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소개 - 붉은 10월
탐 클랜시 옹의 대 히트 소설들에 곧잘 이름을 들이미는 잭 라이언 씨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고, 원작만큼이나 영화도 쏠쏠한 인기를 끌면서 올해 8월 21일(북미 기준. 한국 정발은 9월 7일 발매)에 UBD로도 한꺼번에 발매되었습니다.
- 긴급 명령(Clear and Present Danger) UBD
- 붉은 10월(The Hunt for Red October) UBD
-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Jack Ryan: Shadow Recruit) UBD
- 패트리어트 게임(Patriot Games) UBD
- 썸 오브 올 피어스(The Sum of All Fears) UBD
개중에서 본 리뷰 시리즈로 다뤄 볼 UBD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붉은 10월(원제: The Hunt for Red October)'입니다. 저 다섯 중에 오직 이 녀석만 예약했으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2160/24P(HEVC), 화면비 2.35:1, HDR10 & 돌비 비전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트루HD 5.1ch (영어)
* 9월 7일 UBD 국내 정식 발매
- 영상 퀄리티 평가
붉은 10월 UBD는 원본 35mm 필름 네거에서 새로이 4K 스캔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습니다. UBD 수록 평균 비트레이트는 40.26Mbps (HDR10 코어) + 790kbps (돌비 비전 인헌스 레이어).
4K 스캔에 돌비 비전이라 기대하는 분도 많으시겠는데, 일단 먼저 한 가지 말씀드리면 이 UBD의 화면은 BD에 비해 많이 어둡습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초반의 출항 신 시간대가 BD에선 가을 아침 7시쯤으로 보인다 하면 UBD에선 새벽 5시쯤으로 보이는 수준. 이 UBD의 영상 평가에는 이걸 미리 전제로 깔아야 합니다.
a. 필름 보존 상태가 나쁘지 않았는지, 새로 스캔하고 리마스터한 UBD의 해상감은 괜찮습니다. BD + 업스케일에 비해 엄청나게 선명해진 느낌 같은 건 나지 않지만, 좀 더 미세 디테일이 살아난 것은 종종 눈치챌 수 있을 만큼은 됩니다. 코널리 옹의 얼굴 주름이나 군복 버튼의 금속감, 같은 것도 확실히 크리스피하게 살아나고 있습니다.
특히 BD 시기에는 전체 밝기가 달뜬 느낌이라 덩달아 밝은 부분의 디테일이 싹 날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심한 곳은 DNR을 아주 세게 건 것처럼 밀려 나가버린 느낌), UBD에선 HDR10/ 돌비 비전 어느 상태에서나 더 화면빨이 어둡게 착 가라앉아 있어서 이 명부의 디테일이 잘 살아납니다. 다만 그 반대급부로 암부 디테일이 잘 안 보이는 문제가 있는데(역시 초반 신에서, 코널리 옹이 쓴 털모자를 보면 간단히 비교가 됩니다.), 그래도 돌비 비전 상태에선 HDR10 출력보다 조금 더 알아보기 쉽게 나오긴 합니다.
b. 하이 다이나믹 그레이딩은 전술한대로 어둠의 재현에 중심을 맞췄습니다. 잠수함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서 촬영 장소 자체의 분위기나 영화 분위기와 제법 잘 어울리는 편. 덤으로 BD는 달뜬 화면 덕에 필름 그레인이 간혹 노이즈 비슷하게 발광하는 경우마저 있는데, UBD에선 HDR 그레이딩을 먹으면서 노이즈화 된 그레인까지 어느 정도 가라앉혀 준 부가 효과도 있습니다.
돌비 비전 상태에선 HDR10에 비해 크게 엄청난 격차를 내진 않지만, 전술한대로 섀도 디테일을 인지하기 쉽고 & 전반적인 색감이 (후술하는대로) 채도면에서 좀 더 살아나는 느낌이 듭니다. 가끔 화이트 피크가 날아가는 건 소스 필름 자체의 문제라 양쪽 다 비슷한 경향이지만, 어둠이 중심인 영화이기에 암부를 보다 치밀하게 살리는 돌비 비전의 가치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c. 컬러는 BD에 비해 확 신선하거나 강렬하게 살아나는 맛은 없습니다. HDR10이나 돌비 비전이나 이 전체 경향 자체는 거의 같고요. 다만 붉은 색 계통이 짙으면서 섬세하게 색감을 살리는 경향은 쉽게 눈치 챌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밝기를 통제한 그림에 생기를 부여하는 편.
