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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  스파이더맨 원작에서 만나는 벌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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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04-09 21:10:42

안녕하세요 스파이더맨 왕 팬보이 웹스윙킥입니다.

스파이더맨에 관련된 조금 긴 글을 적으려다가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가벼운 글부터 작성해 나가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첫 시간으로 <스파이더맨: 홈커밍>(이후 홈커밍)의 악당이죠? 스파이더맨 원작 만화에 등장한 벌처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영화에서의 모습과 비교해 보시면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1.  벌처(Vulture)란?

    사실은 엄연히 머리털(솜털)이 있습니다. 머머리 아님!

     



    대머리수리, 즉 독수리입니다. 흔히 맹금류의 대표 수리들을 보고 아무거나 독수리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독(禿)자가 '대머리 독'이기 때문에 머리털이 있는 수리에게 독수리라고 부르면 큰 실례를 범하는 일입니다. 또한, 대머리 독수리라는 말도 '역전앞'이나 '무궁화꽃' 같은 동어 반복이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독수리들은 흔히 병들고 상처입은 동물들을 사냥하거나 죽은 시체를 뜯어먹습니다. 이러한 동물들을 통틀어서 스캐빈저라고 총칭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벌처(에이드리언 톰즈)가 주로 파괴된 외계 유물이나 외계생물체의 잔해를 뜯어서 팔아먹고 산다는 점을 보면 악당의 이름을 잘 활용한 영화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 벌처와 영화속 벌처의 비교. 날카로운 발톱에 주목!



  2.  벌처의 등장




    벌처는 1963년, 스파이더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코믹스 <The Amazing Spider-man>의 2권에서 등장합니다. 특기할 점으로는 사실상 첫 수퍼 빌런이라는 점입니다. 1권에서 피터 파커는 생활고로 고민하고, FF4 기지에 처들어가 깽판을 부리고, 분장을 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카멜레온이라는 악당을 잡긴하지만 '초능력을 가진 악당'은 아직 등장하지 않습니다. 2권에야 비로소 진정한 수퍼빌런인 벌처가 등장하며 본격적인 수퍼히어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죠. 정말 재미있게도 2권의 전반부 악당은 벌처, 후반부 악당은 팅커러(악당 무기 제조가) 입니다. 즉, <홈커밍>은 마블 스튜디오의 첫 스파이더맨 영화답게 스파이더맨 코믹스 역사상 최초의 수퍼빌런들을 악당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3.  코믹스 줄거리

     

    이름에 걸맞게 지나가던 행인의 채권으로 가득찬 가방을 낚아채며 등장한 벌처! 영화로 처음 접하신 분들은 다소 당황하실 수도 있는 비주얼이지만, 자세히 보시면 민머리(둥근 헬멧으로 대체), 목주위의 털장식, 초록색 날개 등 영화의 벌처의 많은 부분들이 원작에서 따온 것임을 아실 수 있습니다.




    학교 연구실에서 열심히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피터 파커. 뒤에서 Now(데일리 뷰글에서 발행) 잡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을 엿듣습니다. 벌처의 깨끗한 사진을 구하면 떼돈을 벌 것이라는 소리에 홀깃하는 군요.

     

    물욕에 가득찬 가난뱅이 영웅의 표정을 보십시오

     
    어느덧 친구들의 잡지를 빼앗아 들고 돈 벌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많은 분들이 피터 파커를 왕따로 알고 계시는데 사실 피터 파커는 친구들에게 비웃음 조금 듣는 정도지 이렇게 당당히 보던 잡지를 빼앗아 갈 정도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한 편 벌처는 고가의 다이아몬드가 이송된다는 소문을 듣고 다이아몬드를 훔칠 계획을 세웁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과감하게 범행 예고를 각각 신문사와 라디오 방송사, 경찰서에 날리는 모습입니다. 원작에서 벌처는 자신의 늙은 육체와 보잘 것 없는 겉모습에 대한 강한 컴플렉스를 지닌 인물로, 젊고 활기찬 스파이더맨을 꺽어 누르고 자신의 강함을 자랑하는 것에 집착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영화에서 가능한 경찰이나 어벤저스의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굉장히 대조되는 모습이죠.

    예고장을 받은 경찰들은 "범죄자에게 쫄아 이송을 취소하면 웃음거리가 된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이송을 예정대로 강행합니다. 음모를 꾸미는 벌처의 뒤에는 저 멀리서 낡은 사진기(벤 삼촌의 유품입니다.)를 들고 대기중인 스파이더맨이 보입니다.



    벌처의 사진을 찍으려던 스파이더맨은 어느새 뒤로 날아온 벌처에게 뒷통수(!)를 얻어 맞고 기절해 버립니다....

