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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전 복 받은 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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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3 23:20:20

제가 4년 전 쯤 친구와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우리는 복 받은 세대라고 했습니다.

 

아날로그 문화의 전성기와 쇠락기, 디지털 문화의 시작을 모두 경험한 아주 유니크한 세대라구요.

 

저는 허수아비와 돈까스, 사방치기, 오징어, 두껍아 두껍아, 탈출, 구슬치기, 땅따먹기, 짬뽕, 와리가리, 주먹야구 같은 아날로그 놀이를 경험한 세대입니다.

 

디지털 쪽으로도 지금은 사라진 전자 오락실의 역사를 갤러그부터 펌프까지 그대로 경험한 산 증인입니다.

 

그리고, 가정용 게임기인 패밀리 컴퓨터부터 스위치까지, 쌍안경처럼 생긴 3D 게임기부터 오큘러스 같은 VR 게임기까지 경험한 세대죠.

 

화가가 그린 많이 어색한 포스터가 걸린 동시상영 극장부터 멀티플렉스 극장를 경험하고, 흑백 TV와 칼라 TV로 마징가Z를 봤고, 프로야구의 출범을 보았으며, 우리나라에서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이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려서는 똘이 장군 같은 만화를 보며 북한에는 돼지와 늑대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커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 방문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며 통일이 멀지 않았다고 김치국도 좀 마셨습니다.

 

비디오 테이프를 대여해서 보다가 넷플릭스까지 경험했고, 팝송과 트롯트 위주였던 대중가요에서 통기타와 락 밴드, 발라드와 댄스, 랩, 아이돌, 힙합을 거쳐 BTS가 빌보드를 점령하는 것까지 경험했습니다.

 

띠디디 띠룽띠룽 모뎀소리에 부모님이 깰까봐 조마조마하면서 즐기던 피씨통신이 초고속 인터넷이 되고, 도토리로 각종 악세사리를 사던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이 되는 경험을 하고, 둔기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무겁고 커다랗지만 전화통화만 할 수 있던(메세지도 못보내던) 핸드폰이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업무까지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정말 많은 것들(토큰부터 교통카드, 스카이씽씽에서 전동 킥보드까지 등등)이 있지만, 다 적으려면 너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 복 많이 받은 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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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4
2020-09-23 23:21:35

저도 가운데 낀 70년대 끝자락 태생 입장에서
하신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이런 하이브리드 세대 또 없더군요. :-)

WR
1
2020-09-23 23:24:04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가장 행복한 시기를 경험한 복 받은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3
2020-09-23 23:24:26

동감합니다. 70년대 초반생입니다.

WR
2
2020-09-23 23:30:47

독서실에서 워크맨 배터리 아끼려고 테이프를 필기구에 끼워서 수학의 정석 풀면서 한 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감던 기억과 노래 몇곡 넣으면 꽉차는 저용량 MP3 플레이어에 충전지 갈아끼우던 기억, 그리고 포켓몬 고 때문에 배터리 조루가 된 스마트폰에 외장배터리 연결해서 들고다닌 기억이 공존하는 세대죠.

10
2020-09-23 23:25:33

좋은 글입니다

사실 남의 꿀 보다는 내꿀에 감사하고 행복해 하는 것은 본인을 초라하지 않고 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생각이라 여깁니다 ^^

3
2020-09-23 23:30:29

짚신에서 구두까지..

고무신에서 구두까지..

아마 저와 제 윗 세대가 마지막일껍니다..

WR
4
2020-09-23 23:33:36

집에서 장례를 치른 후 마을사람들이 상여를 메고 장지까지 험한 산길을 올라가서 봉분까지 쌓는 것을 본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8
2020-09-23 23:31:33

역사 공부를 좀 해보면 현 세대가 얼마나 복받은 세대인지 잘 알 수 있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인류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계속 과거보다 나아져 오고 있어요.

어쩌면 인류 역사상 최고 정점을 찍고 있는지도 모르죠. 

1
2020-09-23 23:45:27

군대 제대하고 문득 주머니를 뒤져보니, 다마고치랑 017 플립형 셀룰러폰, 그리고 012 삐삐가 나오더군요.

 

그때가 세기말이었으니 20여년 전인데, 그 사이에도 많은 일이 일어났죠.

 

최근에 가장 놀란 일은, 내 생전에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로 우리나라 가수가 핫샷 데뷔하는걸 봤다는 점입니다.