돌비 비전 상태에서는 전체적으로 좀 더 색이 짙은 경향이 있어서 약간 호불호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아주 생생신선 이런 색이 난무하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약간 바랜 필름의 맛이 덧씌워진 그림이니 역시나 최신 디지털 영화의 광색역 컬러감을 바라는 것은 무-리-.
A+B+C = 종합하면, 주어진 한계 내에서 열심히 만든 그림인 건 맞습니다. 무엇보다 동 타이틀의 BD보다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그림이란 감상이었고요. 하지만 소스의 한계는 엄연하며 절대적인 기준에서 볼 때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화면까진 아닙니다. UBD니까 무슨 끝내주는 화면빨을 기대하고 보신다면, 다소 소프트한 해상감과 칙칙한 화면빨에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딱 그렇게 만든 UBD입니다.
- 음성 퀄리티 평가
붉은 10월 UBD는 BD와 똑같은 포맷 및 스펙의 돌비 트루HD(24/48) 5.1ch 트랙을 메인 오디오로 수록했습니다. 다만 수록 비트레이트가 약 20% 증가(UBD: 4126kbps/ BD: 3486kbps)했고, 실 체감도 좀 다른 데가 있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포맷은 같은데 압축 비트레이트 외에도 추가로 손을 더 댄 느낌.
일단 UBD DTH쪽의 선명감과 투명감이 BD에 비해 좀 더 좋습니다. 이 영화 초반의 그 유명한 BG는 워낙 자주 들어서(그야 코널리 옹 때문에 늘상 여기만 보곤 하니까) 귀에 익는데, UBD에서 분명 더 청명하게 들립니다. 덩달아 사운드 다이나믹스 면에서도 좀 더 개선된 느낌이 들고요.
다만 약간 부실하게 느껴지는 저역이나 좀 낡은 감이 드는 대화 음질은 비슷비슷한 상태. 서라운드 이동감도 BD에 비해 크게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전체적인 사운드 퀄리티 감은 글쎄... BD가 한 83점이었으면 UBD는 대충 86점 정도? 이쪽도 무슨 선명짱짱한 요즘 시대 음질을 상상하고 들으면 상당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긴 이 영화를 이미 BD 등으로도 체감하신 분이라면 아마 그 정도 기대까진 품지 않으시겠는데... 그래도 포맷 자체가 그대로인 데다가 전술한 달라진 느낌들이란 것도 엄청 크게 와닿는 건 아닌지라, 이쪽에서 큰 메리트를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일단 BD보다 조금 더 좋게는 들리지만, 이쪽도 딱 짜여진 틀 속에서 좀 더 움직여 본 느낌입니다.
- 첨언
해외 판매 가격이야 어떻든 국내에선 UBD 정발 단품에 매겨진 4.4만원이란 가격을 감안할 때, 솔직히 이 영화의 팬이라도 이 정도 개선폭 때문에 또 사시라고 권하긴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팬이면 BD쯤은 이미 있으실 것이니 더더욱) 그렇다고 전혀 모르시는 분들에게 굳이 UBD까지 사서 접해 보시라고 권하기도 좀 애매한 게... 이런 경우엔 BD 퀄을 모르니, 이 UBD 상태만 보고 '이 정도 밖에 안 돼?'하고 실망하실 수도 있다 싶고.
더구나 DVD 시절부터 부실하다고 지적받았던 서플은, BD를 거쳐 UBD에서도 또옥같습니다. 그 부실한 영상 특전 모두 패키지 동봉 BD에 들어 있는 건 덤으로, 감독 코멘터리나마 UBD에 실어준 것(물론 BD에도 똑같은 게 들어 있습니다.)이나 칭찬해 줘야 하는 건지...
잭 라이언 5 무비 컬렉션이 70달러에 올라와 있는 아마존 판매가를 보자면, 아직 안 본 분들께도 이 영화를 겸사겸사 경험해들 보시라고 하고 싶긴 한데... 붉은 10월과 긴급 명령 UBD만 사도 8.8만원이 나가는 우리나라에선 참...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뭔가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이상입니다.
PS:
원래 이번에, 그러니까 이 시리즈의 72번째로 소개하는 UBD 리뷰는 '타운'(The Town) UBD로 할 생각이었는데, 붉은 10월이 훅 치고 들어 온 관계로 다음으로 미룹니다. 요청하신 분께는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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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존맥티어난감독 영화중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라서 4K플레이어가 없어도 구매했습니다 ㅎ
넘기대가 되네요 ㅎ
잠수함내부나 수중씬이 많아서 사실 걱정도 많이 헀지만
올리신글 보니까 너무겆정 안해도 되겠네요 ㅎ
사실4K로 나와준것만해도 감사하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