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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독일이 이번 코로나 사태와 G11 제안을 보는 밑배경 - 코로나 외교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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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6-10 09:51:40

제가 일전에 WHO총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외교전을 벌여 대격돌을 하고,

E.U.가 미국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1525831&sca=&sfl=mb_id%2C1&stx=gandhika

 

그때 저는 그 글이 상당히 긴 이야기, 어쩌면 두편, 길면 세편에 이르는 장문의 글이 될 것이라고 했었는 데, 이후 게으름때문에 나머지 글들을 쓰지 못했습니다.

 

원래는 독일, 프랑스, 그리고 영국 (어쩌면 이탈리아) 의 세 나라로 나누어 각 나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나라에서는 어떤 의견들이 오고갔는지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만,

그렇게 공을 들여 긴 글을 쓸 만큼의 시간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 상태로 2주가 넘어서 3주 가까워지다보니, 앞으로도 못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밀린 숙제를 후딱 해치워버리자는 심정으로, 분량을 줄여서 지금 얼른 씁니다. 

 

 

제가 WHO회의에서 유럽이 미국이 주장한 중국 책임론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썼습니다만,

사실 그 결과는 일찌감치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그 이유로 서구와 WHO간에 이미 진상조사 딜이 되어 있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선에서 조사가 이뤄질지 교감이 오고 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더 밑으로 깊숙히 파고 들어가다 보면, 

결국은 E.U.의 전략적인 시각이랄까, 입지랄까 하는 것이 그런 결론으로 가도록 예정하고 있다는 생각을  저는 합니다.

 

제가 수년째 지속적으로 말씀드리고 있지만, 

E.U.는 미국과 중국을 경쟁시키며 그 와중에 E.U.가 독자적으로 서는 삼세정립을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달전 5월 초순으로 돌아가서,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던 것은 

독일 메르켈 총리가 중국이 코로나 사건을 은폐해왔다고 비난했으며,

독일의 최대 일간지는 중국의 최대 수출품이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욕하고, 시진핑은 멸망할 것이라고 저주했다는 기사였습니다.

 

메르켈 총리 "중국, 코로나19 발병 기원에 투명해야" - 연합뉴스, 2020. 4. 21

https://www.yna.co.kr/view/AKR20200421001300082 

 

독일 빌트 "시진핑, 코로나로 멸망할 것" 공개편지…중국 발끈 - 연합뉴스, 2020. 4. 19

-유력지 빌트 "중국 최대 수출 히트상품은 코로나"…세계경제 보상 요구

-중국대사관 "빌트, 민족주의·외국인 혐오 조장" 반박

https://www.yna.co.kr/view/AKR20200419051800082


"독일의 최다 부수 일간지인 빌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공개편지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당신의 정치적 멸망을 의미할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주독일 중국대사관은 빌트가 "선동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공방이 벌어졌다.


빌트는 최근 기사를 통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대해 중국 정부에 책임을 묻고 세계 경제에 끼친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할 것인지 물었다.


이에 주독 중국대사관은 지난 15일 성명에서 "본질적인 사실관계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저널리즘과 공정성이 부족하다"면서 빌트가 민족주의와 편견, 외국인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빌트는 17일 자로 '친애하는 시진핑 주석에게"라는 제목으로 편집장 율리안 라이헬트 명의의 공개편지를 싣고 "당신은 감시를 통해 통치한다. 감시가 없었더라면 당신은 주석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빌트는 "당신은 모든 국민, 모든 것을 감시할 수는 있지만, 전염위험이 큰 동물시장에 대한 감시는 거부한다"면서 "비판적인 신문이나 인터넷매체는 폐쇄하지만 박쥐 수프를 판매하는 상점은 폐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신은 당신 국가를 지적재산 탈취 분야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당신이 당신 나라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라며 "전 세계를 돌고 있는 중국 최대의 수출 히트상품은 코로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빌트는 "당신, 당신 정부와 과학자들은 코로나가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라며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우한연구소는 최고의 안전기준 없이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실험했다고 보도했다. 왜 독성 실험을 정치범 감옥처럼 안전하게 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

빌트는 독일에서 판매 부수에서 140만부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디지털 유료독자도 40만 명 정도에 달한다.


