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뉴스] '박화영' 이환 감독 "난 연출하는 배우, 계속 소통하고파
영화 <박화영>은 독특한 작품이다. 10대의 얘기로 사회 전반 인간관계의 약육강식을 논한다. 가출 청소년들 가까이에 카메라를 대고 낯선 얘기를 들려주지만, 어쩐지 우리네 사회생활과 겹쳐보이기까지 한다.
연출을 맡은 이환 감독도 영화만큼이나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파스텔 계열의 염색 머리, 화려한 패션, 그리고 ‘연출하는 배우’라는 직함까지도 여느 감독에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색깔을 지녔다.

“배우와 감독, 어떤 게 더 매력적인 직업이냐는 질문엔 답하기 어려워요. 전 ‘연출하는 배우’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연기나 연출로 제 관심사나 생각을 많은 사람과 소통한다는 거고요. 제 언어와 정서로 말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일 것 같아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이환 감독은 <박화영>에 얽힌 사연과 촬영 비하인드 등을 털어놨다.
<다음은 이환 감독과 일문일답>
-장편 데뷔작인 <박화영>이 제36회 뮌헨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서도 호평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기분이 좋긴 하다. 또 대중이 어떻게 봐줄지 두려움도 있다. 하루에도 마음이 열번씩 왔다갔다 한다. 영화 속 표현이 세고 욕이 많다는 부분에 관객들이 불편해할까봐 걱정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10대의 특성이고 언어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본질적인 관계를 써내려가는 인물들에 집중하길 바란다.”
-딱 맞는 이미지 캐스팅이다, 어떻게 진행됐나.
“우리 나라에서 이 나이대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반 이상 오디션을 본 것 같다. 6~8개월이 걸렸다. 캐스팅하면서 어떤 친구들을 만날 지 궁금하더라. 다만 나도 연기를 하기 때문에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배우들이 겁먹지 말고 최대한 자기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도록 시간을 길게 잡으려 노력했다. 최소 30분에서 두시간까지 미팅했고 한명 한명 면밀히 보면서 그 사람의 얘기를 듣고자 했다. 그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런 성격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으려 노력했다.”

-왜 하필 10대 얘기였을까.
“10대가 사회적 구성원으로선 초석이고 첫 경험이다. 미완의 존재, 미성숙한 나이인 10대의 눈으로 ‘인간’을 바라보고 서로 책임질 수 없는 현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화영’이란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어릴 때 ‘박화영’ 같은 친구를 본적이 있다. 왜소했지만 감정과 정서적으론 ‘박화영’ 이상이었다. 또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만난 아이들에게 보고 듣게 된 경험을 자연스럽게 녹였다. 자식을 위해서 한없이 희생하는 부모들이 영화를 보면서 처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아둔하고 어리석은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 이런 경험을 해본 적도 있나.
“나 역시 이런 경험은 없지 않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며 내 10대를 함께 정리했다. ‘박화영’이나 ‘영재’, ‘은미정’의 일부가 내 안에 있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평가나 반응이 있었다면?
“‘생각보다 잔상이 오래 남는다’는 말이다. 참 좋더라. 영화를 만들면서 불편하고 견디기 힘들거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난 뒤 단 1분이라도 생각하길 바랐는데, 잔상이 남는다는 말이 그 뜻인 것 같았다.”

-김가희란 걸출한 여배우를 발견한 것 같다?
“맞다. 이번 영화로 김가희 뿐만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 영화적 동지를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그런 동지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웃음)연기를 하던 연출을 하던 영화적 동지를 얻는다는 건 기쁜 일 아니냐. 양익준 감독, 연상호 감독들을 만나면서 남다른 걸 느꼈는데, 이 친구들에게도 그런 자극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
-요즘 화두는 무엇인가.
“아직도 ‘성장’ ‘사회’ ‘인간’이다. 본의 아니게 ‘가출팸’ 관련 영화에 출연하고 찍는 게 어언 4~5년째인데, 고통스러우면서도 즐겁다.(웃음)”
-마지막으로 ‘이환’이란 이름이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나.
“자기 표현과 설득력을 갖춘 사람. 화두를 던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정도라면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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