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 간단후기 - 실소와 안타까움

2019년 5월 12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 Behind the Curve]를 관람하였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는 말 그대로 지구 평평설 Flat Earth를 믿는 사람들을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유튜브에서 지구 평평설 관련 동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은 마크 서전트,

관련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여성 편평론자 패트리샤 스티어 등이 나와 

최종적으로는 첫 국제 지구 편평설 컨퍼런스를 개최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학으로 이들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찍어내리는 데 관심이 있지 않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생겨났고, 왜 이런 주장을 믿게 되었는지에 집중합니다

인터뷰한 이들 중에 과학자도 물론 있지만 심리학자의 비중이 크다는 데 그 저의가 있겠죠

처음 시작하고 초반부에선 이들의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가득찬 음모론들을 보여줍니다

거의 1~2분에 한 번씩 빵 터질 정도로 너무 터무니 없는 말들이 중간중간 나오다보니

고졸 아니 중졸, 어쩌면 초졸 이상인 분들도 빵빵 터지는 코미디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 이러한 지구 편평설을 믿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그 영향력이 커지는 걸 확인하면서 조금 무서워집니다.

이 음모론을 믿는다고 가족들과 연을 끊고, 이혼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움이 커지죠

지구 편평론자들 사이에서도 음모론이 하나로 통합된 게 아니라서

생각보다 다양한 분파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사이의 세력싸움이나 피해망상으로 똘똘 뭉쳐 온갖 악의적인 말들을 해대는 걸 보면 참담하기까지 합니다

이 영화는 어째서 현대 과학계가 이러한 사람들을 놔두도록 만들었을까? 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춥니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들은 단순히 저학력자,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과학자는 없지만 공학자 등도 포함되어 있죠

다양한 실험들로 이 음모론을 증명하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어차피 확증편향으로 믿고 싶은 것만을 믿겠지만 이 음모론이 틀리다는 걸 인정하고

자신이 거부하는 진실을 다시 받아들이려면 얼마나 더 많은 사회적 자본이 소모되어야 할까요

과학계가 이들을 터무니없다고, 무시하고 놔둘 수 있습니다

믿고 싶은 걸 믿는다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공무원이나 사회를 관리하는 직책에 갔을 때

이러한 잘못된 근거로 사회적 결정을 내린다면 이제는 더 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닐겁니다

지구 편평론에서 시작해 백신 반대론자, 달착륙 부정설, 9.11테러 음모론 등 얼마든지 퍼져 나갈 수 있죠

한 사회가 조금 뒤쳐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다큐였습니다

물론 미국인들은 들은대로 정말 멍청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