우파적 성향의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 슈피링거의 매체로 황색 저널리즘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기사들만 보면 독일이 중국에 대해 들끓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즈음에 미국 여론조사기관 Pew Research가 독일 시민들을 여론조사한 결과, 

독일인들은 중국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미국과 친하게 지내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Pew Research는 이 조사를 해마다 반복 실시하고 있는 데, 작년과 비교했을 때 미국인들은 독일과 중국을 저울질하는 태도에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만, 독일인들은 변했습니다. 

 

작년(2019)보다 올해에 

미국의 비중이 내려가고, 중국과 더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비중이 올라갔습니다.  

 

참고로, 이 여론조사가 이뤄진 4월 3일에서 9일은 독일이 한참 락 다운 기간중이었습니다.

독일이 코로나때문에 2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고 전국적으로 가게문을 닫고 락 다운을 건 것이 3월 22일 부터였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 자가격리…2인 초과 모임 금지 - 한겨레, 2020. 3. 23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933707.html


 

https://www.pewresearch.org/fact-tank/2020/05/18/amid-coronavirus-crisis-americans-and-germans-see-changing-world-in-different-ways/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가 쏟아지고 전국의 상점들이 문닫은지 2주가 넘게 지난 상태에서 독일에게도 피해는 막심했을 텐데, 왜 독일인들은 중국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태도가 변했을까요.

 

독일인들이 코로나때문에 중국에 대해 분노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독일의 빌트지가 중국과 시진핑은 멸망할 것이라고 저주한 것은 그 분노의 감정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빌트지가 독일에서 선정적인 옐로우 타블로이드의 대표로 불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빌트지는 독일 밑바닥의 거칠고 선동적인 감정을 잘 보여주는 신문입니다.  

황색 언론으로 구글링해보시면 전 세계 대표로 꼽히는 것이 영국의 더 썬, 데일리 메일, 그리고 독일의 빌트 입니다. 

 

https://namu.wiki/w/%ED%99%A9%EC%83%89%EC%96%B8%EB%A1%A0

 

빌트지가 떠드는 것과 별개로, 독일의 일반 시민들이나 지식인 층에서는 좀 더 전략적이고 계산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 시민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볼려고 한달전에 기사들을 검색해 본 적 있었습니다. 

한국 언론에는 그런 기사가 전혀 없었고, 영어권 언론에도 없었습니다. 독일 언론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독일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독일어를 영어로 구글 번역한 후, 영어를 제가 한글로 번역해서 봐야 했습니다. 그러니 의역에 중역을 거친 조잡한 번역이라는 점을 양해해 주십시오.

 

이제부터 소개해드릴 기사는 둘 다 WELT지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하나는 독일은 미국을 도와야 한다. 세계 리더로서 망한 미국이 잘 나가는 중국보다 천배는 낫다는 칼럼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은 미-중 사이에서 심판으로 자리하며 독일의 이득을 취해야 한다 라는 칼럼입니다. 

 

먼저 독일은 미국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부터 보시죠.

 

 

세계지도자로서 미국이 흔들린다고 해도 중국보다는 천배는 낫다


The stumbling USA is a thousand times better than China as world leader - WELT, 2020. 5. 18

https://www.welt.de/debatte/kommentare/article208065669/Neue-Umfrage-Die-strauchelnden-USA-sind-als-Weltanfuehrer-tausendmal-besser-als-China.html


"그것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오래된 논쟁거리이어 왔다.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가의 이익인지, 아니면 멘탈이나 문화, 인성 같은 소프트한 것인지 말이다. 만약 당신이 Pew 리서치와 Korber 재단이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를 보았다면, 당신은 독일인들이 국익을 더 중시한다고 결론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놀랍게도 중국과 더 가까이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비율이 미국과 더 가까이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큼 많았다. 

