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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반반 수필] 모세의 뒤통수는 안녕하였을까? (0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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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8 14:42:25
  • 처음에는 모세의 삶 시작부터 접근하려 했습니다만, 글이 너무 길어지겠고 논지를 흐릴 것 같아서 과감히 생략하고 "출애굽" 이후만 보기로 하겠습니다.


  • 이스라엘 민족 60만 이상을 거느리고 홍해를 건너 팔레스타인으로 향하는 행적에 쉬운 순간이 단 한 순간이라도 있었을까 싶습니다. 60만, 아마도 성인 남성 인구만 60만이었을 대집단에 각자의 욕구, 욕망이 분출하면 이는 곧 불평, 불만, 수군거림이 됩니다.
 
  • 어떤 이는 미식가적 기질에 부합하지 않는 '만나'가 싫다고, 어떤 이는 목을 축일 물이 없다고, 어떤 이는 정처없이 걷는 것이 싫어서, 등등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러면서 결정적일 때 모세의 성질을 돋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애굽에 있을 때가 나았다." 애굽은 어떤 나라였느냐 하면 이스라엘 민족을 말살하기 위해 남자 아이를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던 곳이었습니다. 모두들 영화 "십계"를 통해 아시다시피 그 과정에서 모세가 잠시나마 이집트 왕실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곳이었죠.
 
  • 사람들은 그런 존재입니다. 당장 자기 눈앞의 불편,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기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것일지언정 불나방처럼 그리로 달려듭니다.
 
  • 오늘날 우리는 어떠할까. 이스라엘 민족처럼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명절이라 부모님 뵈러 갔다 오겠다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웬 말인가" 하면서 다들 방역수칙 따위는 "괜찮아" 하면서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는지. "간만에 친구 만나는데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무슨" 하며 당당하게 입구에서 식당 주인에게 "6명인데, 돼죠?" 물으며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거리에서 '턱스크'하고 "멋들어지게" 담배에 불을 당기지는 않았는지. 쓰지 못한 연차 쓰라니까 차타고 강원도 경치 좋은 곳에 다녀오지는 않았는지.
 
  • 다시 모세로 돌아와서 그의 인생 마지막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가 이끌던 이스라엘 민족의 갖은 비행으로 말미암아 40년을 사막에서 떠돌게 됩니다. 그 40년동안 이스라엘 민족은 '우리의 죄값이야' 하고 순순히 고행하는 마음으로 사막에서 떠돌았을까요, 각종 불만과 욕구불만을 떠들며 반란을 획책했을까요. 심적으로 지쳤던 모세는 한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그 역시도 약속의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그나마 삶의 마지막 순간에 약속의 땅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허락되었습니다.
 
  • 2020년 이래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각종 방역조치에 반발하는 교회를 싸늘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 골칫덩이 신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듯 교회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당신은 당신의 욕구에 방해되는 방역조치에 반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인간관계가 망가진다고, 거래처가 날아간다고, 대학생활이 재미 없어서, 해외 여행을 못가서, 공연을 못 봐서, 그리고 "칠순잔치"라고 해서 "아티스트"의 고명한 자존심을 거슬렀다고 그래서 화가 나 있습니까?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 우리는 생존이 문제인 시점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활이 문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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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까르고 : 〔2007. 10. 18 - 2020. 09. 16.〕 〔2020. 09. 23. ~ 2021. 03. 22.〕〔2021. 04. 08 - 〕
Mr.에스까르고 : (2020. 09. 16. - 09. 22.) 【Mr.기념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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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글] 일간 코로나-19, 주간 코로나-19, 반반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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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08 16:32:01

출애굽의 과정에 대한 (신학적) 해석에는 여러가지 관점도 난점도 있겠습니다만..
마지막 문장에는 추천 두번 드립니다

WR
2021-03-08 16:34:47

부족한 글에 과한 칭찬 감사합니다.

2021-03-08 17:15:57

 공동체 의식이 없는 집단이기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교회의 행태가 화가 나는 거죠.

WR
2021-03-08 17:17:28

저도 무척 화가 많이 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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