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백돌이] 골프는 100타를 허하지 않았다.
1
1993
2011-04-12 15:22:52
봄이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동안 연습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기회가 생긴것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라운딩을 다녀왔습니다. 기흥CC이던가요?
거기는 카트가 타고다니는게 아니고 클럽만 걸고 다니던 전통 카트가 있더군요. 18홀 내내 걸어다니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라운딩을 하였습니다. 깨백을 목표로 여유있게시작하였으나 어느순간에 무너지더니 결
국 103개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끝나고 사우나 하고나니 몸이 나른합니다. 소맥을 한잔하고 집에 와서 피곤한 몸을 침대에 던지니 여기가 천
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주뒤 라운딩장소인 88CC로 갔습니다.
날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클럽하우스에서 출동준비를 하는 골퍼분들이 모두들 들떠있는 듯한 기분이였습니
다.
저역시 들뜬 마음으로 오늘만은 90대에 진입을 해보리라 생각하며 열심히 퍼터를 쥐었다 폈다 했습니다.
넖은 페어웨이를 보며 멋진 백구가 날라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첫홀에 임했지만 티샷부터 산으로 가기 시작합
니다.
날라간 공이 딱~! 소리와 함께 튀어나옵니다. 럭키~ 라고 외치는 캐디분에게 다음엔 잘칠께요라고 웃으며 말
합니다.
다른 동반자들의 반도 못간 위치에서 세컨샷을 합니다. 역시나 산으로 가더니 딱~소리와 함께 또 튀어 나옵
니다.
이번에도 럭키~! 라는 말이 튀어나오지만 이번에는 캐디분이 웃습니다. 같이 간 동반자가 저에게 묻습니다.
직장옮겼어? 산림청관계자야? 라고 묻네요. 아~ 창피해 죽겠습니다.
세번째 샷 날라갑니다. 그린을 오른쪽으로 지나 벙커에 살포시 자리잡습니다.
오늘도 한가지 깨닫고 갑니다. 아~ 제샷은 그래도 일관성은 있구나...
비기너에게 정말 슬라이스는 무서운 단어입니다.
며칠전 방사능비가 내리는 어느 주중...
저처럼 약간 골프에 빠져있는 몇분을 프린세스cc에서만났습니다.
동반자들 참 좋은 분들이라 즐겁게 시작했습니다.
방사능비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말이지요~ ^^;;
대단하신분들이라는...
비오고 바람불고 하지만 시작은 하였고... 캐디분이 참 열심히 해주시더군요. 앞뒤팀 포기하는 바람에 황제골
프라는게 이런거구나 생각하면서 즐기며 한홀한홀 지나갑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몰아치면 어김없이 나오는 슬라이스OB
캐디분이 외치더군요. F12번을 누르세요... 네? 아~ 몰리건 주신다는 소리구나...
한참을 돌아가는데 안개로 공이 안보입니다. 파5 홀인데 갑자기 동반자가 OB티박스로 이동.... 케디분 오케이
~외치더니 카트 출발....
파3로 경기를 하였습니다.
그날 점수는 의미가 없었고. 오리고기만 맛있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날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트밸리CC를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정말 PGA투어 선수의 샷처럼 한샷,한샷(?) 최선을 다하겠다고 맘을 먹
었습니다.
동반자 한분은 지난밤에 지나친 과음으로 카트안에서 계속 차멀미를 하십니다. (ㅡ,.ㅡ;;)
그래도 전 뭐 좋습니다. 오늘은 100을 반드시 깨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욕심없이 한샷, 한샷 조심해서 쳐나갑
니다.
하지만... 연습장의 한계에 다다른 비기너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맙니다.
파5홀에서 오르막에 드라이버샷이 230m정도 날아갔는데 그걸 투온 욕심을 내며 우드로 두번. 4번아이언으
로 두번 다섯번째샷은 52도로 멀리 날려버렸습니다. 산으로 ~ 멀리 아주 멀리.... 마치 산림청 관계자처럼....
ㅠㅠ
그렇게 양파를 하고나니 점수는 100점.
골프는 그렇게 저에게 4월에 깨백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지금도 연습장에서 돌아오는길...
빽을 걸쳐매고 집을 나서는 저는 설레이고 돌아오는 저는 아쉽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돌아오는 저의모습에서 자랑스런 그날을 그려봅니다.
아~ 잘치고 싶다. 정말로....
19
Comments
글쓰기 |
전 지금 스크린 만도 재밌기에 진짜 나중에 친구들하고 필드 나가면 어떨까 싶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