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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블랙 팬서- 그는 와칸다산 우뢰매인가?(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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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4-21 21:56:33

요즘은 넷플릭스가 있어서 극장에서 놓친 영화들을 쏠쏠히 감상하는 편입니다.

최근에 넷플에서 본 영화만 해도 [아이리시맨]-[본] 시리즈 3부작-[컨택트]...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들이었습니다.


반면 [블랙 팬서]는 역대급 흥행성적과 일각에서의 호평이 무색하게 여러모로 밍밍하고 유치했어요.

 

MCU 페이즈3의 막을 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윈터솔저와 바론 지모를 추격하는 트찰라 왕자 a.k.a 블랙 팬서는 그다지 많지 않은 출연빈도에도 불구하고 극에 긴장감을 부여해준 멋진 캐릭터였는데요.

이에 더하여, 마블 세계관의 여러 인물·물건들과 큰 연관을 가진 비브라늄 광석의 주 생산국인 하이 테크놀로지 국가 와칸다가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만큼, [블랙 팬서]는 어쩌면 꽤 매력적인 오리지널 영화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결과물은 전혀 그러지 못했지만요.


이 영화의 구성을 간단히 보면

와칸다의 왕으로 막 즉위한 트찰라가 국적(國賊) 율리시스 클로를 추적하는 1막,

사촌동생 킬몽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몰락하는 2막,

킬몽거와 대적하여 이기고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영화의 모든 순간마다 주인공인 트찰라의 빛이 쌔하게 바랩니다. 각본가가 블랙 팬서 자체를 혐오하는게 아닌가 싶을만큼 대우가 너무하죠. 

1막에서는 그를 둘러싼 여성 캐릭터들이 "봐봐요. 완전 얼어붙었구만."(오코예), "아놔 님땜에 내 임무 다 망쳤잖아요~"(나키아), (트찰라에게 하는 모든 행동들)(슈리) 트찰라가 주인공으로서의 권위를 오롯하게 쌓아올려야 하는 지점마다 족족 일침을 놓는 바람에 미미하던 매력도 다 흩어져버립니다. 차라리 그런 개그라도 재밌으면 모르겠는데 거의 옛날옛적 심형래 영화 발굴하는 듯한 느낌이에요. 물론 지나치게 유치한 개그 신들은 [토르: 라그나로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앤트맨과 와스프] 등 [어벤져스]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아닌 대부분의 MCU 페이즈 3 영화에서 나오는 문제점이긴 하지만요.


2막에서는 와칸다 지켜야 해, 아무튼 지켜야 해(대체 누구로부터? 대사로써 대충 열강들이 비브라늄을 탐낸다는 설명은 나오지만 영화 자체에서는 아무런 위협적 실체가 없죠) 하다가 킬몽거한테 완패.

3막에서는 그나마 장엄했어야 할 킬몽거와의 마지막 전투가... 흡사 모바일게임 예고편 보는 듯하더군요.

 

게다가, 실제역사의 희생양이 되어 온 아프리칸들의 울분은 주인공이 아닌 반동 킬몽거가 부르짖고, 주인공은 그 반동을 (인류애의 이름을 보태어)진압하는 형국이니 제3자가 보는 흑인영화의 쾌감도 상당부분 반감됩니다. 이 영화에서 그런 쾌감은, 클로와 에버렛 로스 요원을 제외한 모든 액션배우들이 흑인이라는 점에서밖에 발견되지 않네요. 아니 오히려 제도권 안의 흑인들을 옹호하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이지요.

 

