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8할로윈 삼부작이후 호러 쪽으로 방향을 굳힌 듯 한 데이빗고든그린/대니맥브라이드 팀과 블럼하우스가 이번엔 엑소시스트 리퀄에 도전합니다. 유니버설은 엑소시스트 판권에 4억 달러 넘게 돈을 썼고 이번 믿는 자 제작비는 3천만 달러 라는군요. 영화화 판권만이 아니라 종합적인 거래라고는 하지만 전 사실 엑소시스트 "프랜차이즈"가 4억달러 가치가 있는 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2. 1973년 1편은 역사에 남을 호러영화 입니다. 문제는 프랜차이즈로써, 2편은 역대 최악의 영화이자 속편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고 3편은 후반부 엑소시즘 자체가 좀 억지 같긴 하지만 괜찮으나 4편(프리월) 은 제작 후 온갖 혼돈 속에 같은 영화가 두가지 버전으로 개봉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있었으나 결국 폭망. 그래도 티비 시리즈는 괜찮았어요. 1편 말고는 완전 폭망이거나 그저그런 수준인데 프랜차이즈의 가치가 얼마나 있냐는 저도 갸우뚱스럽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며 후기를 좀 쓰자면요..(영화 예고편 수준의 스포일러는 있습니다)

3. 영화 초반 절반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를 둔 부모로서 사라진 아이를 찾는 마음과 돌아온 아이에 대한 감정은 정말 잘 연출 했습니다.

4. 영화 중간 쯤 부터 크리스맥닐 케릭터의 입을 빌려 메세지가 팍팍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전 그 메세지 자체는 마음에 듭니다. 인간 자체에 대한 믿음..이랄까요.

문제는요. 데이빗고든그린이 할로윈킬즈와 할로윈엔드에서도 같은 실수를 했지만 그 메세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그저 레거시케릭터의 독백에 가까운 대사란 점입니다. 조금 더 세련된 방법으로 전달 했다면 영화가 훨씬 나아졌을 거에요.

5. 결말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결국엔 어느 한쪽이 승리했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윌리엄피터블래티는 싫어 하셨겠지만요/

6. 그런데.....

이 영화는 공포 영화인데 무섭진 않습니다. 1편의 리건과 크리스라는, 비록 이혼이나 엄마의 커리어로 인한 갈등은 좀 있으나 아름다운 가정이 리건의 변신으로 인해 숨 막힐듯 점점 끔찍해지는 과정이 이 영화엔 없습니다. 요리 중간 쯤에 맛있는 부분을 누가 들어낸 느낌이에요.

7. 사실 최근 10년간 호러영화들은 저마다 속칭"Elevated Horror"가 되기 위해 노력 하는 게 유행이고 할로윈 삼부작도 그런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수준 높은" 영화가 되려고 메세지를 많이 강조는 하는 데 그 방식이 실망스럽고 호러 부분은 볼 게 없네요.

8.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생각보단 괜찮았습니다. 전혀 무섭진 않지만 나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영화 스코어가 정말 마음에 드네요. 적당히 치고빠지는..

여담으로 티비 시리즈의 플롯 라인으로 리퀄 만들 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싶습니다.

크리스맥닐은 엑소시즘에 왜 참여를 못했나요? 에 대한 크리스의 대답은 정말 똥대사입니다.

천하의 데이빗고든그린 씨도 이번 영화 제목을 그냥 "엑소시스트" 라고 지을 용기는 없었나 보네요.

엑소시스트-엑소시스트킬즈-엑소시스트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