독일은 미국에 의해 안전이 보장되고,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임에도 말이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혐오는 많은 독일인들을 친중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 놀라운 것은 베이징의 독재자가 그 추한 얼굴을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또 드러냈다는 것이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 중국 정부의 은폐와 지연 전술은 코로나가 세계 위기로 발전하도록 키웠다, 이제 WHO가 코로나 형성과정을 조사하도록 요청하는 나라수는 122개국에 달하고 있다.


반면에 베이징은 중국 정치인들과 대사들을 동원해서 소셜미디어에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사람들을 겁주고 고소하겠다고 하는 공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공산당 체제는 코로나 사태에서 중국이 잊혀지기를 원하고, 모든 종류의 반 서구 코로나 음모론들을 주저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독일인들이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양분되었다는 것은, 미국측에서 보면 트럼프 정부이후 경험하고 있는 엄청난 명성하락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독일인들이 자국의 이익을 아주 크게 잘못보고 있고, 중국의 압제 체제의 본성에 대해서도 크게 오판하고 있으며, 베이징이 그 정치 경제적 지배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크게 잘못보고 있다는, 독일인들의 명백한 무지를 보여준다.  


그렇다. 독일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특별히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서구의 민주주의가 세계 최대 탄압 국가인 중국보다 나은 리더쉽을 보여줘야 한다는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들을 속이지는 말자.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 그 체제가 설혹 넘어져 구른다 할지라도- 중국에게 세계가 복종하는 것보다 천배는 더 났다." 

 

 

이 기고문은 독일의 외신 기자 출신이 WELT지에 기고한 글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이와는 상반되는, 독일의 대학교수가 WELT지에 기고한 글을 보시겠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두 복서처럼 붙어있다. 메르켈 또한 그 링안에 있어야만 한다. 

 

China und die USA, verhakt wie zwei Boxer. Merkel muss mit in den Ring - by Christian Hacke (University of the Bundeswehr in Hamburg) 교수, WELT, 2020. 4. 27

https://www.welt.de/debatte/kommentare/article207511825/Corona-und-die-Weltmaechte-China-und-die-USA-verhakt-wie-zwei-Boxer-Merkel-muss-mit-in-den-Ring.html


"세계를 덮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서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얼마나 이타적이고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지 지켜보는 것은 힘이 솟는 일이다. 동시에 그들처럼 세계 국가들이 함께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특히 판데믹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미국과 중국이 오만과 그리고 일부 경우에는 제노포비아에 사로잡혀 이 위기 상황에서도 라이벌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은 장애가 되고 있다.


우한에서 코로나가 터져나온 이후, 워싱턴에서는 중국몽의 종말이 임박했다며 벌써부터 추정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중국" 바이러스라고 신랄하게 공격했으며, 자신은 이 위기를 통제하에 두고 있다고 선언했었다. 


중국도 반격했다. 중국의 방역통제를 비난하는 외국저널리스트들을 인종차별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하였고 중국에서 추방하였다.


베이징은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퍼진 것은 서구 문명의 퇴폐때문이라고 보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내에서 빠르게 전염을 통제하게 된 것은 중국 체재 시스템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중국은 보았다.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간의 충돌은 위기속의 위기를 보여주었다. 

위기는 보통 "신중한 관리"를 통해 관리 될 수 있다. 만약 유능한 리더쉽이 없다면 위기는 퍼져나간다.


미국 또한 코로나 시대에서 리더쉽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이중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역주: 중국은 미중 대결 위기를 맞고 있으나, 코로나 위기는 벗어났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위기가 왜 강해지고 있는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미국에게는 이 상황에서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중국의 성장을 막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인데, 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점점 더 미국과 동급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하강세에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이 강해졌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미국은 (중국의 대칭에) 서서 균형을 잡고 협력하는 것이다. 


워싱턴과 베이징으로부터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보이지 않으며, 양대 파워는 근접전에 들어가 있는 두 명의 복서처럼 보인다. 

그들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서 서로로부터 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누가 세계를 위해 말을 하겠는가. 누가 이 위험한 전개를 늦출 수 있을 것인가.