와칸다는 어떤가요, 제가 기억하기로 와칸다의 시그니처인 흑표범 조형물은 영화의 반 이상이 지난 후에야 나옵니다. 민속촌을 방불케 하는 위장 빈민촌을 제외하고는 뭔가 '이것이 와칸다다!'랄만한 디테일들이 없어요. 슈리의 연구소는 지나치게 화이트/블루 톤이라 MCU 세계관 내 다른 하이테크놀로지 시설들과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고요. 와칸다의 마천루는 자기들 말로는 엄청나고 훌륭하고 그렇지만, 그곳에 사람이 사는 것 같지가 않아요. 왜냐면 그런 묘사가 없으니까요. 새삼 팀 버튼의 [배트맨] 연작과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고담이 얼마나 섬세하게 묘사됐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차라리 마지막 시퀀스는 눈에 띠게 CG 떡칠한 자기부상열차 철도가 아닌, 석양이 지는 대초원에서 이루어졌다면 뭔가 더 [블랙 팬서]스러웠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어떤 장면도 인상깊은 게 없네요. 액션 시퀀스에 지나치게 CG를 남발한 탓에 주인공이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예컨대 부산 클럽(...)에서 2층으로 쉽게 점프하는 것이나 초고속 다리걸기를 하는 장면들에서요. 우뢰매도 할리우드의 자본력으로 만들면 이 정도 수준으로는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정말 밍밍하게 본 [원더우먼]의 액션 시퀀스들도(노맨스 랜드, 아레스와의 최종전) 아쉬운 점이 많지만 그래도 시계탑 부수고 들어가는 장면만은 확실히 머릿속에 각인이 돼있거든요. 

 

적고 보니 와칸다의 오버, 오버 하이 테크놀로지(그 정도 천재이면서 슈리는 왜 왕위찬탈 이후 걸어서 도망친 걸까요? 비루하게.)도 영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이지만 여기까지만 적어야겠습니다. 

차라리 15세나 19세이상이었다면 메시지라도 좀 그럴듯(하고 과격)하게 만들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주제는 주제대로, 묘사는 묘사대로 실패한 보통 이하의 작품이었네요.


남은 MCU 영화 중에서는 그나마 샘 레이미 감독이 맡을 [닥터 스트레인지 2] 정도만 기대되네요. 아, 우리 호퍼 서장(-_-)bb이 나오는 [블랙 위도우]도요.

님의 서명
_
promise, devotion,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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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6
Updated at 2020-04-21 22:57:02

저도 MCU 개별 히어로 영화로
봤을때 제일 재미없는 영화가
블랙팬서인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행동의 당위성도 떨어지고
매력도 별로 못느끼겠구요.
(캡아 시빌워에서는 곁다리지만 훨씬
몰입감있고, 쿨펀섹캐릭이었습니다)
전투도 별로 흥미없구요.
영화속 한국 무대의 등장 재미,
마이클 B.조던의 발견
이 2가지 정도외에는 제겐 MCU
라서 소장한거라 캡마랑 비슷한
소장 이유(MCU)입니다.

WR
2020-04-21 23:21:06

저는 부산 시퀀스는 클럽 디자인땜에 영 별로였고, 마이클 B. 조던만은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라 할 정도로 아주 좋았습니다. 선악을 모두 갖춘 외모와 섹시한 몸매까지.. 채드윅 보스만이 오징어처럼 보일 정도더군요.

5
2020-04-21 22:32:32

개인적으로는 지루함의 극치였습니다.

WR
2020-04-21 23:21:47

뭐하나 인상깊은 장면이 없었습니다.

2020-04-21 23:17:48

전 괜찮게 봤는데 가장 아쉬운게 두 명이 블랙팬서 슈트를 입고 싸을 때 최고겠구나 했는데 웬걸..
슈트가 벗겨 지는 곳에서 싸울줄이야....

WR
2020-04-21 23:22:41

트리비아를 보니 후반 CG작업기간이 촉박했다 하더군요. 제가 볼땐 CG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요.

4
2020-04-21 23:38:44

영화라는 게 빈틈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블랙 팬서는 MCU 영화 중에서도 유독 허술하게 느껴지더군요. 감독은 마이클 B 조던에 꽂혀서 정작 주인공에게 일말의 당위성도 줄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구요.

WR
2020-04-21 23:47:25

페이즈 3 영화는 유독 단점들이 선명히 드러나더군요. 그중에서도 [블랙 팬서]는 화룡점정이네요.

2
2020-04-22 00:24:41

그 발달했단 과학기술 가지고 고작 창과방패로 백병전은 좀... 

1
2020-04-22 01:31:58

총 쏘는거 가지고 원시적이라고 하면서...

 

왕위계승 전통이 최첨단이었죠...

 

어디서 굴러먹다온줄 모르는 녀석이 핏줄이란 이유로 왕위쟁탈전 도전권이 생기니...

