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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언브로큰(스포) - 졸리 여사 연출은 득이자 실

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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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1-12 10:51:54

언브로큰은 안젤리나 졸리가 연출을 한것이 득이자 실인 작품이었습니다. 먼저 득은, 움직였다 하면 뉴스가 되는 셀러브리티 중에 셀러브리티인 안젤리나 졸리가 본격적으로 상업영화를 연출했다는것만으로도 화제몰이에 성공하여 투자 이상의 광고 효과를 얻었다는데 있죠. 정말 이만한 광고 효과도 없네요. 다른 배우 출신 감독들처럼 출연도 겸한게 아니라 연출만 한것 뿐인데도 이 정도로 화제와 소란을 일으키다니 역시 졸리의 유명세는 대단합니다.

 

만약 일반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 정도로 주목을 받진 못했을텐데 말이죠. 그러니까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 같은 영화 스타가 블록버스터 규모는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액수인 6천 5백만물이나 소요된 상업영화, 그것도 여자가 만든 여성 취향의 소품이 아닌 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태평양 전쟁 소재물을 생각보다 유들유들하고 안정적으로 연출했다는 점에서 보이는것 이상의 관심과 대접을 받은것같습니다.

 

초짜배기 상업 영화 연출가가 만든 영화 치곤 영화의 규모나 성격을 서툴지 않게 안정적으로 감당했다는 점과 본인이 특별 출연 명목으로도 전혀 얼굴을 비추지 않고 오로지 연출에만 집중했다는 점에서 다른 배우 출신들의 상업 영화 연출작들보단 점수를 먹고 들어간것같아요. 오히려 졸리가 출연을 안 해서 매체나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것같습니다. 근데 현재 완성본을 보면 딱히 졸리가 비집고 들어갈만한 배역이 없기는 했어요. 제대로 된 여자 배역 자체가 전무한 작품이니까요. 여자 배역은 전부 다 단역입니다. 졸리가 출연한다고 마음만 먹었다면 여자 배역 설자리가 없는 언브로큰에서 한 5분, 10분 정도라도 조연 타이틀 둘러쓰고 졸리가 연기할만한 여자 배역 하나 만드는것 정도는 일도 아니었겠지만 말이에요.

 

이전에도 연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번 신작인 언브로큰이 안젤리나 졸리의 본격적인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이라 할 수 있죠. 영화는 졸리가 만든것치곤 생각보다 잘 만들었지만 영화적으로 봤을 땐 여러 아쉬움과 연출 경험 부족의 미숙함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졸리가 만든것치곤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는 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평균 이상의 완성도도 각본을 담당한 코엔 형제의 재능에 상당 부분 빚을 지고 있죠.

 

졸리는 이 작품에서 특별한 연출력이나 비범함보단 방은진 같은 경우처럼 돈 꽤 투자된 상업 영화의 고용 감독으로써 스튜디오 비위를 잘 맞춰주고 스타 출신 감독 고용에서 기댈 수 있는 얼굴마담 역할에 기대 이상의 기여도로 유니버설 영화사를 만족시켜준것같습니다. 북미 1억불을 앞두고 있는 흥행 성적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죠.

 

영화는 졸리 아닌 좀 더 연출력이 받쳐주는 경력 감독이 주물렀다면 서사적으로나 캐릭터 설정, 배역와 배경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이렇게 상투적이고 전형적이고 평면적으로 흐르진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못 만든건 아니고 재미도 있고 감동적이기도 하고 시간도 잘 가긴 하지만 주어진 재료를 제대로 활용 못한건 맞아요. 

 

주변에서 받쳐준게 너무 많은 작품이죠. 내용과 인물의 흥미진진함은 베스트셀러인 논픽션 원작소설과 코엔 형제 각본의 힘이고 미숙한 연출력을 압도하는 장인들의 기술력이 더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촬영과 음악 등은 근사하게 빚어졌지만 이를 다루는 연출은 너무 평면적입니다. 촬영은 볼만하더군요. 졸리의 연출력은 조지 클루니의 컨페션이 그랬던것처럼 차기작이 나와봐야 좀 더 가닥을 잡고 판가름을 할 수 있을것같습니다.

 

초반의 잦은 플래시백 설정으로 전기물 특유의 단계적인 사건 전환 방식을 벗어나 속도감을 올리고 몰입도를 높인건 잘 했어요.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실존 인물인 루이 잠페리니의 파란만장한 젊은 시절의 삶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뉘어지는데 그 중 제일 재미가 없고 식상한게 육상선수로 활약해서 베를린 올림픽까지 출전하는 성장기 부분입니다. 영화는 이 부분은 짤막짤막한 형태로 몽땅 플래시백 장면에 넣습니다.