오직 최고의 국제적 명성과 경험을 지닌 강력한 정치 지도자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위기를 통해 검증되고, 그리고 국제적 명성을 지닌 국가의 지도자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그런 사람은 워싱턴과 베이징으로부터 둘 다 환영받을 수 있어야 하고, 최소한 코로나 위기에서 지도력을 입증해 보였어야 한다. 이 업무에 맞는 것은 안젤라 메르켈밖에 없다. 


메르켈 수상은 베이징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안젤라 메르켈이 미국에서도 높은 명성을 누리고 있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을 완전히 확신하고 있으며, "아메리카 퍼스트"를 지속하며 독일에게도 '아메리카 퍼스트'를 맛보여 주고 있다. 


헬무트 콜 수상이라면 여기에 겁먹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는 백악관에 가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며, 도널드 트럼프에게 중국에 대해 달리 행동한다면 미국 국내와 국외에서 명성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콜은 트럼프에게 코로나 위기에서 중국의 도움을 얻는다면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주었을 것이다. 중국의 협조아래 미국 경제는 다시 부흥할 수 있을 것이다. 콜은 트럼프의 허영을 어찌 다뤄야 할지 알았을 것이다. 그는 이 위기 상황에서 트럼프의 국가적 책임감과 역사적 역할에 호소하였을 것이다. 


헬무트 슈미트 수상이었다면, 이 위기를 국제적 활동을 늘리기 위한 기회로 사용하였을 것이다. 권위주의적 국가 정상들에 대한 그의 후각을 사용해서, 슈미트는 중국 지도자들을 설득해서 미국과 싸워서 승리하겠다는 시도를 자제토록 하였을 것이다.


전 외무장관 한스 디트리히 겐셔라면 워싱턴과 베이징을 비밀 방문했을 것이다. 안젤라 메르켈 또한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래도록 증명해 왔다. 


숙련된 외교관으로서, 메르켈은 사안을 장악해서 베이징과 워싱턴이 비밀 회담을 하도록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UN, G2, G7, 또는 G20이 위기 정책에 공조하도록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발적이건, 또는 UN의 지붕 아래서이건, 코로나 컨퍼런스를 여는 것 또한 고려할만하다.


안젤라 메르켈은 이것을 유럽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다룰 수도 있을 것이다. 월드 파워들이 점점 더 유럽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EU를 조작해서 자신의 편에 서서 반중국 입장에 서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중국은 그보다는 유연하지만, 역시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 원조하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은, 벌써 따로 떨어져 있지만서도, 미-중 양대 파워가 경쟁을 강화시키려는 위기에 처해있다. 

유럽의 단합과 경제적 안녕을 위해서는 미중 관계가 진정되는 것이 필수선결조건이다. 그래서 외교적 해법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독일은 몇 주 뒤면 E.U 의회 의장국이 될 것이다.  

유럽 의회 의장국 수반으로서 안젤라 메르켈은 미-중 세계 양강을 맞아서 보다 자신있고 강하게 유럽의 이익을 대변할 책임이 있다. 


독일의 E.U. 의장국 책임(권한)은 메르켈 수상이 링에 들어가 유럽에 의한 질서를 구축할 기회를 주고 있다 (to enter the ring “legitimized by Europe”), 


그건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어떻습니까.

저는 두번째 기사가 훨씬 더 논리적이고, 괜찮은 글이라고 보았습니다.

첫번째 기사는 '우리가 남이가, 미국을 도와야제!' 로 들린 반면에 독일의 국익이 무엇인가에 대한 언급은 부족했습니다. 두번째 기사는 좀 독일 국뽕에 빠져있다는 느낌을 주기는 했습니다만, 독일의 국익이 무엇이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어떻게 독일의 지위를 사용할 것인가를 논하고 있었습니다.

국제사회는 국익 추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보는 저로서는, 후자의 기사에 더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유럽은 미-중 양대 파워가 경쟁을 강화시키려는 위기에 처해있다. 

