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점심 때 방문한 압구정 '스시유키(すし雪)'.
요즘 가성비 좋은(그러나 퀄리티도 무시 못할) 스시야로 유명한 집이죠.
주차 공간은 협소합니다. 개구리 주차 자리 하나 그리고 뒤쪽에 두 대 정도.
12시 오픈에 맞춰 바로 예약.
후배가 새해에 상무로 승진해서 쏘는 자리. '
승진해줘서 감사~ 내년에는 전무로... ㅋ
점심 오마카세 6만 원, 저녁 오마카세 11만 원.
이제부터 보시겠지만... 6만 원 내고 먹기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의 오마카세입니다. ^^
양복 입은 신사가~
스시집 다이에서 스시를 쏜다~ ^^
그날의 첫 손님으로 앉으면 기분이 남다릅니다.
냅킨 이불, 왜 이렇게 편하냥~
따뜻한
말차(抹茶)부터 한모금.
잎을 우려내면 녹차, 가루를 녹이면 말차.
오마카세 구성이 대개 그렇듯
'스시유키' 역시 첫 요리는
계란찜(자완무시).
후배가 주문한
산토리 생맥주.
서비스 안주,
단새우(아마에비) 머리 튀김.
생선회(사시미) 스타트는
광어(히라메).
위에 올려진 것은 향긋한 유자채입니다.
유자의 맛을 느끼기 위해 간장 대신 소금에 찍어 먹으라시네요.
두번째는
대방어(오부리) 뱃살입니다.
요즘 방어 기름기가 제대로 올라 있죠.
14kg 가량의 대방어를 발라서 4일 정도 숙성시킨 것.
아주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제철엔 참치보다 맛있어요.
불로 살짝 그을린(아부리) 도미(타이).
도미의 고소한 맛이 극대화됩니다.
빨간 건 제주산
볼락(메바루), 뒤는
광어(히라메).
따뜻하고 통통한 식감이 끝내주는 전복(아와비)찜.
초록색은 전복 내장으로 만든 소스입니다.
쌉쌀한 맛이 전복찜의 단맛을 더욱 살려주네요.
두부(도후) 위에 올린
성게알(우니).
우니는 언제나 진리죠. ㅎㅎ
도미(타이)를 얇게 썰어 삼겹으로 올렸습니다.
두툼한 맛이 없는 대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
광어(히라메)도 이런 식으로 하면 맛이 또 달라지죠.
제주산
볼락(메바루)이 이번엔 초밥(스시)으로 등장.
유자채 올려서 상큼한 맛도 더해졌습니다.
2부로 넘어가기 전
우엉곤약무침으로
여러 생선들로 섞인 입맛을 씻어줍니다.
살짝 느끼할 수 있는
한치(야리이카)를 유자와 소금으로 잡아줍니다.
'스시유키'는 전반 코스에 유자를 제법 많이 쓰네요.
방어(부리) 등살입니다.
뱃살과는 다른 적당한 기름기가 매력.
단새우(아마에비)와
성게알(우니)을
김(노리)에 싸서 한입.
아우~~~~ 행복해요! T.T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담궈서 익힌
문어(타코) 다리.
다리 하나가 저렇게 굵으려면 대체 얼마나 큰 놈이라는 거...?
이제 메인 스시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누구나 사랑하는
참치뱃살(주도로).
자꾸 먹다보면 담백하고 개운한 맛에 빠져들어
뱃살보다 더 좋아지는 간장에 조린 참치등살(아카미 츠케).
이건
청어(니싱)입니다. 저렇게 칼집을 내니 달라보이더라구요.
청어도 요즘 한참 기름이 오를 때라네요.
아부리한
광어 지느러미(엔가와).
엔가와의 기름기가 불로 인해 속으로부터 올라옵니다.
관자(가이바시라)와
단새우(아마에비)를
감태에 싸서 주시네요.
바다의 단맛과 쌉쌀한 맛이 한데 어우러집니다.
마지막 스시들의 폭격을 앞두고 또 한번 인터미션 성격의 메뉴.
명란젓 치즈 고로케.
연어알(이쿠라), 다진 참치(네기도로), 성게알(우니), 광어(히라메) 등을
함께 비벼서 따로 주신 감태에 싸먹는 미니
해산물덮밥(카이센동).
시그너처 스시 중 하나,
고등어초절임말이(시메사바 마키)입니다.
말고 계실 때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제 걸 좀 더 두툼하게 썰어주셨어요. ^^
위에 올려진 것은 다시마절임입니다. 보통 무를 절여서 사용하기도 하죠.
시그너처 스시의 연속 콤보네요.
붕장어(아나고) 구이.
실가시들을 얼마나 섬세하게 발라내느냐가 관건이죠.
입에 넣자마자 스르르~ 녹아내립니다.
계란구이(다마고야키)인데... 아주 두툼하죠.
보통 미리 만들어둔 걸 내주는데 이날은 바로 만든 걸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두툼하고 폭신합니다. 입에서 폭~ 주저앉으며 녹아요. ^^
이제 슬슬 마무리로 접어듭니다. 먹다 지칠 정도네요. ㅎㅎ
보리된장(킨잔지미소)을 올린
오이(큐리)로 개운~하게..
면은 가케우동과 청어가 든 니싱소바 두 가지.
후배가 주문한
가케우동.
저는
청어소바(니싱소바)를 선택했습니다.
겨울이라 메밀면 대신 우동면을 넣었네요.
대신
이와니와 우동을 써서 소바처럼 가볍고 산뜻한 맛입니다.
두툼한 사누키 우동보다 이와니와 우동을 더 좋아하는지라...
아주 맛있게 먹었네요. 양이 한젓가락이면 끝이라 아쉬웠어요. ^^;;
마지막으로 스시가 한번 더 나오네요.
단새우김말이(아마에비마키)와 오이김말이(큐리마키)로 깔끔하게 마무리.
디저트는 직접 만든
단팥아이스크림.
포스팅을 하기 위해 정리하면서 다시 봐도 어마어마하네요.
이 정도 퀄리티의 재료들로 오마카세를 즐기는데 6만 원이라니...
그것도 강남 압구정에서... 도저히 불가능한 구성인데 말이죠. ^^;;
저녁 오마카세는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다고 합니다.
조만간 저녁 술자리도 한번 가져볼 요량이에요.
압구정 '스시유키', 강추!!!
스시유키(すし雪)
강남구 신사동 600-16 계상빌딩 1층 (논현로164길 25)
3444-2534
주차 협소
여기 좋다고 듣고 고객에게 덜컥 소개해놓고, 제가 가보는 건 깜빡했는데 (어이) 정말 잘 나오네요.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