3
2020-09-23 23:51:22

생활수준은 계속적으로 좋아졌는데, 오래된 세대들은 그걸 실감하는데,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은 까맣게 모르겠죠. 본인들의 경험을 기준으로 과거 세대들을 판단하는데 무려 '꿀 빨았다'는 말을 합니다. 긴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본인들도 다음 세대에게 '꿀 빨았다'는 말을 들을 날이 올거예요. 그때 무척이나 열변을 토할 당신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1
2020-09-23 23:56:58

 저랑 연대가 비슷하네요.. 제비우스와 겔라그를 기억하는 중년입니다.. 

어릴때 보던 짱가도 기억나네요.. 

1
2020-09-23 23:57:45

제가 94학번인데 응답하라 1994 마지막회 마지막 내레이션에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은 세대라고 나오죠.
공감합니다.

1
2020-09-24 00:03:08

70년대 초반생인데 그 뭐냐... 말씀하신 마징가Z부터 그레이트마징가? 이런거 한국 만화인줄 알고 잘 보다가 그랜다이저였던가? 갑자기 TV에서 다 사라진 경우가 있었죠? 갑자기 못 보게 되니까 이상했던게 생각납니다.

5
2020-09-24 00:16:04

현재 살아있는 1900년대 생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진보를
직접 온몸으로 체험한 행운의 세대죠

1920년대 미국과 유럽의 지옥같은 생존 환경을 봐도
지금은 엄청나게 진보된 혜택을 누린 세대라는 것을
절절하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195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그전의 한 세대나 두 세대의 진보를
단 10년만에 겪은 인류 발전의 최대 수혜자죠

70년대 학번들의 팬글씨외 차트,
80년대 학번들이 사용하던 수동 타자기를
90년대 학번들의 PC,
2000년대 학번들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7,80년대 학번들의 필수품이던 사전과
이후 세대의 구글을 비교해 보면

인류의 엄청난 기술적인 진보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2020-09-24 04:21:59

 저도 70년대 중반에 태어난 복 받은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IMF 가 그렇게 위기였었나 싶을 정도로 오히려 더 각광받는 학과를 나오는 덕에 다들 취업하며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부모님들의 노고 덕에 나름 아버지 세대와 비교해서 편안하게 살았구요. 문영의 혜택을 여태까지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 미래 보다는 6살 난 아들의 미래가 걱정되는 부모 입장이구요. 늦둥이라서 제가 더 오래 못 지켜줄 것 같아서 더 걱정이네요.

 

그러니 현재는 누가 더 꿀 빨았네, 힘들었네 보다는 건설적으로 앞으로 올 미래와 아이들과 청년들이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플랫폼이라는 것들이 주도하는 세상입니다. 대표적인게 구글, 애플, 아마존, 우버 등등이 있겠지만 저희가 모르는 새에 많은 업종들이 하나의 거대한 자본에 침식해서 저희는 여러 개라고 알고 있는 업체들이 사실 꼭대기로 올라가면 하나의 회사에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은 독과점의 형태로 흘러가는 중인거죠. 

 

그냥 독과점이 아니라 저런 형태의 기업들은 윤리의식 따위는 없습니다. 그저 기업의 이윤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사람을 줄이는 쪽에 모든 것들이 맞춰져 있습니다. 의업쪽에선 원격진료 및 AI가 진단하는 것이 더 정확도가 높다는 발표가 되고 있구요. 그렇다면 내과 의원들과 방사선과 진단하는 의사들이 사라져갈 것이며, 우버에서 자동 운행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드라이버들의 수를 줄이기 위한 겁니다. 아마존에서 로봇들을 이용해서 택배 및 물류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이 또한 막대한 인력감축을 하겠지요. 그렇게 밀려서 사람들이 일을 안하면 뭘 하게 될까요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10 년 안에 이런 변화가 아마도 급격하게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코로나로 일을 쉬어서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아들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놀란 점이 있다보니 점점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2020-09-24 07:16:03

짱가가 죽었을때 동네 친구들과 모여서 울었습니다 지구는 누가 지키나요

2020-09-24 07:33:51

응답하라 1988 에서 올림픽 마스게임 참가 했었습니다.
응8보면서 그때생각이 다시 났습니다.
복받은 세대 여러가지로 공감합니다.

2020-09-24 08:53:38

 우리아이들 세대는 내연기관 자동차로 여행을 다니다가 

커서는 우주여행을 자유롭게 다니게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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