유럽의 단합과 경제적 안녕을 위해서는 미중 관계가 진정되는 것이 필수선결조건이다. 그래서 외교적 해법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안젤라 메르켈은 미-중 세계 양강을 맞아서 보다 자신있고 강하게 유럽의 이익을 대변할 책임이 있다. 

독일의 E.U. 의장국 책임(권한)은 메르켈 수상이 링에 들어가 유럽에 의한 질서를 구축할 기회를 주고 있다."

 

이 대학교수 글의 마지막 문단은 독일의 외교적 입장을 간결 명료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현실 세계에서 독일의 행동은 후자쪽에 가까웠습니다.

아래는 4월 초에 나왔던 독일 외무장관의 슈피겔지 인터뷰 기사입니다.

미국과 중국을 둘 다 까는 독일의 전형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 외무 "코로나19, 미국은 늑장, 중국은 권위주의적 대응" - 연합뉴스, 2020. 4. 11

https://m.yna.co.kr/view/AKR20200411003300082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이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대응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의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마스 장관은 10일 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코로나19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면서 늑장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매우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대응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방식은 극단적이어서 유럽의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대응에 대해 "유럽에서 통행금지와 접촉금지 같은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적절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권위주의 체제가 전염병 대응에서 작동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독일이 코로나19 확산 사태 초기 관련 의료 장비의 수출을 금지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반발을 산 데 대해 "항공기에서 비상사태 시 산소호흡기를 먼저 착용해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서 "우리가 국내 문제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에 7t의 보호장비 및 인공호흡기를 보냈고 이탈리아의 중환자들을 독일 병원에 입원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스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국제적인 다자주의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번 위기는 백신 개발 등에서 국제적인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면서 "다자주의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위기 극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달뒤 독일의 메르켈이 WHO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태도 또한 그러했습니다.

독일은 중국에 대해 코로나 진상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한 편,

미국에 대해 WHO를 흔들지 말고, 백신 독점 시도를 멈추라고 주장했습니다. 

독일이 미-중 양국을 모두 까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E.U.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구축하고 있는 전략적 시각과 입지때문입니다. 

 

링 안에 남아서 발언권을 확보하되, 두 복서와 싸우지 않을려면 심판인 것 처럼 행동해야 하죠. 

그래서 미국과 중국 양쪽에 주의를 주면서 둘의 싸움을 중재하고 긴장을 낮추려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이는 것입니다. 

 

독일이 모두 까기에만 열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일은 자신의 영역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WELT지에 실린 대학교수의 기고문에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만, 

독일은 중국이 유럽국가들에 대해 투자나 원조하는 것에 대해, 독일의 영역에 대한 침입 시도로 보고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독일이 이탈리아에 대해 국경을 봉쇄하고 마스크 수출을 막자, 

이탈리아에서는 독일에 대한 원망이 치솟았습니다.  그 때 중국은 이탈리아에 마스크와 의료진을 보냈기 때문에 독일과 대비되면서 이탈리아인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급격히 좋아졌습니다.

 

'중국은 친구, 독일은 적'…코로나19가 바꾼 이탈리아인 인식 - 연합뉴스, 2020. 4. 21

-코로나19 속 EU에 실망한 이탈리아…국민 절반 "EU 탈퇴 찬성"

-비상시국서 지원 외면한 EU에 대한 반감 반영…"불확실성 커져"

https://www.yna.co.kr/view/AKR20200421173200109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컨설팅업체 '테크네'(TECNE)가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EU 탈퇴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9%에 달했다.

이는 2018년 말 같은 조사에서 나온 수치보다 20% 포인트 높은 것이다.


