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레디 플레이어 원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본 관객의 반응은 둘로 나뉠 것이다. 하나는 ‘저 오글거리는 영화는 대체 뭐지?”. 또 하나는 “우왕 ㅋ굿! ㅠㅠ”
...라고 DP 공식 리뷰에서는 운을 뗀 이 영화. 제 의견을 물으신다면 보는 동안은 "우와아아앙" - 보고 난 뒤엔 '우와아아앙 한 내가 오글거려!' ...하지만 역시 "우와아아앙"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 긴 말은 필요없습니다. 설명도 필요없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이 창조한 8, 90년대 문화와 그것을 향유한 이들에게 바친 헌정사. 그 영화가 2018년 최신 미디어로는 어떤 모양새로 나왔는지 그게 이 감상문의 주안점입니다. 그럼 100원 넣고, 시작.
- 카탈로그 스펙
UHD-BD 트리플 레이어(100G), 2160/24P(HEVC), 화면비 2.39: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 (영어)
* 정발판 7/24 발매. 디스크 스펙 상동.
- 영상 퀄리티 평가
레디 플레이어 원은 제법 신기하게도, 블닷컴과 Hi-def 공식 리뷰어의 별점치가 똑같은 작품입니다. 양쪽 다 영상에서 4.5/5를 주었는데, 사실은 제 감각도 똑같습니다. 이 UBD의 영상을 보았을 때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건(동일한 LG OLED 55C8 기준)...
- HDR10 모드: 음... CG의 저 뭐라 말 할 수 없는 미묘한 거친 느낌이...
- 돌비 비전 모드: 오, 명부가 확 뻗어! 삐까번쩍해!
였습니다. 여기서 이미 장단점은 다 나온 것 같고요.
우선 이 영화는 AA+의 최대 3.2K 촬영과 파나플렉스 XL2의 35mm 촬영분을 2.8K로 깔맞춘 후 2K로 DI한 물건인데, 그런 탓에 BD에서는 극히 장점이었던 해상감이 UBD에선 좀 미묘한 느낌으로 바뀝니다. 실사 촬영분은 스튜디오 업컨버트가 제법 그럴싸하게 되어서 UBD스러운 느낌도 납니다만, CG가 적극 사용되는 부분들은 앨리어싱이 눈에 띄든가 선예도가 좀 뭉개지든가 하는 게 언뜻언뜻 눈에 띄는 편.
그래도 역성을 들어준다면, 이 영화의 CG 사용 비율을 생각할 때 2K DI란 핸디에도 불구하고 이 UBD의 해상감은 제법 선방하는 편이긴 합니다. 감상하면서 엄청나게 거슬리는 장면들이 있거나, 그 흠결을 긴 시간 노출하지 않도록 제법 신경 쓴 컨버트 수준을 보여주는 게 장점.(그래서 전체 평점에선 별 0.5개 정도만 까먹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하자면 이 UBD에서 일부 실망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후술하는 그레인 감이 거슬리시거나 이 약간 아쉬운 해상감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대신 하이 다이나믹스는 상당히 기깔나게 뽑은 편. HDR10 재생에서도 명/ 암부 모두 평균 이상의 성의와 퀄리티로 소위 '눈뽕'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건 글로 이리저리 표현하는 것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고 싶을 정도로, (주로 디지털 세계의)밝은 신과 (거의 작중 현실 세계의)어두운 신들의 대비라든가 이를 통해 전달하는 양자간의 분위기 차이/ 의도감 같은 게 상당히 인상적으로 나타납니다. HDR10 재생이라도 아마 리뷰한단 자세로 보는 게 아니라면, 이쪽에 먼저 눈을 빼앗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고요.
단지 그 리뷰한다는 각으로 보면 암부의 디테일이 조금씩 묻히는 점들이나, (후술하는 돌비 비전 재생과 비교할 때)명부의 밝기가 어째 다 나오지 않는 느낌이란 점은 다소 아쉬운 편. C8 OLED의 HDR10 대응 휘도가 아직 1000니트를 찍지 못한 아쉬운 밝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UBD의 HDR10 그레이딩 최대 휘도가 그보다 더 높은 탓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단지 돌비 비전 재생 디스플레이가 아니면 눈에 띌 정도로 아쉬운 건 아니고, 휘도가 충분히 나오는 LED 백릿 LCD 계통(S전자의 이름만 QLED 같은 것도)의 TV에서 본다면 더 뻗을 여지는 충분하니까 이것도 큰 흠결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다 해도 C8 OLED로 돌비 비전 재생을 하면, 이건 상당히 빤따스틱한 느낌. 다이나믹스가 약간이나마 억눌렸단 느낌도 없고 발색감 면에서도 보다 안정적인 느낌을 더해줘서, 정말 멋진 하이 다이나믹 레인지 화면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장단점이 혼재하는 멋진 화면'보단 차라리 '좀 수수해도 일정한 화면감'을 좋아하는 제 감각으론 이 영화를 FHD 디스플레이(VX11D 3판 DLP 프로젝터/ 220인치 기준) 에서 BD로 틀어본 그림이 더 마음에 들긴 했습니다만, 55인치라도 돌비 비전으로 띄운 이 UBD의 그림은 보는 동안엔 '우와아아앙' 하게 만들긴 했습니다. HDR10과 DV 양자간에는 대략 5% 정도의 차이지만, 그 한끗발 차이가 제게는 몰입하느냐 아니냐를 가른 셈이네요.
