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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감상기] 구타유발자들

매카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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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06-06-01 14:14:02




 

구타유발자들 (2006)

감독: 원신연
출연: 한석규 이문식 오달수 차예련 이병준 김시후 정경호 신현탁

 


구타유발자들을 보고 왔습니다.
시사회때도 소중하게 주신 표 덕분에 재밌게 보고 왔지만 한번 더 보자는 마음에 어제 투표를 안하고; 서울극장에서 보고왔네요.

영화관에 들어서자 남자 1명과 아주머니 한분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근처에서 놀 아이들 여럿이 보였습니다. 아무리 극장이 힘들다고해도 잔혹한 장면이 많은 18세 미만짜리 영화인데 아이들이 뛰어다니는게 영 마음에 걸려 한 아이를 잡았습니다.


"어떻게 들어왔니?"
"엄마랑..."

"너 나이가 몇살이야?"
손가락 7개를 펼쳐보이더군요.

"쯧쯧...너 이 영화 뭔지 알아?"
"네."

"뭔데?"
"헷지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옆 10관으로 이동했습니다.
관객은 선거일이라 그런지 많았습니다. 대부분 커플들에 남자끼리 짝 지어온 자리도 제법 보이고..

시사회때는 시간을 못맞춰 도착해 오프닝을 아쉽게 놓쳤는데 매가 하늘을 비행하는 오프닝이 시퀸스가 시작되면서 영화는 시작되었습니다.

내심 비중이 작아 이름이 두번째 나오나 우려했는데 역시나 첫번째 장식하는 이름은 한석규란 이름 세 글자.

붓으로 대충 갈긴듯한 글씨체가 인상적이고 영화 제목 아래 보이는 핏자국 몇방울이 관객들에게 긴장 좀 하고 보라고 말을 거는듯 싶었습니다.

영화는 시나리오보다 덜 폭력적으로 그려졌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전작의 실패 이후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관객이 없는 영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말해주 듯 영화는 원래 있던 이야기보다 순화되어서 그려지고 최대한 관객들 편에 서고자 하는 마음이 스크린에 투영되었습니다.

사실 시나리오에는 웃긴 부분이 없지만 영화는 제법 웃겨줍니다. 코믹잔혹극이라 해서 상업적 실패를 두려워 해 엄하게 홍보컨셉을 잡았나 했었지만 영화는 말 그대로 코믹하면서 잔혹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섭니다.

영화의 배경은 철길 아래 모래사장 한군데가 전부일 정도로 지루함이 깔려있을 듯 하나 그렇지 않습니다. 1시간 50분을 빠른 호흡으로 내달린 연출력이 그 첫번째 공로자겠고 배우들을 반하게 한 짜임새있는 시나리오의 힘이 두번째 공로자였다고 느껴졌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자면 느끼한 성악과 교수의 영선역을 맡은 이병준씨는 맞춤양복같은 정갈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저 배우 아니고 누가 그 역을 맡았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에 잘 부합되는 멋진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극의 대부분의 웃음거리를 제공하는 이도 바로 그입니다.

봉연으로 분한 이문식은 극과 극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는데 황산벌의 거시기와 공공의 적 산수가 한 작품에서 느껴진다고 하면 올바른 표현일 듯 싶습니다. 체구는 작지만 스크린에서는 누구보다 큰 배우가 이문식이더군요.

오달수는 쉽지않은 오근이란 청각장애인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했습니다. 연민이 가면서도 때론 흉폭함으로 다가오는 미스테리한 인물 오근역을 오달수가 아니면 누가 맡았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연기를 선보이더군요.

우려했던 차예련과 김시후의 연기도 중간 이상의 연기를 선보입니다. 도도한 척 보이는 차예련은 극중 유일한 여자 캐릭터인 인정역을 맡아 신인답지않게 매끄럽게 소화해냈고 친절한 금자씨의 김시후 역시 고등학생답게 보였으니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극의 양념이라 할 수 있는 원룡과 홍배의 정경호와 신현탁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빨간 머리 홍배로 나오는 정경호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부와 주변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데 앞으로 주목할만한 좋은 배우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극의 앞머리와 뒷머리를 책임지는 한석규.
많은 사람들이 왜 한석규가 이런 영화를 택했냐고 묻습니다. 전 이런 영화니까 택했다고 생각되는데요. 무슨 말이냐면 똑같은 쟝르에 비슷한 소재의 시나리오가 넘쳐나는 충무로에 한석규도 서있습니다. 매번 받는 시나리오가 거기에서 거기일테고 반전강박증에 시달리는 스릴러물 신파를 강요하는 멜로물들을 수없이 봐왔고 지금도 보고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본게 이 구타유발자들 시나리오인데 이 작품은 흔히 말하는 기존 상업영화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형식의 작품입니다. 배우 8명에 모래사장 소품은 벤츠외 삼겹살. 그렇담 이 재료로 맛있게 만들려면 가장 필요한 건 일단 두가지입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탄탄한 연기력.

