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아이와 놀 수 있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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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고 생각나서 씁니다. 저는 어릴적 어머니께서 만화영화 보러 극장갈때 항상 데리고 가셔서 고생(?)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애들한테는 열정의 순간(?)이겠지만, 엄마들에게는 고역의 순간이죠. 그래도 흥뚱흥뚱 조시면서 같이 봐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DP 통해서 보드게임 세일 이벤트도 하고 있지만, 저희는 1년에 몇 번 보드게임 행사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게임하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죠. 성인용 게임의 경우에는 그냥 자신이 하고픈 게임 사가시는거니까 즐겁게 사가시지만, 아이들 게임의 경우에는 가끔 안타까운 장면을 보곤 합니다.
일단 뭐든지 사고픈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향 장화신은 고양이 눈을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 중 한 명은 '너가 오자고 해서 오긴 했지만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다' 반응이고요. 그러다가 타협 후 결제를 하시면서 아이에게 던지는 일갈 한 마디 "너 이거 사줬으니까 핸드폰 그만 봐", "너 이거 사줬으니까 영어 학원 열심히 다녀"
제일 뼈아픈 이야긴 이거더군요. "너 이거 사줬으니까, 저녁때 아빠말고 누나랑 같이 놀아."
사주는 보드게임이 다른 게임 중독 방제용, 혹은 학업 성취용, 혹은 부모의 개인시간 확보용 물품이 되는거죠.
좀 더 나아가 시연 테이블 (대부분 행사장은 시연 테이블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드시 구매해야 할 수 있는건 아니고요, 특히 어린이 게임은 회전율이 빨라서 온 가족이 앉아서 잠간 즐기다 가기 좋습니다) 에서 보면 눈쌀 찌푸려질때가 있습니다.
어려운 게임도 아닌데, 잠간 아이들이 앉아서 체험하려고 하는때에 부모님 중 한 분은 유튜브로 영상 보는데 골몰합니다. 그래도 둘 중 한 부모님이 관심을 가져서 당신도 좀 같이하자고 하면, 정말 세상 피곤하고 괴로운 표정으로 '아 그냥 너네끼리 좀 해'라는 분위기도 자아내고요.
각자 가정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은 못합니다. 저걸로 예단하는건 좀 아니죠. 부모님 중 한 분이 밤을 새고 오셨을 수 도 있고요.
저인들 잘하는거 아닙니다. 우리 5살짜리 아들. 아무리 사랑스럽고 눈에 넣어도 안아플거 같아도 피곤한건 피곤한겁니다. 말이나 잘 들으면 몰라, 피꺼솟 순간을 수십번도 더 만들어내면서 뭐 잘했다고 계속 세균놀이, 기사놀이 하자고 합니다. 차타고 다니면서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듣는 호사는 애저녁에 사라졌습니다. 저는 미니 특공대 시즌별 주제가랑 브레드 이발소 OST 전곡을 외우게 되었습니다. 아주 귀에 징징 울립니다 (다만, 브레드 이발소 OST는 추천합니다. 은근히 노래들이 고퀄이에요.) 뭔가 둘다 틈만나면 아내와 저는 '일단 당신이 좀 보고 있어라'는 생각으로 축구공 토스하듯이 애를 사이에 두고 기싸움을 합니다.
그래도 같이 놀려 나름 애는 씁니다. 이제 5살이라고 아빠 회사 보드 게임 쉬운것 부터 더듬더듬합니다. 확실히 역할극 놀이보다는 보드게임이 같이 하기엔 좋고, 하는 동안 재미도 있고 운으로 하는 게임은 의외로 아빠, 엄마도 몰입하게 집중도 하게됩니다.
물론 제 지인이나 친구들과 진성으로 하는 재미만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이 중요한 이유는 뼈저리게 느낍니다.
이런 순간이 길어야 10년일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정말로 아빠 '입맛에' 맞게 크면 좋겠지만 그럴 일이 있을까요. 이제 자기 자아를 찾고 아빠나 엄마보다 친구가 더 잘 통하는 순간이 곧 오겠죠. 반항도 할 것이고 홰를 치며 싸우기도 할겁니다 (사실 지금도..). 그 시기 넘어서 20대가 되면 간극은 더 커질거고요. 안그래도 늦둥이. 열가지를 말해도 아홉가지가 안통하는 답답한 아빠를 바라볼 시선도 준비해야겠죠.
그때 매달리는건 아마 노년이 되어가는 아빠와 엄마일겁니다.
스필버그의 [후크]에서도 나오더군요. 낭만을 잃은 중년 남자가 된 피터팬이 애들한텐 고성을 지르면서 방해하지 말라고 하니 애들은 겁에 질려 할머니 방으로 갑니다. 그때 회사에서 온 중요한 전화를 아내가 낚어채서 창밖으로 던집니다. 어처구니 없어하는 피터에게 아내가 말합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게임에 당신을 껴줄 날이 얼마나 남은거 같냐고... 기껏해야 몇 년이고 그 뒤에는 상황이 바껴서 우리가 매달리게 될 것이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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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몇 년전 행사장에서의 기억이 나네요. 아빠, 엄마, 아들내미 셋인데... 정말 너무 열정적으로 게임을 하던 가족이었습니다. 애라서 아빠가 봐주지도 않아요. 그냥 냉정하게 규칙대로 하면서 애를 그냥 이겨버리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아들이 머리를 싸매며 쓴 웃음을 지으니까 엄마랑 아빠가 같이 아들을 안으면서 샌드위치로 뽀뽀 세례를 하면서 나갑니다. (근데 게임은 안샀.... 크흑)
그 가족들을 보면서 눈물이 핑돌았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 아들이 딱 그때 그 형아만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키즈 카페 볼풀장에 들어갈 순 없겠죠 (하긴 밑의 글 보니까 유격장서도 한다는데 굳이 못할...) 하지만 점점 같이 할게 많아질 나이. 진짜 숨부치는 순간까지는 뭐 하나라도 더 기억을 만들고 싶네요.
나한테 와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마운 아인데.
근데 말만 좀 잘들어라. 왜 양치질을 그렇게 안하고 싶어하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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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는 보드게임을 이제 서서히 하긴 하는데.. 지는 걸 너무 싫어하는데.. 특히 아빠한테 지는 걸 너무 싫어해서 저랑은 안 하려고 하더군요.. 체스에 요즘 푹 빠져 있는데.. 첨에는 장기를 재미삼아 둔 적이 있는 저랑 같이 배워서 하니깐 제가 당연히 잘 둬서 이겼는데.. 방과후 수업에서도 배우고, 책도 빌려서도 보고 사서도 보고 공부하니 그저 옛날 가락으로만 두던 저는 이제 못 이기는데.. 그러니깐 더 두자고 하네요.. 몇 번 대충 두고 졌더니 시큰둥해 하는데.. 나도 책 보고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을 하네요.. 외동이라 형제도 없어서 부모가 더 열심히 놀아주는데 실력 차가 좀 나면 쉽지 않네요.. 그래도 같이 보낸 시간의 무게만큼 부모 자식 간에 정도 생기고 신뢰가 생긴다 생각하고 같이 애니메이션도 보고 게임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