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잡담] 군대의 추억...
오늘 유난히 군대얘기가 많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거기에 일조하네요..^^;;
점심 잘 먹고 와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 여보세요..꼬로냐?..나다 통신..
꼬로> 어?..누구? 통신?..곰팽이?...와 오랜만이다..잘 지내쟈?
친구> 응 잘 지내지..주절주절....대전에서 보자...
꼬로> 잉? 왠 대전? 너 지금 수도군단에 있다메?
친구> 어...대대장님 있자나? 그분이 지금 대전에 계시는데...
이번에 전역하시나바..그래서 중대장들이 오랜만에 거기서 보자네.
너 시간되냐?
꼬로> (음..주말에는 애 봐야되는데...-_-;;;) 일단 좀 보자...내 다시 전화하께...
(정말 보고싶기는 한데...)
이런 얘기들을 하며, 전화를 끊고보니...갑자기 예전 군대 생각이 머릿속을 화악 지나가네요.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일인데도 어제일처럼 기억이 생생합니다.
대충 위의 통화내용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초급장교로 군대생활을 했습니다.
송정리에 있던 광주 상무대에서 교육을 받고, 93년 6월에 강원도 인제에서 군대생활을
시작했었지요.(물론 끝도 거기서 했습니다....당연히...)
호랑이두마리부대(연대)였는데...교육/훈련 엄청많은 이른바 예비사단이었습니다.
상무대에서 여기 배치 받을때, 같은 내무반 친구들이
돈걷어서 워커 사준다는거......말렸습니다....ㅜ.ㅜ
동기 6명이 같은 대대로 배치를 받았습니다.
통신/정훈/5,6,7,8 중대 소대장....저는 8중대..81mm박격포 전포 소대장...
분대전투,소대전투 이딴것만 열심히 교육받다가 81mm로 오니 황당하더군요.
암껏두 모르는 소대장...그게 딱 저였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나름대로 재미있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때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던지....
특히 처음 한 6개월 정도가 제일 힘들었지요.
꼴통 소대장 소리 듣기 싫어서..퇴근해서 혼자 교범 보면서 공부하고......
나름대로 뭔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중대장한테 깨지기 일쑤고...
중대장한테 깨졌다고 선배한테 뚜드려 맞고....-_-;;;;
매일 교육에...훈련에...행군에....
...........
지금 생각해 보니 전혀 재밌지 않네요....ㅜ.ㅜ
중위 달고..선배들 제대하고...후배들 들어오고...중대장들 바뀌고...
첨 왔을때 말안듣던 병장들 나가니...^^;;...군생활이 좀 피더군요.
인제-원통-양구 지형 훤히 꿰차고...훈련시 행동 지침(?)을 숙달 할 때 쯤
참모자리가 비어서....대대 교육장교로 빠지는 불상사를 당했습니다.
처음엔 이제 안 걸어다녀도 되니 신난다~했었는데....
알고보니 이 자리가 쥐약이더군요....
참모되고 나서는 거의 주말도 없어지고....평일도 10시 이전에 퇴근해본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제 인생에서 그렇게 담배를 많이 피운건 그 때가
아닌가 싶네요...하루에 두갑씩 꼬박꼬박...일직사령이라도 서는날엔 밤새 3갑....-_-;;;
..............................
저희때만해도 초급장교들이 처음 부대와서 부딪치는 문제중의 하나가
''출신''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은근히 선배들이 조장하기도 하지요.
(제가 있었던 부대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전방 철책은 아마 이러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만..)
보통 육군에서 장교가 되는 과정은 크게 4가지로 보시면 될 겁니다.
육사/학군(ROTC)/학사/삼사...이렇게 네가지요...
물론 군내에서의 위상은 당연히 육사지요.
나머지는 머..고만고만한것 같은데...그냥 제 생각입니다..^^;;
육사나 학군간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나이도 거의 같고 군대오는 시기도 같기때문에
(대학 4년 졸업후 2월 임관, 상무대 교육후 6월경 자대 배치)
그냥 친구처럼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인데...
학사-삼사-학군..간에는 조금 트러블들이 있지요.
서로 들어오는 시기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몇개월가지고 시비가 붙는 거지요..
머..별 대단한 건 아니고..은근히 선배들끼리 새로 후배가 들어오면
쟤한테 경례하지 마라..말까고 지내라..등등... 이런얘기들을 합니다..
서로 자기 출신 선배들한테 그런소릴 듣는거죠...
그러다 보니 출신다르면 경례안한다고 시비붙고....유치하죠..^^;;
보통 신임 소대장들이 부임하는 초기에 이런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그러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대략 나이 순으로 해결이 됩니다.
특히 저희 부대에 있던 동기들이 다들 착한 녀석들이었는지라...
선배들 말을 어기면서 다른 출신에 대해 존중을 해주니까 자연스럽게
서로 그런분위기가 형성되더군요. 저희가 고참되었을땐 후배들한테 그런소리 안했습니다.
(근데 이녀석들이 학군단에서 그런 소리를 듣고 왔는지는 몰라도..
우리는 안 그랬는데 오히려 지들이 더 그러려고 하더군요..-_-;;)
이번에 모이기로 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출신들이 전부 제 각각 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4가지 출신들이 다 모여 있지요..
그래도 이 분들..참 오랫동안 만나며 우의를 다지고 있더군요.
그 당시에는 은근히 후배들한테 압력 넣어가면서..서로 좀 나서 보겠다고
아웅다웅 많이들 하셨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
그냥 친구로만 남게 된 것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그런 분들이 오래전 지휘관..것두 잘 나가는 분도 아니고..
쓸쓸히 군생활을 정리하시는 분을 기억하고, 찾아가겠다고 하니까...
웬지 마음이 찡합니다.
제대하면서 내 다시는 인제쪽으로는 오줌도 안 누리라 고 했었는데...
그 시절이 오히려 문득 그리워지는군요...
아무래도 마나님을 잘 설득해 봐야 되겠습니다.
모두들 많이 보고 싶네요.
ps. 여기 오시는 분들이 군 생활 얘기들 많이 해 주시는데...
주로 사병생활에 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이런 생활도 있다는 소개차원에서
한번 올려 봤습니다.
군생활 하시면서 간부들 하면 이가 갈리시는 분도 많을 것 같아...사실 쫌 고민했는데...
용기를 내 봤습니다. 너무 미워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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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는 아니였지만 상급부대 행정 사병이여서 장교들의 고충을 잘 알았는데 정말 말못하고 안쓰러운 모습들을 많이 봤습니다. 특히 삼사 장교들은 참 불쌍하다는 생각입니다. 장교는 진급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 행정부대보다는 야전 부대가 훨씬 더 편안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급 장교가 행정부대 오면 장교한테 치이고 하사관에게 치이고 사병한테까지 치이게 되는 것은 다반사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