WR
1
2020-04-22 10:33:04

문제의 왕위결정의식, 차라리 형식만 남은 구습으로 묘사했다면 어땠을까요? 세습제면 세습제이지 결국 적통 트찰라가 왕위를 잃을 위기에 처하니 반칙을 일삼는 충신과 로열 패밀리(+예비 며느리).. 보기 민망할 정도의 추태였습니다.

7
2020-04-22 00:38:09

파 프롬 홈, 캡틴 마블과 더불어 mcu에서 가장 싫어하는 영화예요

WR
2020-04-22 10:34:00

[파 프롬 홈]도 정말 안 좋게 봤지만 [블랙 팬서]는 그 이하더군요.

2020-04-22 01:52:16

라이온킹만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WR
2020-04-22 10:35:05

차라리 [라이온 킹]은 시대배경과 무관한 판타지이기라도 했지, [블랙 팬서]는...

2020-04-22 03:42:59

사실 시빌워 때 플랙팬서의 행동 동기, 윈터솔져와 싸운 이유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버지의 원수!!!' 였죠. 시빌워 볼 땐 몰랐는데 이것도 어찌 보면 구닥다리 느낌...

WR
2020-04-22 10:38:35

[시빌 워]에서는 복수라는 단순한 동기로 불타올랐다가 지모의 또다른 복수가 완성되는 순간 그 덧없음을 깨닫고 내려놓을 줄 아는, 조연이면서도 영화의 한 축을 굳게 지탱해준 매력적인 캐릭터였는데 [시빌 워]에서는 어린 심바밖에 겹치지 않는 점이 아쉽습니다.

2020-04-22 05:57:58

블랙팬서 너무 재미 없었는데, 그나마 부산 추격씬이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치고 받고 싸우는 당위성이 명확하진 않아서 아쉬웠어요. 차라리 더 좋은 엔딩으로 마쳤으면 좋았을건데...

WR
2020-04-22 10:43:48

너무 많은 조연들이 트찰라와 킬몽거의 캐릭터를 죽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코예-나키아-슈리는 한 명 내지는 두 명으로 통폐합해야 했고, 그들의 멋짐을 부각시키는 대신 트찰라와 킬몽거의 대립을 더 자주 만들어내야 하지 않았나..

2020-04-22 06:41:54

뭐 한계가 극명한 히어로죠
부자인데..슈트만 입고 있으면..웬만하면..죽지도 않고..고립되어 있으니..찾아오는..찌끄레기만 상대할수밖에 없고..
아직 왕이 아니었으니..라이온킹 스토리 외에..할게 없었죠
비슷한 맨몸액숀히어로 캡아처럼..굴곡이나 캐릭터의 정체성도 없습니다..캡아는 전술과 리더쉽이라도 있는데..

흥행성공은..오로지..흑인으로만 만들어진..작품이기에..가능했던거죠..인피니티워 보다 더 벌었으니..속편은..전편보다..더 흥행하기가 어려울겁니다..

WR
2020-04-22 08:54:54

초문명을 꽃피운 신비의 왕국 와칸다라는 참신한 코믹스판 설정을 도통 살리지 못했어요.
그정도로 발달된 나라이면서도 고통받는 아프리카 동포들을 위해 여지껏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도 깝깝한데, 그나마 공감가는 킬몽거의 주장은 인륜의 문제와 희석되면서 뭐 하나 주인공과의 대화를 거치는 바 없이 얼렁뚱땅 타협점이 찾아져버리니 영화의 주제의식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할 수밖에 없더군요.

차라리 [아쿠아맨]처럼 판타지의 영역으로 가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21세기에 왕위 못 잃어, 와칸다 못 잃어 하고 있으니 말씀대로 라이온 킹 보는 느낌밖엔 들지 않고요.

3
2020-04-22 07:35:06

마블 영화중 하위권이였는데, 1년뒤 캡틴 마블이 그걸 해내더군요.

WR
2020-04-22 08:37:37

그정도면 캡틴마블은 아예 걸러야겠네요.