이미 2004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작품인 이 작품은 탄탄한 시나리오라는 측면에서는 만점을 줄 수 있을만한 작품이며 당시 심사위원 6명 모두에게 만장일치 점수를 받은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니 일단 한가지는 충족했겠고 여기에 이문식이나 오달수들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당연히 입맛이 당길수 밖에 없겠겠죠.

이 영화는 배우로써는 욕심이 날만한 작품입니다. 단 5시간에 일어나는 일이고 장소가 한 무대다보니 연극과 마찬가지죠. 연극무대는 도망갈 장소가 없습니다. 자기 분량을 마치고 퇴장해야죠. 연기 못하면 금새 들통나고 배우들간 하모니가 이뤄지지않으면 꼴 사나운게 연극입니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딱히 주연도 없지만 어쩜 모두가 주연인 작품이고 자기가 따먹어야 할 씬에서 못해내면 금새 영화가 질 떨어지게 보일수 있는 작품. 아마 거기에 매료되어 출연을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독특하고 참신하며 자신이 출연해 저예산 상업영화로 만들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좋은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어 보여주고픈 마음.

아마 이런 마음은 출연한 배우 모두가 가지고싶은 마음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영화는 잔혹합니다. 여자분들은 영화 도중 나가기도 하고 중반부 이후 봉연의 감정이 진폭하는 시점 이후에는 유머도 대폭 사라집니다. 감독이 진정 힘을 쏟고 얘기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죠. 실실 웃으면서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고 그냥 내가 그 모래사장 뒷편에서 쳐다보는것 같은 느낌. 아마 그런 느낌을 만들고 싶었을것이고 도중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감독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경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별 반개짜리 영화기도 하며 누구에게는 별 다섯개짜리 작품이 이 작품입니다. 어중간하게 별 주는 이는 없다는 얘기.

이 영화는 피해자인 여자 캐릭터 인정을 제외하면 모두가 피해자이며 가해자인 작품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신문지면을 통해 볼 수 있는 온갖 폭력의 케이스가 등장합니다. 성폭력. 군대폭력 계급간의 폭력 가진자와 없는 자의 폭력등...

이 다양한 폭력을 8명의 캐릭터 안에 모두 보여주는 이야기의 힘이 이 영화를 탄생케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런 다양한 폭력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비폭력을 주장하는 작품이 이 구타유발자들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 직접 보니 소름끼치고 눈 돌리고 싶지 그러니 사람 괴롭히지마라.."

흥행은 비관적이고 곧 극장에서 내려올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이런 영화를 만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거의 푼돈에 가까운 돈만 받고 이름있는 배우들이 모여 연기력을 겨루는 전시장같은 작품.

그 작품이 구토유발자들이라 비아냥받으며 별점 3개에도 못미치는 구타유발자들입니다.

이 영화에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달콤한 소리에 혹해 안이하게 만들어진 작품보다는 최소한 낫다고는 말씀 드릴수 있을것 같네요.

때론 소름끼칠 정도로 괴물같은 연기력을 선보인 8명의 배우들과 남들과 같은 영화는 만들고 싶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조만간 충무로에 설 자리가 없을지도 모를 원신연 감독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럼 요흡!



* 웃은 장면이 많은데 가장 크게 웃은건 빨간머리 홍배가 성악가 교수 영선의 성대모사를 흉내내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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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usgbr
2006-06-01 04:44:26

"뭔데?" "헷지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옆 10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박장대소 했습니다...

정크보이
2006-06-01 05:05:49

저도 뒤집어지는줄 알았습니다..

화창한오후
2006-06-01 07:21:58

저한테는 너무 강했어요... 하필 보고난 직후에 엄마가 삽겹살을 구워 먹으라고 하는 바람에... 우욱~

NeoDream
2006-06-01 14:00:40

기대되네요. 한석규씨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주셔서 팬으로써 즐겁습니다. 그리고 저도 헷지부분에서 무지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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