당장 이탈리아에서 EU 잔류-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한다면 회원국 유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조사 결과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상시국에서 EU로부터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바이러스 확산이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달 EU의 주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마스크와 같은 개인 보호 장비 수출을 금지해 이탈리아인들로부터 서운함을 샀다.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코로나19로 이탈리아가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와중에 중국과 러시아 등 서방권에서 다소 적대시하는 국가들이 이탈리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EU의 빈자리를 메웠다. 실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대부분의 이탈리아인이 중국을 '친구'로 묘사한 반면에 독일을 '적'으로 규정한 응답은 조사 대상의 절반에 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EU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주세페 콘테 총리마저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고자 제안한 EU 공동 채권 발행이 독일·네덜란드 등의 반대에 부딪혀 답보 상태에 빠지자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EU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심지어는 이탈리아인들은 최대 적국으로 독일을 꼽았고 (45%),

최고의 친구로 중국을 꼽았습니다 (52%).

중국이 친구 라는 응답은 작년에 10%에 불과했는 데, 올해에 52%로 뛰어오른 것입니다. 

 

https://news.cgtn.com/news/2020-04-20/Polls-show-52-of-Italians-view-China-as-a-friendly-country-PQcD8DIHTO/index.html

 


 

 

이렇게 되자 독일은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 결과물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대대적인 보조금 지급 결정입니다.


독일·프랑스 '코로나19 회복기금' 제안…EU 분열 잠재울까 - 연합뉴스, 2020. 5. 19

https://www.yna.co.kr/view/AKR20200519002451082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5천억유로(약 667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회원국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각각 베를린과 파리에서 화상으로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제안한 공동 기금은 EU 27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차입해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본 부문과 지역"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대출이 아닌 보조금"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은 나라들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에 충분한 연대를 보여주지 못해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며 "유럽의 건강이 우리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이번 제안은 EU 역내 경기부양책을 놓고 회원국 간 이견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대출보다는 보조금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대출로 지원해야 한다며 입장차를 보여왔다."

 

 

E.U. 공동기금이라고 하지만, 어차피 재정적으로 능력있는 것은 독일과 프랑스입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손해 볼 것을 각오하고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달랜 것입니다. 그러면서 독-프는 WHO 정상회담에 나가서, 미-중 모두 까기를 시전했습니다. 

WHO 정상회담이 5월 18-19일, 독-프의 E.U. 공동기금 제안이 5월 18일입니다. 

같은 시점에 처리한 거죠. 

독일이 나름 바빴습니다.

 

아래의 WHO 정상회담 평가 기사는, 이런 밑 배경들을 알고 보면 색다르게 해석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미국 거리두는 WHO 발판삼아 세계 리더십 타진 - 연합뉴스, 2020. 5. 19

https://news.v.daum.net/v/20200519105442033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위기 속에 미국이 고립주의 성향을 보이자 중국이 바로 리더로 행세하고 나섰다. 중국은 그간에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란핵합의, 글로벌 통상 등 각 분야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배격하는 다자주의 체계의 수호자 이미지를 가꿔가려고 노력해왔다.


18일(현지시간) 화상회의 형식으로 이틀 일정에 들어간 세계보건기구(WHO) 연례 총회에서는 글로벌 질서를 주도하는 강국을 지향하는 중국의 태도가 고스란히 되풀이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개막식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아프리카에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의 자금 및 의료물자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경고와 다시 한번 대비됐다.

나아가 시 주석은 미국이 비방하는 다자주의 체계인 WHO의 노고를 호평하며 다른 국가도 WHO 재정지원을 늘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안보 동맹국들이 중국의 주장에 최소한 원론적으로는 동조하고 나섰다는 사실은 따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이 코로나19 초기대응에서 '투명성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해온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국 대표들이 중국의 편에 섰다. 심지어 이들 국가는 WHO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태도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국제적 지도력이 부족하다며 "WHO의 대체 불가능한 조정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WHO는 합법적인 기관이고 모든 가닥이 합해지는 국제기관"이라며 "지속적인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발병지로서 외부에서는 책임론에 시달리자 글로벌 대응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의 어느 기관이나 국가도 코로나19 국면에서 국제적 차원의 대응을 주도하지 못한다는 공백을 파고든 것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공동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며 마스크 착용이나 봉쇄 조처와 관련한 WHO의 지침도 무시됐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과 대응책을 조율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 공백이 발생했다.