 

극은 시작부터 2차 대전 때 공군으로 입대하여 공중전에 투입된 청년기 시절의 잠페리노를 보여주죠. 그리고 그가 극적인 순간을 맞이할 때 어린 시절 장면을 효과적으로 배치합니다. 플래시백이 지나치게 잦다고는 느꼈지만 불량소년에서 촉망받는 육상 선수로 거듭나는 가난한 이태리계 미국인의 삶을 단계별로 담았다면 너무 무료하게 느껴졌을거에요. 현재의 플래시백 설정은 마음에 듭니다. 루이 잠페리니의 삶을 3부작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현재의 편집 방법이 적당한것같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올 이즈 로스트나 라이프 오브 파이의 주인공들보다 최악의 상황에 놓여 구명 보트 하나로 그것도 남자 셋이 47일간이나(중간에 한명은 사망하지만) 악전고투로 버티는 부분도 긴장감이 넘치고 극적인 재미와 감동이 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나 올 이즈 로스트와 달리 이게 실제 있었던 일이란 점에서 더욱 더 사실감과 인간승리의 휴먼드라마 효과가 느껴지죠. 여기서 배우들 연기나 인간의 생존을 다루는 연출의 관점, 음악, 촬영 등 모든것이 최상이었고 훌륭했어요. 문제는 그 다음 막입니다. 3막에 해당되는 일본의 포로 수용소 부분이죠. 일본인들이 언브로큰을 어떻게 대하는것과 별개로 연출 자체가 이 부분에서 너무 부족해요.

 

우선 영화 외적인 면에서 여전히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하지 못하고 일본인들과 일본을 부정적으로 그려냈다는것에만 집중하여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일본의 태도는 꼴사나워 보일 뿐이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의 반대편을 두둔해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전쟁을 다루는 영화의 태도가 무슨 반공물처럼 너무 보수적이고 악(일본)과 선(미국)의 대비를 극단적으로 부풀려서 놔서 전혀 공감이 안 가요. 일본인들은 죄다 악인들이고 만화 캐릭터처럼 단순하고 과장되게만 그려졌고 미국인들은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평화주의자적인 요소만 부각시켜서 포장해 놨더군요. 일본 뭐 이런걸 떠나서 적군의 모습을 너무 촌스러운 시각으로 단순화 시켜서 졸리 연출력이 더 도마위에 오른듯합니다.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는 장면들의 묘사들도 오글오글. 특히 그 후반에 역기처럼 나무 토막을 쳐 올리는 부분에서의 연출은 정말이지 감상주의의 극강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 화제몰이와 생각보다 나은 연출력, 무난한 휴먼드라마 정도면 골든글러브 주요 부문 후보 정도엔 오를 자격이 있다고 보는데 골든글러브에서조차도 너무 찬밥이네요. 잭 오코넬은 남우주연상 후보감 연기를 보여줬는데 말이죠. 헐리웃 신예 탄생의 의미로 노미네이트 정도는 시켜주지. 골든글러브 후보에서 완전 물먹은게 의아하네요.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마돈나의 W.E같은 영화는 그렇게 욕을 먹고 망했는데도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는데 언브로큰은 주,조연 후보조차도 못 오르다니 졸리가 연출한 바람에 이 부분에선 오히려 실이 된것같습니다.  

 

일본인 역의 출연 배우들 연기나 비주얼은 꽝이었지만 미군 역 배우들은 다 좋았습니다. 잭 오코넬이 극을 이끌어가며 나이를 넘어서는 깊이와 호연을 보여줬고 전반부에 돔놀 글리슨이, 후반부엔 가렛 헤드룬드가 안정적으로 주인공과 극을 받쳐주었습니다. 그래도 오글거리는 시대극 정서는 국제시장의 낡은 관점 보단 조금 더 나은 수준 정도는 되며 극적 재미와 감동은 보장합니다. 전반적으로는 괜찮게 봤어요. 졸리가 조디 포스터나 드류 베리모어가 그랬던것처럼 규모가 좀 더 작은 소품으로 출연까지 겸해 상업 영화 입봉을 했더라면 보기가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하며 극장을 나섰습니다. 영화 자체는 재미있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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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익명
1
2015-01-11 07:01:52

초반 공중전이나 표류 이야기 부분을 보면서 졸리가 제법이라고 생각했다가.. 중반이후 수용소 장면부터 진짜 실망했어요.. 감정이 폭발해야할 엔딩 장면은 왜 이렇게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구요.. 와타나베 부자 사진 자체도 생뚱맞지만 그 씬과 잠페리니의 가족 상봉과 이어 붙였어야 했는지.. 에필로그는 필요하지만 사진과 비디오영상 또 자막 처리로 일관성없이 어수선하게 붙어있는 느낌이구요. 제가 연출가라면 원작가인 로라 힐렌브랜드를 등장시키고 싶어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방구석에서만 글을 쓰는 그녀가 신문을 읽다가 루이 잠페리니의 기사를 읽고.. 그와 전화 인터뷰를 이어가면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영화에 다른 리듬감을 주었을거 같아요..

nuimage
2015-01-11 09:55:50

무명배우 나오는 2차 대전 영화로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억불 넘었으니 매우 성공했다고 봐도 될것 같아요. 작품상 수상하려고 영화 만드는 건 아닐테니..

MC후니
2015-01-12 01:51:54

표류하는 중반부까지는 루이 잠페리니의 어린 시절과 교차 편집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부분이 저는 보기 드문 장면의 교차 편집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표류 부분이 조금 지루하게 전개된 부분이 있고, 수용소 장면은 계속 동어 반복이더군요... 그리고 일본 우익들이 뭐라뭐라한것도 오히려 일본군을 너무 천사같이 그린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지막에 일본군이 미군 포로들한테 물로 들어가라고 했을 때도 저는 물에 집어넣고 총질을 한다던가 뭔가 일본군의 악독함을 보여주는 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왜 일본 우익놈들이 그리 난리를 떨었는지 참;; 다른 걸 떠나서 그래도 평타 이상은 친 작품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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