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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그날 수족관 풍경 그리고 7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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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9-15 20:30:10

몇 달 전 걷다 본 풍경입니다.

횟집 수족관이 무심코 눈에 들어왔습니다.

되도록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인데 길을 걷다 보면 보도 쪽으로 비쭉 나온 게 수족관투성이라 가끔 보지요.

좀 멀찍이서 걸어가며 다가오던 풍광이라 처음엔 조금 이상타 여기기만 했습니다.

원형 기둥 모양의 수족관 속 큰 물고기 하나가 뱅뱅 빠른 속도로 돌아가더군요.

이내 그 물고기가 이상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점점 가까워지니 그 물고기의 눈이 이미 이 세상의 목숨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물속에 사는 생명이 물속에서 죽어 중심을 잃고 살아남은 물고기들이 좁은 수족관을 견디듯 뱅뱅 돌며 일으키는 물살에 휩쓸려 있던 모습이었습니다.

바닥엔 가라앉은 몇몇 물고기도 있더군요.

세상을 뜬 지 얼마 안 되어 가라앉지도 못 한 채 촛점 없이 텅빈 눈으로 수족관을 어지럽게 돌던 물고기,

꽤나 큰 물고기라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에겐 하나의 적잖은 손실로 기록되고 곧 잊혀졌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 같은 이에겐 그날 그 모습이 꽤나 충격이어서 그 물고기가 아직 기억 납니다.

물 속 생명이 물에서 중심을 잃은 채 이리저리 휩쓸려 결국 익사한다는 게.

 

 

아까 논란의 게시글에 댓글 2개를 달았습니다.

발제글 제목의 외국어 3글자가 어떤 닉을 떠오르게 했지만 쿠마린이라는 성분으로 모르는 정보가 있어 거기에 눈길이 갔고 개인적 경험을 떠올려 댓을 작성했습니다.

또 다른 발제글에 달린 평을 보면 이런 댓글을 작성한 행위는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놀아났는지의 하나로 분류됩니다.

 

 

디피에 가입한 지 좀 됨에도 디피지수라는 게 무척 낮습니다.

눈팅회원으로 여기를 드나들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연결해준 영화평으로 이곳을 알았고 디브이디 중고로 구하거나 팔 일이 있을지 몰라 가입도 했지만 집에 제대로 된 감상평을 할 만한 기기도 없고 또 평을 할 만한 수준도 안 되어서 글 작성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댓글에 어떤 글이 써지면 디피 가입일과 디피지수부터 본다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디피지수라는 게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이 커뮤니티에 신용카드, 신분증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댓글러로 조금씩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뭔가 댓을 남기려다가도 뭔가 내 수준엔 벅차 보이는 곳 같아서 맘으로 중얼거리다 말았는데 평범한 의견 하나라도 남길 일 있으면 이게 중요하구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조국 대전이라 한 지난 한 달 간 디피점수를 꽤나 올리게 되었습니다. (3000대)

 

 

<조국힘내세요> 

그날, 수많은 닉들을 봤습니다.

오래 묵어 잊어버린 비번 찾느라 힘들었다고, 그럼에도 기어이 찾아서 혹은 새로 수정해서 유령 닉에서 탈피해 글을 쓴다는 분들 보며 댓글뿐 아니라 게시글이라는 걸 처음 써봤습니다. 

게시글 닉을 보면 아, 하게 되는 분들과 달리 곧 이내 잊혀진 닉들의 수많은 '조국힘내세요' 글이 아니었다면 댓글 아닌 게시글 자체를 올릴 일은 없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7개월,

지난 한 달 간 힘들었다고 토로하는 분들 적잖은데 7개월이 남았더군요.

총선이 4월이니 7개월 동안 견찰과 자위당 그리고 찌끄러기들과 이해를 같이 하는 기레기들의 합창은 좀체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암흑이 2017년 희망의 빛으로 바뀐 게 2년 좀 지났는데 7개월 뒤 어떤 갈림길에 서게 될까 두려움이 아직은 더 크기에, 다시 예전 눈팅 회원으로 돌아가는 건 좀 더 미뤄야겠습니다.

수족관에서 눈이 휑한 채 뱅뱅 돌다 익사해가던 물고기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우리에겐 그 기회란 게 적어도 주어져 있으니까요. 끝으로, 

인간은 참으로 복된 존재인데 얼마나 귀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며 명절 마무리해봅니다.

더불어, 그 물고기와 수많은 슬픈 숙명 속 피다 지는 생명들을 떠올리며 극락왕생이란 게 부디 있기를 허망하다 해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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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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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5 20:32:19

7개월 어떻게 잘 해 보시자고요.. ^^*

추천 드립니다.

WR
2019-09-15 20:42:02

예, 잘 해보려면 운영규칙 준수를 늘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얼마 전 다짐 해놓고 잘 못 지켰습니다. 부끄러움 없지 않아 운영자님 글엔 댓을 차마 못 달았습니다. 평안한 밤 보내십시오. 

6
2019-09-15 20:41:49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쓴이같은 분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버팀돌이 아닐까싶습니다.

응원하고 함께합니다.

 

WR
4
2019-09-15 20:45:08

버팀돌 역할 중 하나, 말해놓고 보니 우리 좀 멋진데요?  네,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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