    영화에서 스파이디 센스가 있는데 왜 자꾸 얻어맞냐고 불평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원작에서도 스파이더맨은 맞을 것 다 맞습니다. 안그러면 재미가 없잖아요....



    벌처는 아주 창의적이게도(!) 스파이더맨을 옥상에 있는 물탱크에 집어 넣습니다. 쓸데없이 기발하고 어려운 방법으로 주인공을 죽이려고 애쓰는 악당 클리셰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당연히 우리의 주인공도 아주 창의적인 방법으로 탈출해야 하는데.... 문제는 꼭 필요할 때 마다 다 떨어져서 나오지 않는 거미줄. 아래에도 나오지만 이 때의 스파이더맨은 아직 여분의 거미줄을 준비하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스파이더맨은 정말로 창의적인 방법으로 탈출할 수 밖에 없게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물탱크 바닥에 쪼그렸다가 뚜껑까지 높이뛰기! 그 와중에 본인의 근육은 일반인의 근육과는 다르다며 몸자랑도 빼먹지 않습니다.


     


    한 번 당했으니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죠. 피터 파커는 천재 공학자답게 직접 스파이더맨 유틸리티 벨트를 제작합니다. 여기에는 여분의 거미줄 용액을 담은 캡슐은 물론, 이후에 냉각 폭탄, 스파이더맨 시그널, 소형 카메라 등 다양한 장비들이 장착됩니다. 또한 벌쳐의 무소음 비행의 비밀을 알아챘다고 그 대비책으로 작은 기계 장치까지 직접 만드는 천재적 모습을 보여주네요!

    이 와중에 스파이디의 수트 디자인에 대한 비밀도 살짝 나옵니다.
    사실 스파이더맨 코스츔을 만든 이유는 정체성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엔터테이너 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해서랍니다. 그래서 일부러 알록달록하게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그렇습니다. 스파이더맨의 탄생은 여러분들의 생각과는 여러 군데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구경가자고 권유하며 벌처에게셔 지켜주겠다는 좋은 녀석 플래쉬 탐슨

     


    피터 파커에게 다이아몬드 이송 현장에 구경을 가자고 권유하는 친구들.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피터 파커는 친구들과 이 정도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왕따가 아니였어요.(믿거나 말거나)



    범죄 예고를 받은 이송 현장에는 경찰과 구경꾼들이 가득합니다. 벌처의 범행을 막기 위해 철저히 하늘을 경계하는 경호인력들. 하지만 천재 범죄자 벌처는 보란듯이 맨홀 뚜껑을 열고 지하에서 나타나 보석 가방을 훔쳐 달아납니다.



    여전히 돈벌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스파이더맨은 한 손에는 사진기를, 허리에는 여분의 거미줄 용액을 준비하고선 특유의 감각을 총동원해 벌처를 수색합니다.



    예전에 스파이디와의 만남에서 뒷통수 때리기로 재미를 봤던 벌처는 다시 한 번 뒷통수를 노리기 위해 몰래 접근합니다. 이번엔 스파이더맨이 특유의 거미 감각을 이용해 벌처의 공격을 피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공격이 너무 강해 빌딩 밖으로 밀려 떨어질 위기에 처하는데....




    하지만 빌딩숲에서 스파이더맨이 추락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이효리가 생활비가 부족해서 고생할 것을 걱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역시나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이용해 위기에서 탈출하고 벌처의 다리를 붙잡는데 성공합니다. 이어서 미리 준비해두었던 장비를 작동시킵니다. 갑자기 비행력을 잃고 추락하는 벌처!



    "벌처는 활공이 가능하니까 어떻게든 살아남을거야. 앞으로 저 짓은 또 못하겠지." 라며 큰 힘에 어울리지 않는 무책임한 발언을 남기는 스파이더맨....




    "어쩌다가 이 꼴이 된겨? 아재 날 수 있어요?" 라며 미란다 원칙 고지 따위는 밥 말아먹고 대충 대충 체포하는 코믹스의 전형적인 경찰들... 뒤에서는 스파이더맨이 열심히 찍은 사진을 현금화 할 생각에 신나있습니다.


    거미는 곤충이 아닙니다

     
    자, 이제 우리의 설명충 거미의 친절한 설명으로 마무리 할 차례. 스파이더맨이 벌처에게 자꾸 뒤를 잡힌 것은 사실 벌처가 날개의 양력을 이용해서 난 것이 아니라 자기력으로(?!) 비행을 했기 때문이랍니다. 소음이 전혀 나지 않는 방법으로 날았기 때문에 감지가 힘들었던 것이죠. 그래서 천재 공학자 피터 파커 답게 자기력을 무력화 하는 장비를 만들어서 벌처를 잡은 것입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4.  결말

    영화로만 스파이더맨을 접하신 분들이 모르시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게 다 샘레이미 때문이다 - J. Jonah Jameson


    데일리뷰글의 편집장 J.J.J는 사실 피터 파커의 희귀 사진에 후한 값을 쳐주는 화끈한 고용주였습니다. 피터 파커의 저 만속스러운 미소와 손에 들린 돈다발을 보시죠!

