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캐빈 인 더 우즈
일전에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684648%EC%97%90%EC%84%9C 에서 말씀드린대로, UHD-BD 리뷰를 순차적으로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물 아홉 번째 시간인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것은 '캐빈 인 더 우즈(원제: The Cabin in the Woods)'.
캐빈 인 더 우즈는 드루 고더드 감독이 연출한 2012년 개봉 영화이며 장르는 호러 영화인데... 단순히 '호러물'이라고 칭하기엔 어떤 면에서 보면 너무 잔망스럽고, 또 어떤 면에서 보면 뭔가 깊이가 있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또 이상한 데서 재밌는 구석도 있는, 좀 희한한 영화였습니다. 그러니 심장 강하신 분들께는 불금/불토 자정쯤 보시라고 권하고 싶기도 하네요. 단, 좀 고어한 것에 대해 내성이 있고 이런 걸 어느정도 즐기면서 보실 수는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호기심이 많으시더라도 디스크 구매는 물론 보는 것도 참아주시길.
그러면 언제나처럼 디스크 퀄리티 탐구로... 들어가기에 앞서 늘 덧붙이는대로 1. UHD-BD는 소스 다이렉트로 스크린 샷을 뽑을 수 없으며 2. 출력 화면의 사진 촬영은 퀄리티를 올바르게 판단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여지가 있고, 3. 그렇다고 BD의 1920x1080 스크린 샷을 첨부하는 것 역시 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본 소개글에 스크린 샷이나 화면 사진은 첨부되지 않습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40:1, HDR10 & 돌비 비전
* UBD용 PIP 서플 외 모든 서플은 패키지 내 동봉된 BD에 수록.(BD PIP는 동일 내용에 해상도만 다름)
- 영상 퀄리티 평가
High-Def Digest : 3.5/5
연식이 5년 정도밖에 안 된 슈퍼 35mm 필름이라 디지털화 후에도 그 장단점 모두 뚜렷이 드러나지만, 2K DI로 긁는 바람에 전술한대로 디테일 면에서 크게 잘난 부분이 없는 것이 결정적 단점. 보존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5년 정도 된 필름에서 (역시나 HDR 그레이딩에 따른 부작용으로 추정되는)그레인의 노이즈화가 비교적 뚜렷한 것도 좀 거슬리는 편입니다. 동 타이틀 BD에서는 필름 그레인이 색침착 등의 노이즈 성향을 보이지 않는 것과 대조적.
그대신 하이 다이나믹의 장점은 또 그것대로 잘 드러나긴 하는 편. 피크 1000니트/ 평균 474니트의 HDR10 휘도 때문에, HDR10 재생이라면 대체로 2017년산 TV에서나 제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단점은 있으나... 암부의 계조가 BD에 비해 보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떡이 지거나 디테일이 잘 묻히지 않고 & 동시에 영화의 내용이나 분위기도 더 잘 전달하는 편입니다. 특히 HDR10 표현이 약한 거의 대부분의 프로젝터들에선 너무 어두워서 보기 피곤한 장면들도 많기 때문에, 이 타이틀은 되도록 (기왕이면 HDR10 피크 휘도 스펙이 따라주는)TV에서 보시는 걸 권장하고 싶네요.
아울러 돌비 비전(이하 DV) 재현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본 타이틀의 시청 디스플레이는 LG OLED B7)에서 DV 상태로 볼 경우, (HDR10 상태에선 좀 뭉개지기도 하는)정말 미세한 섀도 디테일까지 뭉개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풀어내주면서 & 슈퍼 35mm의 SDR 디지털화에선 고질적인 문제였던 날아가버리는 백 피크도, 치밀하게 제대로 묘사해 주기 때문에 상당히 느낌이 괜찮은 편. HDR10보다 더 좋아보이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ex: 분노의 질주 8 UBD 같은 경우 DV가 훨씬 인상적인데, 이에 비하면 어필도가 대략 1/3도 안 되는 수준), 아무튼 속속들이 보고 느낀다는 점에선 역시 DV가 더 낫습니다.
결국 이 UBD를 가장 알맞게 즐기는 방법은, 암실급 골방에 LG의 7시리즈 OLED를 갖다놓고 DV 상태로 재생하는 것... 이지만 글쎄, 어지간한 호러 영화 마니아나 골수팬이 아니시면 이정도로까지 즐기실 생각이 날 지는 좀 의문이긴 합니다. 여기에 이런 환경에서도 가끔 디테일이 멍해지는 장면은 간간 거슬리니까.... 그냥 속편하게 BD로 즐기시는 것도 좋을지도요. BD는 국내 정식 발매도 되었으니, 전 세계 어디에도 아직 한국어 자막반이 없는 UBD에 비하면 친절하기도 하고.