중국의 리더십 자처 앞에 미국은 중국에 대한 비방 수위만 높여가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존 울리엇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에 2년간 20억달러 지원 방침을 밝힌 것은 책임론을 면하려는 주의분산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울리엇 대변인은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동결하는 것이 미국의 리더십 약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미국이 팬데믹 사태에 이미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리해 WHA에 참석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 투명성 의무를 저버려 엄청난 희생을 초래했다며 반중정서를 부추기는 데 공을 들였다."

 

 

이 연합뉴스 기사는 미국이 헛발질 하는 동안에, 중국은 WHO 정상회담에서 리더쉽 구축에 성공하였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 때, 미국이 헛발질 한 것은 맞지만, 중국이 리더쉽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그냥 자기들이 해오던 대로 유럽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이 기회를 써먹었을 뿐입니다. 독-프가 미국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은 자기들의 기존 노선 그대로 진행된,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딱히 중국에게 영향받았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봤을 때,

이번에 트럼프가 중국 배제를 위해 G7을 G11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하자,

독-프가 그 제안을 무시해버린 것은 역시 걔네들 기존 노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나 미국 언론들은 '유럽이 러시아의 재가입에 반대하기 때문에 G7 확대에 찬성하지 않았다'  고 기사를 쓰고 있던 데, 러시아가 아니었어도 독-프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줄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 글 초반에 나왔던 Pew Research의 독일인 여론조사를 상기해 봅시다.

'미국과 더 친해야 한다' '중국과 더 친해야 한다' 여론이 반반으로 똑같은 독일이,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위주 국제질서로 바꾸자는 제안을 받아줄 리가 있겠습니까.

 

독일은 중국을 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G7확대를 반대하는 데 있어, 러시아는 핑계일 뿐입니다.

 

유럽은 미국과 중국을 저울질 하면서, 그 속에서 유럽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데 전략적 목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이 배신자로 보일지 모르지만, 

유럽 국가들로서는 국제 외교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것이죠. 

 

이를 두고 '미국이 망해도 중국보다는 리더로서 천배는 낫다' 라고 보는 사람은 완전히 헛다리 짚는 것입니다. 독일은 미국도, 중국도 자신의 리더로 모실 생각이 없습니다.

'트럼프가 천박하고 헛소리를 자꾸 하기 때문에, 독일인들이 미국을 혐오하게 된 것이다'는 주장 또한 엉터리 해석이라고 저는 봅니다. (미국 국내 언론들이나 타국의 친미 언론에서 이런 주장이 많던 데, 유럽에서 미국의 입지 상실은 트럼프 때문이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전략적으로 미국과 E.U.의 노선 차이가 원인입니다).

 

독일인의 눈은 중국에 가 있지 않습니다. 미국이나 트럼프에게 가 있지도 않습니다.

독일인의 눈은 독일이 어떻게 설 것인가 자기 발밑을 다지는 데 꽂혀 있습니다. 

독일이 이탈리아, 스페인에게 갚지 않아도 되는 보조금을 막대한 액수로 풀겠다고 하는 것은 자기 발밑 입지를 다지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저는 세상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10
Comments
1
Updated at 2020-06-09 20:33:52

입체적인 분석 감사합니다. 깊이 생각하는 만큼 세상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에 이 글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2
2020-06-09 20:40:28

정성글엔 추천

2
2020-06-09 20:41:18

집에 가서 다시 정독을 해야겠습니다만..... 맨 마지막 줄은 공감합니다...

 

정독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만...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과 중국에 관심이 없고 유럽에서 자기들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말은 확실히 공감합니다...

2020-06-09 22:37:43

정성이 담긴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Updated at 2020-06-09 22:49:21

이번 g7 확대 관련해서 가장 먼저 영국쪽에서 말이 먼저나온 D10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G7확대는 트럼프만의 생각이 아니라 영국 및 파이브아이즈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호주도 얘기가 나오자마자 찬성했고요
트럼프가 제안한 G12,11은 가능성 없더라고 영국이 제안한 한국 호주 인도를 추가한 D10내지는 G10은 가능성이 없을까요?

