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일본의 TV애니메이션은 왜 (타이틀 당)디스크 수가 많은가
일본 TVA BD/ DVD가 타이틀 별로 그 장수(혹은 권수)가 많은 것은, 아마 관심 있는 분은 다들 아시는 사항일 것입니다.(특히 총 12화짜리를 한 장에 두 화씩 넣어서 총 6장으로 쪼개어, 여섯 권의 매체로 발매하는 경우가 유명). 이게 권당 6~7000엔 대의 가격과 합쳐져서 구매를 꺼리게 하는 이유로도 작용하며 & 또한 이때문에 TVA 보단 (그나마 한 장으로 끝나는)극장판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그럼 대체 왜 이렇게 장수가 많아지는가? 에 대해, 마침 게시판에 관련 문의가 하나 있어서 (그에 대한 답변도 곁들여)한 번 정리해 볼까 합니다. 참고로 해당 문의는 '국내 정발된 재패니메이션 BD'에 대한 의문이었으므로, 거기에 무게중심을 둡니다.
1. 국내 정발 재패니메이션 BD/ DVD의 디스크 장수가 많은 것은
a. 원래 일본판이 그랬기 때문
b. (a에 따른)판권사 합의사항
(or c. 국내 사정 때문입니다.)
즉 a, b 아니면 a, c 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과거에 정리해 둔 게시글인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220499&sca=&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EB%B9%84%EC%8B%BC%EA%B0%80&sop=and&spt=-151436&scrap_mode= 을 참조하시면 됩니다.(이 게시글에서 특히 3번 항목 이후부터가 직접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2. 디스크 장수가 많아졌기에 초래하는 장단점
- 단점
a. 장편일 수록 디스크 갈아끼기 귀찮은 편. 특히 BD 한 장에 달랑 TVA 두 화(24분 x 2)를 넣어 발매하는 대부분의 1쿨(총 11~13화 분량) 애니메이션 BD는 한 번 몰아보려면 왔다갔다를 꽤 해야 합니다.
b. 디스크 생산단가 증가. 제작국인 일본은 이걸 사실상 무시하지만(국내에 비해 소비풀이 넓으니 제조단가를 더 많이 쪼개어 가볍게 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같은 영세 시장에선 이것도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c. 기타: 랙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한다, 괜히 장수가 많아서 비싸진 것 같다(= 장수가 적으면 더 싸질 것 같은데... 라는 생각. 다만, 이건 상기 1번 항목의 게시글을 보시면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 장점
a. 디스크 장수가 많아지면서 수록에 여유가 생깁니다. 덕택에 재패니메이션의 BD는 비트레이트를 넉넉히 부을 수 있는 잇점은 있습니다.
이런 여유를 활용하여, 현용 재패니메이션 BD는 (제대로 만든 디스크의 경우)대략 24분 각 화당 7~8G 정도의 용량에 평균 비트레이트도 30~40Mbps 대로 맞춥니다. 이는 특히 단색조가 넓게 펼쳐지는 일이 많은 재패니메이션 채색 특성상 쉽게 나타날 수 있는 밴딩이나 기타 화면 노이즈를 억제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같은 이유로 디스크 한 장에 많으면 열댓 화씩 때려넣는 구미판 재패니메이션 BD들은, 같은 디스크 용량에 더 많은 화수를 넣으면서 영상 압축이 더 심해지고 비트레이트 수치가 낮아지면서 화질 저하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나마 음성 포맷은 무손실 압축으로 맞춰서 비등하거나 최소화(가끔 이 과정에서 사운드 자체에 손을 좀 대는 경우도 있습니다.)하는데, 간혹 여기서도 문제가 제기되는 일도 있습니다.
단, 북미의 경우 최근엔 영어 더빙을 넣어준다든가, 일본어 음성도 채널수를 더 늘려서(가상 분리를 이용하여) 넣는 등 추가 사항이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따라서 음성면에서는 일장일단이 있는 정도인데, 영상면에서는 구미판이 일본판보다 명확히 더 '좋은' 경우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극히 희귀한 예로 드래곤볼 극장판의 경우, 일본에선 DVD만 발매/ 북미에선 (업스케일링 수록이지만)약간의 컬러 보정과 함께 BD도 발매해서 오히려 북미판이 요즘 TV에서 보기는 더 좋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매체가 아예 다른 경우로, 이런 케이스가 몇 건 있긴 합니다.)
b. 간혹 제작진의 의도가 담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철의 연금술사 FA'의 경우 디스크별 수록 화수에 다음과 같은 의도가 있습니다.
1기 OP/ED 1~14화까지 사용 (Disc 1 ~ 4 수록 화수)
2기 OP/ED 15~26화까지 사용(Disc 5 ~ 7 수록 화수)
3기 OP/ED 27~38화까지 사용(Disc 8 ~ 10 수록 화수)
4기 OP/ED 39~50화까지 사용(Disc11 ~ 13 수록 화수)
5기 OP/ED 51~62화까지 사용(Disc14 ~ 최종장 수록 화수)
* 61, 63, 최종화는 OP가 없음. 5기 OP는 63화에선 ED로 사용.
이런 식으로 각기별 OP/ ED의 수록 화수를 디스크에 맞추었습니다. 따라서 각권의 수록 화수를 조정하면 이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고 십여 화 가량을 디스크 한 장 혹은 두 장에 넣으려면, 듀얼 레이어로도 좀 아슬아슬하긴 합니다. 상기 예시를 든 강철FA는 화당 약 39Mbps의 비트레이트로 & 각 화별 용량이 대략 7.6G 가량입니다. (일례로 총 5화가 수록되어 본편 m2ts가 총 2시간 가량인 Disc16의 본편 순 용량은 38G.) 이 퀄리티를 그대로 지키면서 본편을 때려넣을 경우 듀얼 레이어 디스크에 6화 정도가 한계(최대 용량이 50G라고 해도, 메뉴나 기타 용량 등의 이유로 본편 용량은 45G를 넘기지 않는 게 오소링의 상례)다보니.
(* 다른 방법으로 OP/ ED등 공통 부분은 심리스 식으로 처리하여 용량을 약간 더 아낄 수도 있으나, 이 경우엔 특히 오래된 플레이어에서 재생 에러가 가끔 일어날 수 있는 등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방법을 통해 대충 4화 이상의 OP/ ED를 아껴도 용량상으론 7G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실익이 별로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상의 사항으로 말씀드리건데, 특히 재패니메이션 물리 매체의 타이틀 당 디스크 장수가 많은 것은 현실에 따른 판단과 그 장단점이 혼재합니다.
단지 실사 드라마의 경우도 화수가 많아지면 (특히 수록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디스크 장수가 많아지는 것이 당연히 불가피하지만, 재패니메이션에 이런 의문이 많이 제기되는 것은 특히나 서문에 언급한대로 1쿨 12화 정도의 분량을 장당 2화씩 넣어 무려 디스크 6장(혹은 6권)으로 발매하는 게 빈축을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엔 40M에 육박하는 비트레이트로 넣어도 채 15G나 될까 말까하니 싱글 레이어 BD로도 3화는 담을 수 있으니까... 수록 퀄리티 보존이란 이유가 좀 퇴색되긴 하니까요.
이렇게 발매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본문 1항에 링크한 게시글에 언급되어 있습니다만, 하여간 이것은 시장 현실과 이상의 절충점쯤 되는, 하나의 '특성'으로 보아줄 수밖에 없다는 게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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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장수가 많다해서 디스크 수가 아닌 오래가는 작품이 많은가로 이해햇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