- 음성 퀄리티 평가
블루레이 닷컴 : 5/5
High-Def Digest : 5/5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UBD를 권할 구석이 있는 건 사운드 퀄리티 덕분... 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이 영화의 BD는 DTS-HD MA 7.1ch 스펙으로 나왔는데, 2013년 즈음 처음 봤을 당시에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긴 했지만 소개할만큼 인상적이진 않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앳모스도 그냥 척 듣기로는 크게 다르진 않긴 합니다. 데모 디스크처럼, 어디 하나 딱 골라서 들려줄 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앳모스 효과가 넘실대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영화 전편에 걸쳐 듣고 있다보면, 분명 BD(의 DTS-HD MA)에 비해 뭔가 더 무드가 있고 긴박감이 업그레이드된 인상. 오버 헤드 스피커 활용이 전반적으로 고요하지만 마치 찬바람을 흘리듯 약간 음산한 분위기를 적절히 깔아주면서, 덕택에 음장 형성 자체가 상당히 다채롭습니다. 약간 과장 보태서 사운드 덕에 영화를 다시 보게 되는 느낌?
그리고 후반부에선 오버 헤드 채널 활용도 비교적 적극적인 신들이 꽤 있어서, 사운드의 재미면에서도 너무 떨어지지는 않는 편. 상당히 활발한 SE 전개와 함께, 간혹 초저음이 섞여들면 굉장히 가슴 서늘해지는 감도 충분합니다. 그냥 꽝꽝대는 게 아니라 제대로 초저음을 재현할 수 있는 시스템, 다시 말해 고급의 우수한 서브 우퍼로 즐길만한 가치가 있는 타이틀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BD에선 이정도로 서브우퍼의 급을 테스트하는 타이틀은 아니었는데, UBD에선 사운드 디자이너가 꽤 영화를 깊이 이해한 듯도 하고...
아울러 스코어의 리듬감, 대사의 명징함, 전체적인 사운드의 투명감 등 모두 상당한 편. 결국 이 영화의 팬이라면 영상보단 음성 때문에 UBD 재구입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앳모스 재현이 안 되는 시스템이라도, 이 UBD의 (앳모스 코어인)돌비트루HD 사운드는 앳모스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므로 몇몇 오버헤드 효과 외엔 거의 분위기 면에선 상당히 유사하게 즐길 수 있으므로... 역시 UBD를 권합니다.
- 첨언
본문에서도 언뜻언뜻 내비쳤지만, 이 영화는 취향을 상당히 타기 때문에 DV 라든가 스펙빨 같은 것만 보고 덜커덩 UBD를 구입하시는 건 말리고 싶습니다. 아카이브 용도건 스펙빨에 심취하건 우선 그 컨텐츠 자체가 맞지 않으면 그냥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쓰기 십상인데, 이 영화는 특히 그럴 공산이 크니까요.
그렇다고 취향에 맞는 분이라도 굳이 UBD까지 권하느냐면 그건 글쎄... 솔직히 BD로 봐도 볼 건 다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디테일이야 어느 쪽으로 보건 가끔씩 뭉개지는 거고, 암부야 때론 제대로 안 보이는 게 더 호러틱하기도 하고, 사운드도 뭐... BD쪽이 더 신나는(!) 경우도 없었던 건 아니니까요. 말하자면 굳이 고 스펙에 집착할 수록 피곤해지는 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 UBD에서 굳이 가치를 찾는다면 글쎄... 라이온스 게이트의 그나름 성의와 그에 따라 조금이라도 더 살아난 호러틱한 무드에 만족하는 극소수께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 아참, 이 UBD는 현재 아마존에서 시행하는 3타이틀 묶어 49.99 달러 프로모션(11/30 까지) 대상 상품이기도 한데, 어차피 현 판매가가 16달러 언저리라 저 프로모션으로 묶는 게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으니 구입은 신중하게 생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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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봤을땐 진짜 재밌었는데
블루레이로 사서 보니까 처음본만큼의
재미는 안와서 팔아버린 기억이 있네요
그래도 재밌는 영화인건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