    ....마리사 토메이는 신의 캐스팅이 분명합니다.


    벌처 사진 한 방으로 1년치 집세는 물론 주방 가구들까지 싹 바꿔주는 멋진 조카!
    고등학생 조카가 갑자기 벌어온 돈의 출처는 묻지도 않고 즐거워 하는 쿨한 백모!

    이로써 모두 해피 엔딩입니다!

    아, 벌처는 물론 감옥에 갇혀 복수를 다짐합니다. 추후에 시니스터 식스로 다시 만나겠죠 뭐.


  5. 후기

    여기까지 긴 스크롤 압박을 견뎌내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후반부에 나오는 틴커러의 이야기도 담을까 했는데 사실 별로 재미도 없고 내용도 나중에 설정 구멍으로 다뤄지는 부분이라 큰 의미가 없더군요.

    이 글 이후에도 앞으로 <홈커밍>과 스파이더맨 원작 만화에 대한 글을 몇개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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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7-07-12 00:28:58

 스파이디는 가난해야 제맛인데..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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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2 00:36:13

추후에 더 글을 쓸 예정이지만, 피터 파커는 현재 전세계적인 거대기업의 CEO로서 어마어마한 부자입니다. 가난뱅이 같던 옛 시절은 이제 그만 잊어 주시죠.  이게 다 샘 레이미 때문입니다(2)

2017-07-12 00:30:18

재밌게 잘 봤습니다

1
2017-07-12 00:42:21

와~ 저 이런 이야기 좋아합니다. 정말 재밌게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Updated at 2017-07-12 00:53:53

저도 이런 거 너무 좋아합니다. 부디 연재를 부탁드려요. 

2017-07-12 01:05:06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2017-07-12 01:25:09

90년대 나온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을 통해 '벌쳐'를 알게 되어서...

 

날개달린 슈츠로 불시에 상대를 기습해서 공격한 상대의 젊음을 뺏아가는 기술로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는 흡혈귀 같은 노인네로만 알고 있었는데...

 

첫 등장했을 때는 그냥(?) 날아다니는 강도였군요...

 

 

 

 

 

2017-07-12 02:48:37

재미있어요 이런거 좋아요 ^^

2017-07-12 07:03:24

어제 홈커밍 보고 왔는데 올려주신 글과 비교해보니 재밌네요~원작 코믹스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2017-07-12 07:07:58

흙수저 vs 대머리라니...대체 누굴 응원해야 한단 말인가!!!

2017-07-12 08:33:39

글이 너무 찰지네요... 킥킥대면서 봤습니다.
스파이더맨 코믹스는 비교적 최근것만 봐서 잘 모르는데 너무 재밌게 써주셨네요. 정말 잘 봤습니다

2017-07-12 08:35:53

글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2017-07-12 09:06:47

 충격이네요. 피터 파커가 생활고에 찌들리지 않는다니...^^

2017-07-12 09:10:32

 아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이런저런 이야기 참 좋은거 같아요^^

2017-07-12 09:43:47

많은 사람들이 홈커밍을 보고 내가 아는 스파이더맨은 이렇지 않다며 불평하던데 이 글만으로도 많은 설명이 되겠네요. (샘 레이미 때문에)

2017-07-12 10:08:38

이번 홈커밍에서 엄청 똑똑하게 나오는 MJ

요즘 코믹설정대로  ... 훗날 모 회사 비서로 가는건 아니겠죠 ? ^^

잼있을듯 싶어요.  

2017-07-12 12:25:10

걔가 아이언하트죠?

2017-07-12 14:01:33

아뇨아뇨~ ^^

 

Updated at 2017-07-12 14:20:32

아 순간적으로 작각했네요 ㅋㅋ 영화안에서 젠다야의 모습이 워낙 아이언하트랑 이미지가 비슷해서... ㅋㅋㅋ

2017-07-12 10:13:59

이 글 정말 재밌네요.

매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7-12 10:14:10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홈커밍 관련 말고도 더 연재 부탁드려요~~^^

2017-07-12 10:23:00

 와. 마지막 반전....


JJJ가 악덕 사장이 아니였다니...

2017-07-12 10:26:05

추천이 하나인게 아쉽네요..^^

2017-07-12 16:56:37

서로에게 윈 윈이네요.

코믹스판의 피터 파커는 앤드류 가필드와 많이 닮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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