2020-04-22 09:03:49

캐삭빵 져놓고 번복하는 주인공 어이털림..
차라리 킬몽거가 좀 더 비겁한 수를 써서 이기고 주인공이 뒤집는 전개면 이해가 갈텐데 주인공보다 킬몽거의 당위성에 공감이 더..

WR
2020-04-22 09:16:58

그 킬몽거의 캐릭터조차도 왕위 오른 이후에 억지로 신하 한명 죽여서 인종문제를 인륜의 문제로 희석시키는 거 보고 역시 디즈니표 영화다 싶더군요.ㅡㅡ

1
Updated at 2020-04-22 09:11:41

시빌워에서의 블랙팬서를 보고 "와! 솔로무비 기대된다" 하며 봤는데 어째 시빌워에서의 그 짧고 굵은 액션장면보다 나은장면이 단 1도 없어서 정말 실망했던 영화예요
개인적으로 MCU 영화중 캡틴마블과 더불어 최하위권입니다
같은 이야기 맥락을 가진 아쿠아맨이 비교조차 안될만큼 블랙팬서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WR
2020-04-22 09:21:27

[아쿠아맨]은 단점만큼 장점도 확실히 튀는 영화였어요. 옴의 입을 통해서 환경문제(자연 vs. 인류)를 부각시켰다면 [블랙 팬서]처럼 됐겠지만 그러지 않았지요. 메시지와 인물간 갈등요소는 확 줄이는 대신 시각효과와 사운드에 몰빵하니 오락영화로서는 대단히 훌륭한 결과물이 나왔고.. [블랙 팬서]는, 제가 보기엔 두 마리 토끼 다 놓친 것으로 보입니다.

1
Updated at 2020-04-22 09:19:34

다른걸 떠나서 지구판 가오갤급 발전되어있는 나라고..

 그런 나라에서 무기는 창과 칼이고.. 이건 뭐 ㅎㅎ

시빌워에서 기대했던 액션은 온데간데 없고 과학 기술로 덕지덕지 붙은 블랙팬서가 아쉽더군요.

WR
2020-04-22 09:25:47

오버, 오버 하이테크놀로지였던 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듯합니다. 누가 봐도 007 패러디였던 1막의 트찰라-슈리 협업 시퀀스는 설정상 기술적으로 너무 완벽에 가깝다보니 어떤 쾌감도 주지 못했죠. 차라리 [시빌 워]라도 안 본 눈이라면 모를까 기대치는 한껏 올라갔는데 사람이 움직이는 것 같지 않은 액션 시퀀스들은 함량미달이었다고 봅니다.

1
2020-04-22 09:24:19

제가 유일하게 두 번 이상 안 본 작품입니다 ㅎ

1
2020-04-22 09:53:09

와칸다야 원작에서도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국가이죠.

지구상에 마블 3대금속중 하나인 비브라늄을 채취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구요.

다만 시네마틱에서 와칸다가 이룩한 과학발전에 대한 제반설명이 없으니
코믹 원작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선... 나라전체에 배리어도 치면서 창질하고 있으니 병신 놀음하고 자빠졌네라 생각할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저는 극장에서 봤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2
2020-04-22 10:14:35

블팬, 캡마는 정말 노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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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4-22 11:36:22

정말 이상한 영화입니다.
캐릭터성이 주가 되어야 할 히어로 영화인데 히어로 자체가 완전 무매력에 지극히 평면적 인물이예요.
와칸다는 숨겨진 SF적 도시라면서 세밀한 폴리곤과 텍스쳐로 이뤄진 3D가 아니라 무성의하게 2D로 그린 그림을 원경으로 집어넣은 듯 생동감과 입체감이 없는 도시로 나와요. 말 그대로 주연이나 배경이나 완전평면의 향연입니다. 저는 오락적 재미면이라면 차라리 캡틴마블이 나았습니다.

WR
2020-04-22 13:17:27

말씀 그대로입니다. 인물과 배경의 굉장한 괴리감이 들더군요. 하이테크 문명인데 자기부상열차 타는 사람이 없고 아예 마천루에 인기척 하나가 없어요.

2020-04-23 09:06:02

혹평이 감독님 수준이시네요 ㅎㅎ

마블은 시네마가 아니고 놀이동산이다 이정도로만 생각하고 보시면 뭐 그냥 볼만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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