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SA] [여행기 1] 똑딱이와 함께 한 앙코르와트 가족여행
어리광쟁이 서영이 준영이가 어느덧 다 커서 중학생과 초등 6학년에 올라가네요.
방학에도 학원 다니느라 정신없는 아이들에게 또다른 세상을 한 번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왔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가족여행을 지난 주에 다녀왔습니다.
가이드가 이끄는 천편일률적인 일정과 쓸모없는 쇼핑이 싫어서 그냥 비행기와 호텔만 예약하고 자유여행으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 9년 가까운 DSLR 생활을 청산하고 얼마전 후지필름의 최신 똑딱이 X10을 구입했습니다.
써보니까 똑딱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멋진 카메라였습니다. 덕분에 기억에 남는 사진들을 많이 건질 수 있었죠.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들은 대부분 무보정에 포토웍스 리사이즈(샤픈 2)만 해 준 것들입니다.
(일출, 일몰 사진들은 콘트라스트 조정 약간 했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월요일 밤, 5시간 반의 비행을 거쳐 시엠립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넓고 깨끗한 수영장이 있는 썩 괜찮은 호텔이더군요.
공항에서 만난 택시기사가 영어도 잘하고 착해 보이길래 하루 25불에 사흘간 쓰기로 쇼부를 쳤습니다.
화요일 아침,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크메르 제국의 가장 큰 도시였던 앙코르 톰.
성벽의 문을 들어서서 10분쯤 달려가자 바이욘이라 부르는 거대한 사원이 등장합니다.
처음엔 숨이 막힐 정도로 놀랐습니다. 이 거대하고 정교한 석조 건축물이 900년전에 세워졌다니.
불교 사원이라 우뚝 솟은 탑 구석구석마다 부처로 환생했다는 당시 왕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20만개의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린 뒤 끌과 정으로 조각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근처의 힌두교 사원 바푸온입니다. 불교사원인 바이욘과 조금 다른 건축형식이지만 역시 규모가 대단합니다.
70도 가까운 급경사 계단을 이런 난간을 타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의 내외벽에는 이렇게 정교한 부조들이 수십미터에 걸쳐 새겨져 있습니다.
놀라움을 넘어 경외감까지 들 정도로 섬세한 조각들입니다.
지금 보면 불상 하나하나가 다 문화유산인데 이런 조각 수천개가 온 벽과 기둥을 가득 메우고 있네요.
앙코르 톰을 반나절만에 수박 겉핥기로 훑어보고 시원한 코코넛 쥬스 한 통 ^^
점심식사는 무조건 싸고 맛있는 캄보디아 음식으로 !!!
우리 가족은 외국 나가서 한식 찾아다니는 것 매우 싫어합니다.
저녁마다 한식당으로 몰고가는 패키지여행을 거부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점심식사 후 그 유명한 사원으로 이동. 안젤리나 졸리의 에 등장해서 유명해진 곳이죠.
거대한 뿌리로 사원 건물을 움켜쥔 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는 나무와 그 아래 사람을 한 프레임에 잡기가 쉽지 않네요.
환산화각 28mm의 X10 광각이 아쉬워지는 순간입니다. DSLR에 광각렌즈였다면 좋았을 것을...
마지막 일정으로 들린 쁘레 룹 사원. 규모는 바이욘이나 바푸온보다 못하지만
붉은 사암의 탑들이 나름 거칠면서도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정글 속으로 떨어지는 일몰사진을 찍기 위해 전세계의 아마추어 찍사들이 다 몰려 왔네요. ^^
그러나 구름이 많아서 일몰사진은 실패 !
첫날 오후 일정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저녁에 전통춤인 압살라 댄스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눈이 번쩍뜨이는 미녀들의 우아한 동작이 아름답지만... 부페를 겸한 공연장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 사진 찍기가 힘드네요.
이럴때는 역시 망원렌즈가 제격인데... 또 한번 죄없는 X10을 원망해 봅니다. 화각 16-300 쯤 되는 똑딱이는 언제쯤 나올까요?
수요일.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앙코르와트를 보러 가는날.
코스요리에서도 메인디쉬는 중간에 나오는 것처럼 일부러 앙코르와트 방문일정을 둘째날에 잡아놨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허겁지겁 택시를 타고 출발. 왜냐구요?
바로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죠. ^^
지금까지 수백, 수천만명의 여행객들이 찍었을 똑같은 일출사진...
그래도 명색이 사진경력 10년인데 조금이라도 멋진 구도를 잡아보려 애썼지만 역시 똑딱이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ㅠㅠ
천년전에 세워진 세계 7대 불가사의 사원 앙코르와트는 둘레만 5.6km에 이르는 거대한 건축물입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서쪽 출입문보다 동쪽이나 북쪽으로 돌아가서 전경을 찍으면
이렇게 사람이 안나오는 깔끔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정방형의 구조기 때문에 동서남북 어느쪽이든 비슷한 그림이 나옵니다.^^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부탁해 가족사진 한 방...^^ 음... 구도가 별로 맘에 안들지만 할 수 없네요.
아이들 점프샷도 한 번 연출해 봤습니다.
그냥 카메라 갖다대면 그림...
60만개의 커다란 바위를 수십키로미터 떨어진 산속에서 코끼리를 동원해 끌고 온 다음
연간 2만5천명의 인력이 37년 동안 건설했다고 하니...
절대 권력 황제의 권위를 위해 얼마나 많은 백성들과 코끼리가 죽어나갔을지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중앙 성소탑에 가려면 이렇게 수직에 가까운 계단을 위태위태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만12살 미만은 입장불가... 결국 준영이는 못 올라가고 입 나온 채 밑에서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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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앙코르와트
수년 전부터 보호 목적으로 폐쇠한던데 그냥 뜬소문이였나봅니다.
너무 부러운 광광하고 오셨네요.
부럽습니다.ㅠㅠ
저도 금욜에 x10 뽐뿌받고 왔습니다.
흑백사진에 깜놀하며 손이 부르르 떨려왔지만
지갑 사정 덕에 침만 흘리고 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