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 조커 감상기
사실 감독의 전작을 보고는 안땡기는 영화였으나 DC의 저예산 스핀오프 형태의 시도가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지, 그리고 와킨 피닉스의 미친듯한 연기빨 믿고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흑흑....ㅠㅠ
----------- 스포 이빠이 -------------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황금사자상 수상작에는 걸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는 사실 네러티브 및 연출상의 허점이 사실 너무 많은데 몇가지 지점들을 지적해보자면,
영화가 전체적으로 아서의 망상과 현실을 이리저리 오가며 전개되는데 시작 지점부터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습니다. 의도적 반전을 노린거 같진 않은지라 그게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요.ㅎㅎ
그렇다면 현실과 망상을 좀 더 모호하게 해서 몇몇 반전이 될 수 있는 지점들(특히 일련의 사건들이 정신병원에 수감된 아서의 상상인지 여부)까지도 현실인지 아닌지 경계를 흐렸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놀란의 영화도 아니고, 심지어 예산도 5500만불 남짓 들어간 저예산급의 영화입니다. 즉, DC세계관에서 탄생한 빌런에게 대단히 사실적이고 현실감 넘치는 상황의 전개를 기대하는건 아닌데 "아서" 개인에게는 공감되지만 선동당하는 폭도들의 모습까지 공감하기에는 좀 어려웠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마지막 정신병원 씬이 마치, 그간 그에게 일어난 일이 그의 머리 속 망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인 전개 없이 이루어졌다고 치부하기에는 사실 중반부 이후 아서가 자신과 어머니의 과거를 깨달아 가는 장면이 이미 이건 어느정도 현실 속 이야기라는 믿음을 관객에게 전달한지라 쉽게 설득되지 못한게 사실이고요, 바로 그 지점의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바뀌는 지점을 조절을 하거나, 아에 모호하게 했더라면 더 매력적인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현실을 각성하는 시점이 아서가 조커로 바뀌게 되는 가장 큰 이벤트이자 영화적 클라이막스이긴 하겠지만요.
사족1. 바로 위 언급한 연출 때문에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 뒤 토마스 웨인의 글씨가 아서의 상상인지, 어머니의 조작인지, 혹은 진짜 둘이 모종의 관계였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뭐 가능성은 모두 열려있고, 토마스 웨인이란 존재가 얼마든지 아캄정신병원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위치란걸 생각하면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억지스럽지는 않겠죠 ㅎㅎ
사족2. 토마스 웨인 캐릭터가 그간 영화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아버지의 이미지에서는 다소 벗어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재창조의 영역에 해당하는 스핀오프이기 때문에 이정도의 일탈은 눈감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ㅎㅎ
사족3. 극 전개상 후속은 절대 안나오겠다 싶었는데요, 무엇보다 피닉스 스스로가 후속은 안찍을거 같고 감독도 후속작은 전혀 염두해 두고 있지 않다고 했으니까...라고했는데 아래 뜬 인터뷰에 와킨 피닉스는 후속도 자신은 하고싶다고 한모양이군요 -0-; 걍 1편으로 끝내는게 깔끔할 것 같은데....
사족4. 아무리 스핀오프라도 1편 시퀄에 이어 진실을 알고보니 배트맨과 조커가 서로 배다른 형제라는 설정으로 가는건 좀 아닙..... (설마 안만들겠죠?...) 물론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캐릭터의 상징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거긴 하겠지만 출생의 비밀 나오는 막장드라마는 한국이 전문인데...ㅎ
사족5. 로버트 드니로의 활용법이 매우 맘에 들었는데 모두가 연상하게될 코메디의 왕과, 택시드라이버 속 티비를 바라보며 총을 겨누는 장면이나 머리에 손가락으로 권총모양을 만들어 대고 쏘는 장면 등등이 그 시절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들 떠올리실 듯하네요.
사족6. 극장밖에서는 성난 폭도들이 데모를 하고 극장 안에서는 턱시도와 드레스 차림의 사람들이 웃으며 자본주의를 풍자하며 비판하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를 보고 있는 아이러니....ㅎㅎ 인생은 멀리서 본 프롤레타리아들에게는 비극이요,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부르주아들에게는 희극인걸까요...
사족7. 이리저리 단점들을 지적하긴 했지만 영화는 충분히 저정도 예산으로 제작한 영화의 미덕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긴합니다. 다만 와킨 피닉스의 미친 연기빨때문에 다른 아쉬움이 더 깊어보이는 것은 사실...
사족8.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시퀄은 안만들었음 좋겠고 후속이 나와도 배트맨과의 연계는 절~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이번 조커 스핀오프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점 중 하나였거든요...ㅎㅎ 최근의 리메이크, 혹은 시퀄 프리퀄들이 지나치게 전작의 레거시를 끌어다가 뭔가 뽕을 뽑고 추억팔이를 하는 느낌인데 조커는 바로 이지점에서 기존의 세계관들과 적절하게 단절을 한 부분들이 가장 장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형태의 저예산 코믹스 세계관의 스핀오프의 성공을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실험작들이 많이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MCU 최근 영화들이 심히 취향에 안맞거든요 흙 ㅠㅠ) 흥행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둘 듯 싶은지라 DC든 마블이든 매력있는 캐릭터를 뽑아와 독립적인 세계관 속 이야기가 많이 나와주길... (조커 후속은 말고요 ㅠㅠ)
사족10. 일부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사실 공감을 잘 못하겠습니다. 위에 언급한 것 처럼 소심하고, 소외받고, 천대받은 아서의 상처에는 너무나 공감이 가지만 그에게 선동당한 자경단들은 조커의 그 속 깊은 상처를 알지 못하는데 선동당했다는 것이 전혀 와닿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그 상황이 결국 마지막 병원 안에 갖혀있는 아서의 망상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코메디쇼에서 박수받으며 주목받는 "아서"가 아닌, 폭도들 사이에서 추앙받는 "조커"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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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이 궁금한데 누구한테서 입양받은건가요?
입양받은 이유가 언청이라서?
브루스집안도 정상은 아니것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