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 4K 블루레이의 새로운 레퍼런스 '탑건 : 매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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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TOP GUN, 1986)'의 속편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단념하였습니다. 2018년경에 믿기지 않는 속편 제작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습니다.
한편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서 속편이 만들어지는 탓에 전편 특유의 파릇파릇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까라는 개인적인 염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36년만에 상영된 '탑건 : 매버릭(TOP GUN : MAVERICK)'은 영화관에서 3번을 감상했을만큼 좋았습니다.
오히려 '탑건(1986)'의 속편으로 일찍 제작되지 않았던 탓에 훨씬 발전한 촬영기법이 도입되고 더욱 완성도 있게 다듬어진 시나리오가 가능했을 듯 합니다.
전작은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멋진 배경음악에 비해서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낮았지만 '탑건 : 매버릭'은 더욱 발전된 촬영기술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시나리오에 힘입어서 수많은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전작에서도 스크린에 빨려 들어갈 듯한 실제 항공기 촬영으로 개봉 당시 많은 관객들을 매료시켰는데 '탑건 : 매버릭'에서는 헐리우드 영화 역사상 가장 사실적인 항공씬을 보여주었습니다.
'탑건 : 매버릭' 스틸북과 알라딘 단독 슬립케이스 블루레이 패키지. 알라딘 단독 슬립케이스는 타이틀을 은색 양각 처리한 것이 신의 한수인 듯 합니다.
- 소박한 제 시청환경입니다
- TV : LG OLED 65 C8PUA
- 스피커 : 삼성 HW-N950 사운드바 (서브우퍼는 HW-Q950R의 것으로 교체)
- 블루레이 플레이어 : LG UBK90
'탑건 : 매버릭' 4K 블루레이는 최상의 화질을 보여줍니다. 영상이 생생하고 질감과 디테일이 살아있습니다.
단, 4K 영상의 재현력이 너무 뛰어날 경우 명도가 살짝 떨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해서 밝은 대낮 거실에서 감상할 경우 다른 영화들에 비해 조금 어둡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화질이 뛰어나다보니 배우의 얼굴 주름을 지우기 위해 정교한 필터 보정이 포함된 '일부' 장면이 오히려 더 도드라지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조셉 코신스키(Joseph Kosinski)' 감독은 대부분의 작품에 모던한 건축물을 연상케하는 여백을 잘 살린 푸르스름한 회색 빛의 정돈된 장면이 등장합니다.
극장용과 마찬가지로 전문가의 감수가 잘 반영된 한글 번역은 문제가 없었지만 디자인 성의가 1도 없는 자막 폰트의 선정은 아쉽습니다.
아이스맨이 죽고 훈련교관에서 해임된 직후 혼자 F-18을 몰고 작전 시뮬레이션을 통쾌하게 성공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돌비시네마 영화관에서 '탑건 : 매버릭'을 감상했을 때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인한 등에서 느껴지는 시트의 진동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탑건 : 매버릭' 4K 블루레이 역시 다소 약하지만 거실 소파의 등받이가 진동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을만큼 사운드 퀄리티가 매우 뛰어납니다.
특히 사운드 퀄리티가 뛰어나면서도 강한 우퍼 진동으로 인한 불쾌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사운드 디자인이 좋았습니다.
LG의 UBK90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4K 블루레이 재생시 발생하는 끊김(프리징) 현상으로 아쉬움이 많은 모델인데 다행히 제 경우 '탑건 : 매버릭' 4K 블루레이가 문제없이 재생되었습니다.
- 인터뷰어 : "위험한 스턴트를 왜 직접 하는거죠?" - 톰 크루즈 : "그것은 진 켈리에게 왜 직접 노래부르고 춤추냐고 물어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완벽한 화질과 음질의 타이틀이지만 부가영상의 콘텐츠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미 '탑건 : 매버릭' 공식 유튜브 / SNS 채널 등을 통해 접한 중복내용이 많아서 신선함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메이킹 필름을 보고 싶은데 부가영상 역시 또 하나의 '영화'처럼 너무 깔끔하게 편집한 영상들이라서 오히려 김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부가 영상 중 '칸 영화제 톰 크루즈와의 대담'은 아주 좋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탐구와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2년전 '탑건' 리마스터 블루레이가 출시되면서 부가영상이 충실하게 수록되었는데 '탑건 : 매버릭' 블루레이도 추후 재출시된다면 부가영상의 보완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운 부가영상을 감안하더라도 '탑건 : 매버릭' 블루레이는 4K 블루레이의 가장 모범적인 레퍼런스로 인정받을만한 타이틀입니다.
톰형, 멋진 속편 고마워!
'탑건 : 매버릭'은 1986년작 '탑건'을 기억하는 영화팬들에게 선물과도 같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보여주었던 속편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극장 상영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OTT 공개의 압박도 있었지만 주연 배우와 제작진이 끈기있게 몇 년을 버텨준 덕택에 전 세계의 관람객이 값진 극장 경험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남성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청춘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중년 남성들에게 다시 한번 인생의 용기를 주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배우로서의 '톰 크루즈'가 가진 철저하게 프로페셔널한 직업의식, 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애착과 관심은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는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했더라도 남다른 성취를 이루었으리라 확신합니다.
제 10대 시절부터 좋아했던 배우가 성실함을 잃지 않고 위대한 영화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며 그의 팬으로서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 TMI - 소소한 영화 속 소품 이야기
1. '탑건 : 매버릭' 영화 초반의 가와사키 GPZ-900R 모터사이클을 모는 장면에 착용한 G-1 항공자켓은 1986년작 '탑건' 촬영에서 입었던 자켓은 아닙니다. 왼쪽 가슴 방패 모양의 U.S.S. WILLIAM H. STANDLEY 자수패치 가장자리에 빨간색 스티치 유무로 알 수 있습니다. 전작의 촬영용 의상으로 똑같이 제작된 오리지널 G-1 자켓들 중 한 벌은 '톰 크루즈' 본인이 소장, 한 벌은 경매로 판매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2. 전작 '탑건(1986)'에서 매버릭이 착용한 파일럿 헬멧은 미해군의 Gentex HGU-33 모델이고 '탑건 : 매버릭'의 헬멧은 Gentex HGU-55 모델 입니다. 둘 다 동일한 디자인의 매버릭 데칼이 사용되었지만 Gentex HGU-55는 시야 확보 때문인지 이마 라인이 수평으로 변경되고 위치가 올라가면서 바가지 헤어스타일이 연상됩니다. 개인적으로 전작의 Gentex HGU-33 모델이 더 멋져보입니다.
'탑건 : 매버릭' 4K 블루레이는 가정에서 영화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타이틀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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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네요.
가장 극적이었고 몰입도가 높았었네요.
돌비시네마의 영향도 있었구요.
브라운이 있는데 신의 한수라고 하니까 알라딘 한정판도 갖고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