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오징어 게임] 어쩜 문화판 먹물들은 20여년전이랑 하나도 다를게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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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9-26 23:14:36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12743.html?fbclid=IwAR0v9qkCYEC9mV3hGQ3TynHKwex00oayg_YPw97Zb6wjSS__3eojunrI5UU
한겨레 문화팀장이 올린 칼럼입니다. 읽다고 후반부에 정말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어요. 제목에 썼듯이 어쩜 문화판 먹물들은 20여년전이랑 하나도 다를게 없는 걸까요?
일단 제 배경부터 좀 소개를 하고 글을 적어야 겠죠. 왜 20여년전을 언급하는지를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서요.
예전에 영게에 역대급 추천과 댓글을 받았던 제 글 하나를 소환해보면...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2438317&sca=&sfl=wr_name%2C1&stx=phlip&sop=and&scrap_mode=
네, 저는 이 글에서 썼듯이 20여년전 IMF 당시 영화판에 몸담고 있었어요. 정확히는 삼성영상사업단 영화사업부였죠.
다시 칼럼으로 돌아가, 20여년전의 데자뷰를 느끼게 만든 그 문단입니다.
"그 뒤에 숨은 그림자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넷플릭스에 채택되면 제작비를 보전하고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순 있겠지만, <오징어 게임>처럼 ‘대박’을 터뜨려도 추가 수익이 없는 게 보통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넷플릭스 성공 공식에 맞춘, 자극 수위 높은 장르물 쏠림 현상이 강화될 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안하지만 정말 현실을 모르는 소리죠. 왜 본문에 나온것처럼 제작사들이 먼저 넷플릭스를 찾아갈까요? 둘 중 하나예요. 기존 방송국이 수용하기 힘든 과감한 시도이거나, 기존 방송국들의 짠돌이 주머니에서는 나오기 힘든 제작비가 필요한 작품이거나.
저는 무려 "문화팀장"님이 걱정하는 '자극 수위 높은 장르물 쏠림'보다 기존 방송국들이 방송국 구분도 안되게 틀에 찍듯이 만들어내는 '막장설정 + 실장님 남주 드라마 쏠림'이 몇 배 싫고 우려스럽네요.
이제 20여년전 영화일 할 때 이야기를 꺼내야 겠죠. 당시 충무로 토착자본으로 만드는 쌈마이 다찌마리(깡패싸움)영화 아니면 호스티스 나오는 신파 에로영화들이 넘쳐나던 떄였어요. 앞에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당시 적었던 글에서 보듯 당시 충무로는 구태의연,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동네였고, 소규모 자본으로 만든 영화들은 조악하기 짝이 없었죠.
그런데 대기업들이 들어가서 통크게 투자하면서 CG 특수촬영이나 첩보 장르 같은 과감한 시도를 할 떄에, 바로 저런 소리들이 당시 문화판 먹물들 글에서 나왔더랬죠.
'재주는 영화인들이 부리고 돈은 대기업이 챙긴다' 느니.
'대기업들의 흥행 우선주의에 맞춘 상업적 영화만 남쳐날 거' 라느니.
그 대기업들 없었으면 20년 후 우리나라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는 일은 없었을 거고, 한국영화는 지금도 다찌마리와 호스티스 영화들로 명목을 겨우 이어가거나, 아니면 외화에 밀려 고사했을 거라는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당시 제가 있던 삼성영상사업단에서 당시로는 엄청난 돈을 들여서 이른바 블럭버스터 3부작을 기획했었는데, 우리나라에 한 번도 시도된적이 없는 어드벤쳐물(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특촬 환타지(퇴마록), 정통 첩보물(??) 3부작이었죠.
앞의 둘은 그저 그런 흥행을 했지만...
마지막 시도였던 첩보물, 영화 좋아하는 DP 에선 어느 영화인지 아시겠죠?
그 영화, 쉬리가 터지며 한국 영화는 비로소 과감한 대규모 자본 투자가 가능해졌고 제대로 된 제작환경에서 '때깔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쉬리가 지금 한국영화, 그리고 드라마의 르네상스를 불러온 첫 나비의 날개짓이었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지금 넷플릭스가 돈 신경 안쓰고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구현해내면서 만들어내는 작품들, 미스터 선샤인, 킹덤, 스위트홈, DP, 오징어게임, 앞으로 나올 '지옥'(저 이거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같은 드라마들이 한국 드라마를 바꿀 겁니다. 20여년전 영화판에서 그랬듯이요. 저런 먹물들이 수십년간 고장난 스피커로 떠들어대건 말건 간에요.
(근데 넷플릭스 영화는 왜 안되냐구요? 이미 영화는 20여년동안 이걸 다 겪고 수준이 올라가서 넷플릭스의 수혜를 볼 여지가 별로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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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논리는 유투브도 한국 꺼야만 되고
넷플릭스도 한국 꺼야만 되고
둘다 한국 꺼지만 대기업이 관여되면 안되는
마 그런 주장인거죠.
말도 안되는 방구석 몽상이라고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