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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포) 엑소더스 - 신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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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12-09 22:17:01

● 디피인들은 영화의 호불호에 관한 타인의 취향을 존중합니다.
● 영화의 반전이나 결말 등에 대한 정보가 본문에 포함될 경우, 반드시 게시물 제목에 '스포일러'라고 표시를 해주세요.

 

오랜만에 성경을 소재로 한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는 성경속의 캐릭터들을 재해석한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모세는 좀더 진취적인 인물로 보이고, 람세스는 개인적으론 그리 나쁘게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초반부는 그래도 성경의 내용을 따라가려 나름 노력하는데 중간에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지더군요.

 

바로 신의 대리인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 말입니다. 꼬마로 말이죠.

 

단순히 신을 철부지 꼬마로 묘사하려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즈음에

 

모세가 자신의 아들에게.. 신의 대리인의 모습을 떠올리는 광경에서

 

모세가 그때부터 미친 것은 아닐까 여겨지더군요. 

 

목숨이 위태로은  상황에서 환각에 빠져 헛것을 보거나 듣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미쳐버린 모세는 행복한 가정을 버리고 자신의 백성을 구하려 이집트로 다시 돌아가는데

 

십보라는 신을 원망하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은 이후에 람세스가 하는 말과 의미상통하죠.

 

그런 신이 어디 있냐.. 가정을 버리라 하는.., 아이를 죽이려 하는..

(꼭 누군가에게 하는 말 같음)

 

 

 

아내가 그러든지 말든지 떠나 버린 모세는 자신이 당신들을 구하려고 왔노라 하면서 

 

히브리인들을 결속시켜 람세스에게 반격을 가하는데.. 신의 도움을 구하지 않습니다.

 

레지스탕스가 되어서 무력도발을 감행하죠. 결국 언젠간 우리의 승리가 될것이다 라고..

 

여기서 신의 역할은 그저 그 기간을 단축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신의 도움없이도 언젠가 자유가 되었을 것이라는...의미처럼요.

 

 

 

그리고 탈출에 성공하는데 마지막 석판을 새기는 장면도 재미있더군요.

 

모세가 직접 글을 새기고, 신의 대리인은 시중(?)을 들고 있는 모습이...

 

그리고 나중에 신의 대리인은 모세 곁을 떠나고, 남는 건 모세와 석판뿐인데

 

..영화 전체적으로 신은 바로 모세의 마음 속에 있었다라는 인상을 풍깁니다.

 

개인적으론.. 그냥 모세가 미친 것처럼 느껴지지만요..

(이 글은 출애굽기가 아닌 '엑소더스'를 보고 남긴 감상기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갑자기 크리스천 베일의 인터뷰가 떠오르는군요.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아들을 통해 신의 모습을 투영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 재앙도 이집트의 첫 아들들을 죽이는 것이었죠. 이집트의 신을 죽이듯이..

(이 영화에선 장자라는 표현이 없었던 것 같지만..)

 

그리고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가족에게 돌아온 모세는

 

이미 그 터전을 일구고 있던 아들을 멀리하고 자기 갈길을 갑니다... 

 

 

성경을 읽었을 때 느끼지 못한 것을 이 영화에서 느끼게 되더군요.

 

자식은 신과 같은 존재다란 느낌을 살짝 받았습니다. 너무 과한 생각이기도 하지만요.

 

영화가 끝나고 나온 문장처럼.. (토니 스콧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위를 볼 게 아니라 옆을 돌아보며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일깨우려 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신은 우리의 마음속에.. 그리고 우리의 곁에 있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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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4-12-09 10:54:13

마음속에 있었다기에는...마지막 재앙이...

WR
2014-12-09 11:23:54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단점 중 하나는 시종일관 출애굽을 현실적으로 그리려 노력하다가 마지막 재앙만 종교적으로 퉁 치버렸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홍해도 썰물로 표현했으면서.. 그래서 이 영화가 종교적인지, 비종교적인지 감을 못 잡겠더군요, 어쨌든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로 봐서 신이란 존재는 모세의 마음속에 있었던 건 아닐까 여겨지더군요. 종교적으로 보나, 비종교적으로 보나 신이 모세의 마음 속에 있었다는 건 크게 다르게 여겨지지 않을거라 생각했거든요.

2014-12-09 13:37:53

저는 모세가 미신같은거 전혀 안믿다가 짱돌에 머리 두대 맞고부터 급격하게 신을 믿는 모습을 보고 미친걸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느꼈습니다. 혼자 얘기하는걸 아론이었나 그 사람이 보는 모습을 몇번 보여준 것도 그렇구요. 각종 재앙이나 홍해신도 인과관계를 들거나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도 그렇구요. 다른 해석의 여지를 너무 많이 주면서 모든게 모호해진게 이 영화의 문제같습니다. 리들리옹 팬인데 차라리 노아처럼 대놓고 재해석했더라면 더 좋았을거같아요. 제 느낌은 "이런걸 말하고 싶은데 너무 그러면 열라 까이겠지? 적당히 알아챌 사람만 알수 있게 만들자" 이런거 같아요 다만 마지막 재앙은 이렇게 설명할 수가 없는데.. 마지막 재앙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한 짓을 까기 위한 장면 아니었을까요 ㅎ

WR
2014-12-09 16:47:24

모세가 혼자 얘기하는 걸 본 사람은 아마 여호수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2014-12-09 19:19:03

저는 이번 엑소더스가 리들리 스콧 감독이 평소 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를 그린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구약에 기록된 재앙을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 한것 처럼 생각해서 어린아이를 신으로 그렸고 어린이를 죽이는게 무슨 신이냐라고 람세스가 말하는 것도 사실은 감독이 신에게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WR
2014-12-09 22:17:01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람세스가 감독의 대리인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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