WR
5
Updated at 2020-06-10 09:54:00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중에 지금 5G 기술력 가진 나라는 없습니다. 

영, 미, 호주가 모여서 5G 네트워크 공급망 만들겠다는 데, 뭘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저는 회의적입니다. 

 

한국이 거기 들어가면, 시어머니 셋을 모시고 혼자서 몸을 갈아가며 일 다 하는 며느리가 되어야 할 겁니다. 

아래 그래프 보시면 아시겠지만, 5G 특허 보유건수는 중국 > 한국 > 노키아, 에릭슨 > 미국입니다.

 

https://cdn.statcdn.com/Infographic/images/normal/20095.jpeg 

 

오늘 블룸버그는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게 5G 특허료 지불하는 것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는 뉴스를 냈습니다. 화웨이가 5G 표준 기술 특허를 제일 많이 갖고 있거든요.  

 

화웨이가 5G 핵심특허 최다 보유…미, 결국 특허료 낼 수밖에 - 한국경제, 2020. 6. 9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006097966Y  

 

미국이 기술력으로 중국 5G를 추격할 수가 없으니까 한국을 포섭할려는 것입니다. 

 

삼성 이재용이 이 제안을 받을까요? 

저는 안받는다고 봅니다. 

 

파이브 아이즈의 D10이라는 게 기술력 없는 나라들이 모여서 한국더러 들어와서 일하라는 제안인데, 그런 짐덩어리들을 떠맡게 할려면 뭔가 반대급부가 있어야죠. 

근데 그게 없거든요. 들어와서 그냥 일하라는 것이니까.  

지금 얘네들은 5G 기술력은 뒤쳐졌지만, 그래도 내가 낸데 라는 의식으로 차 있습니다.

'한국은 영국이나 미국 급이 아니잖아, 한국은 끼워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들어와야'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상황에서 D10에 들어가면, 시어머니 셋을 모시고 혼자서 일 다하는 며느리가 되어야 할 처지라고 제가 쓴 것입니다. 

 

삼성은 미중에 계속 양다리 걸친 채로 갈 겁니다. 

이재용은 영국의 D10 제안 나온 다음에도 중국에 삼성 메모리공장 증설한다고 출장갔다 왔습니다.  

 

"이재용 왔다" 중국도 떠들썩…삼성 반도체, 성과와 과제는 - 2020. 5. 19

 http://m.newspim.com/news/view/20200519000903

2020-06-09 22:56:32

동감!  저도 그렇다고 봅니다...

1
2020-06-10 08:08:2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에게 미국, 중국중 한쪽을 선택하기보다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 이익을 최대화한다면 엄청 큰 기회를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녹녹치 않은 것이 독일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며 미국 의도에 반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국민여론 역시 미국편향적이라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양국간의 균형적 자세는 미국홀대, 중국선호로 이해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매향인님도 DP에서 대표적 친중인사 ^^)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기업도 정부만큼이나 미국의 압력을 받고 있어 향후 화웨이 장비수입, 반도체 수출 등 기업들의 대응도 무척 힘들 듯 합니다. TSMC는 완전히 미국에 붙은 것 같은데 삼성은 어떻게 반응을 할련지...
한반도의 역사는 삼국지보다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데 그안의 플레이어들은 힘들어 죽겠네요.

1
2020-06-10 08:53: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균형잡힌 분석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됨은 물론

작게는 해외 주식투자에도 큰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2
2020-06-10 09:42:22

 하지만 누가 세계를 위해 말을 하겠는가. 누가 이 위험한 전개를 늦출 수 있을 것인가.

오직 최고의 국제적 명성과 경험을 지닌 강력한 정치 지도자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위기를 통해 검증되고, 그리고 국제적 명성을 지닌 국가의 지도자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그런 사람은 워싱턴과 베이징으로부터 둘 다 환영받을 수 있어야 하고, 최소한 코로나 위기에서 지도력을 입증해 보였어야 한다. 이 업무에 맞는 것은 안젤라 메르켈밖에 없다. 

 

저는 이부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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