프고 노안이 심해서 언제쯤이나 만들지 ㅠㅠ
흑백 페이지에 소개된 ZZ 건담입니다. 선화 디자인과 스펙 소개가 애니메이션을 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케이분샤의 대백과 시리즈를 추억하는 두 권의 책을 소개드립니다. 비록 각각의 대백과 표지와 그에 대한 간략한 해설에 그치고 있지만, 이 것만으로도 지나간 시절을 소환하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일본인이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각각 70~80년대와 90~2000년대에 발행된 대백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관심을 기울였더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대백과들을 소장하고 있겠지요. 아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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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7 09:06:27
저도 마징가제트 게이분샤 대백과 가지고 있었는데 아직도 보관하고 계시니 부럽네요. 부활하라 게이분샤 대백과가 두 권이었네요? 90년 이후 버전도 나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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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보물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