기타 발색감 면에서도 너무 지나치게 거슬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진하고 생생한 컬러를 잘 보여준다는 느낌. CG의 약간 거친 느낌조차도 화려무비한 컬러로 긍정하게 될 정도로, 이 영화의 SF틱한 게이밍 감각과 UBD의 광색역은 잘 맞아 떨어지는 편입니다. 간혹 필름 촬영 구간의 그레인감이 강조되는 느낌들이 거슬리는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하이 다이나믹 + 발색감 시너지가 그걸 더 덮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니 결국 UBD 영상의 가치는 꽤 괜찮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음성 퀄리티 평가
레디 플레이어 원은 제작사인 워너의 방침대로 BD와 UBD 둘 다 돌비 앳모스 사운드를 수록했습니다.(다만 3D BD는 DTS-HD MA(16/48) 5.1ch.) 그리고 이 최신 사운드 포맷의 장점도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주요 장점을 들자면 오버 헤드 채널의 활발함, '소리의 돔'에 둘러싸인 느낌의 충분한 확장감, 전 대역에 걸친 투명함과 깔끔한 느낌, 그러면서도 이 판타스틱한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신나는 감각 모두 잘 잡고 있습니다. 코어인 돌비트루HD 7.1ch로 듣는 것보다 앳모스로 듣는 게 좀 더 효과적으로 작중 디지털 세상에 다이브하는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이니, 이 영화는 가능하면 앳모스에서 감상하시길 권하고 싶네요.
그런데 블닷컴과 Hi-def가 어디서 일치하여 별 0.5를 깎았는가... 를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이 영화의 사운드에선 저음이 좀 단점입니다. 블닷컴 리뷰어가 지적하듯 6챕터의 그 좀 맹맹한 '폭발'들은, 내가 소위 제4의 벽 너머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는 감각마저 일깨울 정도로 영상과의 괴리감도 크고 실체감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순 개인적으론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지고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히는 샤이닝 시퀀스도, 저음이 그 음산한 '깊이'를 보다 튼실하게 깔아주었다면 임계점을 돌파하여 날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들 정도로... 서브 우퍼를 튼실하게 갖춘 룸에선 이 약점이 더 부각됩니다.
그렇다곤 해도 보통은 중대한 문제로 지적될 저음의 얕은 깊이감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 UBD의 현란한 앳모스 감은 충분히 높이 살만 합니다. 복고풍 사운드트랙들이 빚어내는 그 특유의 감각들이 저음을 엄청나게 요구하지 않는 덕도 있고요. 더구나 어차피 이 영화의 사운드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2D 디스크들의 돌비 앳모스인 것도 변함 없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도 이 UBD의 사운드에 점수를 매기라면 (블닷컴과 Hi-def 공식 리뷰어와 마찬가지로)4.5/5.
- 첨언
레디 플레이어 원은 헐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최신 비주얼 테크닉으로 8, 90년대의 추억과 향수를 소환한다는, 그야말로 '(지금)돈 쓸 능력이 있는 세대에게, 최고의 돈 쓸 곳을 제공하는' 영화입니다. 특히 그 시기의 끝없이 질주하는 듯한 감각을 2018년인 지금 영화 속에서라도 본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선 2시간 20분 동안 최고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요소이기도 할 테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영화를 담은 이 UBD는, 이 영화에 완전히 빠져드는 임계점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의 아주 미묘한 보더 라인 위에 서 있습니다.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영상과 음성 둘 다 그렇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것은 '나쁜 퀄리티'와 '좋은 퀄리티'의 사이가 아니라, '평범하게 좋은 퀄리티'와 '완전하게 찬사를 바칠 퀄리티'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BD는 DP 리뷰에서도 언급되듯이 BD로선 완전한 찬사를 바칠 퀄리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UBD는 UBD로선 거기까지라 말하기엔 좀 망설이게 만드는 구석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는 스토리나 편집 같은 요소들이, 이 영화에 몰입하는 '임계점'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건 보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임계점에 도달하신 분들께는 아마 이 UBD의 퀄리티도 칭찬할만 하다 뭐, 정도로 긍정할 수도 있고/ 다 좋은데 퀄이 약간 발목을 잡네... 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전 후자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감상을 정리한 지금 내린 결론입니다. 그럼 보는 동안에는? 다 같이 외쳐 보아요. 우와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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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개인적으로도 참 재밋게 봣습니다 ㅎㅎㅎ 물론 4k 로도 봣지만 의외로 괜찮네요 나름 4k 치고는 그래도 잘나왓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그리고 삼디 일반 블루레이까지 다 봣는데 다 만족햇습니다 ㅋ 특히 엣모스 그리고 마스터 사운드도 역시 돈값 하는 워너의 사운드는 값어치가 잇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