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UHD-BD 리뷰 - 위플래쉬
2014년에 개봉한 영화 [ 위플래쉬 ]는 재즈 드러머를 지향하는 청년과 스승 사이의 아름다운 사제지간을 다룬 영화로, 연령과 세대를 초월한 꿈과 희망 우정과 의리 격려와 칭찬이 축이 되는 아름다운 교육풍조가 재즈계에 가져온 커다란 발전을 그리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그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소니 픽처스 클래식' 브랜드로 나온 이 2014년 개봉 영화의 4K UltraHD Blu-ray (이하 UBD)에 대해서, 저는 플렛처 선생만큼은 아니지만 점잖게 좋은 소릴 해주려고 이 타이틀을 사봤더랬습니다. (본문에 자세히 서술하는)촬영 스펙부터 견적이 나오는 이 영화를 도대체 어떤 모양새의 UBD로 만들었는지 어디 구경이나 해보자는 마인드로.
- 카탈로그 스펙
UHD-BD 듀얼 레이어(66G), 전체용량 51.3G/본편용량 48.2G, HDR10
영상스펙 2160/24P(HEVC)/ 화면비 2.40:1/ 비트레이트 51.83Mbps
최고 품질 사운드: 돌비 앳모스(영어)
* 한국어 자막 수록 UBD판본 없음/ 북미판 동봉 BD에도 한국어 자막 없음
* 국내에는 2015년에 정발 BD 최초 발매
카탈로그 스펙은 괜찮은 편. 2K DI라는 핸디캡을 감안해서인지 비트레이트도 업 컨버트 수록작치곤 준수하게 담아냈고, 음성 퀄리티 항목에서 논하겠지만 돌비 앳모스 트랙의 음성 비트레이트도 (16/48 코어 기준)평균보다 높은 편에 속합니다.
참고로 UBD의 TC는 BD보다 11초 가량 늦기 때문에, (오포나 파워 DVD 플레이 용)외부 자막 제작 시 BD 추출 자막은 (별도 프로그램 등으로)TC 조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서플 사항
수록 서플은 모두 동봉 BD에만 들어 있으며, 동봉된 BD는 2015년 발매된 동 타이틀 BD와 똑같은 디스크라서 서플 수록 사항도 동일합니다.
- Audio Commentary: 플렛처 선생 역의 배우 J.K. 시몬스와 데미안 감독
- Timekeepers (1080p, 42분 56초)
- Whiplash Original Short Film (1080p, 17분 56초)
- Fletcher at Home (1080p, 1분 30초): 삭제 신 + 전용 코멘터리(off 가능)
- An Evening at the 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1080i, 7분 50초)
- Theatrical Trailer (1080p, 2분 10초)
- Previews (1080p): 여타 소니 픽처스 클래식 발매작 선전 영상
- 영상 퀄리티
* 리뷰에 게재하는 UBD 스크린 샷은 모두 HDR10을 피크 휘도 150니트로 톤 맵핑한 결과물입니다.
* 캡처한 UBD 스크린 샷의 색감과 명암은 개개인의 실제 재생 결과물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위플래쉬는 요소요소 캐논 EOS 7D 카메라를 이용한 HD영상(촬영 스펙은 1080p24)도 끼어 있는 2K 촬영 영화입니다. 330만 달러의 저 예산으로 만들다 보니 화면빨을 특별히 열심히 가다듬은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었고요. 그래도 그 저 예산과 소재 덕에 어설픈 해상도의 CG가 없다시피 하다는 것 정도가 유리하다면 유리한 점.
이것이 2015년 발매된 BD와 동일한 UBD 패키지 내 BD의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쪽이 UBD. 일단 위플래쉬는 전반적으로 어둑하거나 (실내 조명 및 연출에 따른)누런 빛의 그림이 많은데, UBD에선 그 색조(tint) 경향이 좀 달라졌습니다. UBD/HDR은 보통 명부의 휘도를 BD/SDR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수록하면서 자연스럽게 체감 색조 차가 생기지만, 위플래쉬는 여기에 더해 (일반적으로 HDR 그레이딩 시에 자주 고려되는 것처럼)색조를 좀 더 인위적으로 조정해서 HDR 출력 시에 좀 더 명부가 돋보이도록 조정을 가했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의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게 같은 장면의 UBD 스샷. 물론 아예 영상 톤을 훼까닥 뒤집어 버린 건 아니라서 BD의 톤에 익숙한 경우에도 위화감이 굉장한 건 아니지만 그대신 HDR 특유의 광원 처리면에선 좀 애매해진 부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장면 좌측에 있는 불빛 같이 BD/SDR보다 UBD/HDR에서 좀 더 눈부시게 표현되면서 상대적으로 투미하게 느껴지는 마치 '눈이 부신 듯한 처리'는, HDR 그레이딩의 단점(영상을 감상한다는 측면에선 마이너스)이자 장점(실제 촬영 상황을 되도록 살린다는 점에선 플러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의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역시 같은 장면의 UBD 스샷.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선 그리 흔치 않은)밝은 채광이 드는 촬영 장면으로, 위플래쉬 UBD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장점은 스튜디오 업 컨버트를 거치면서 좀 더 세밀하게 나오는 디테일(입술 주름 등등에 주목), 단점은 업 컨버트 부작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어딘가 묘하게 어색한 감이 있는 화면(눈동자 등에서 느껴지는 뭔가 이질감 있는 해상력).
UBD 패키지 내 BD의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같은 장면의 UBD 스샷. 분명 UBD 쪽이 업 컨버트에 따라 보다 선명해진 감이 요소요소 있고, 덤으로 (별 큰 차이는 아니지만)디지털 트리밍 처리 영역을 좀 다르게 잡으면서 하단 정보량도 약간 늘어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처럼 문 틈새 창의 무늬 등 일부는 상대적으로 선명해지지만, 촬영 카메라 자체의 한계로 잡아내지 못한 문의 표면 질감 등 정말 미세한 정보는 업 컨버트로도 살려낼 정보 자체가 없기 때문에 별반 달라지지 않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의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역시 같은 장면의 UBD 스샷. 특히 2K 혹은 그 이하로 촬영한 디지털 촬영작은, 스튜디오 업 컨버트에서 세밀한 처리를 거치더라도 이런 식의 한계점을 노출하기 쉬운데 + HDR10 그레이딩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명암 대비폭이 늘어나니 (특히 명부로 갈 수록)그런 약점들이 종종 보다 잘 보이기도 합니다. 이 장면은 그래도 개중 밸런스를 많이 해치지 않으면서 UBD 업 컨버트가 그럴싸하게 된 장면이지만, 전술한대로 오히려 UBD에서 종종 물이 빠져 보이기까지 하는 녹/황색 계통도 그렇고 명암부 계조면에서도 아주 개운하지는 않습니다.
UBD 패키지 내 BD의 스샷(3840x2160 리사이징)
이쪽이 UBD. 더불어 HDR 평균 그레이딩 휘도가 그리 빡빡하지 않아서 대략 300니트 언저리의 HDR 휘도를 가진 디스플레이라면 별 밝기 손해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건 좋지만, 이때문에 어떤 디스플레이에서나 비슷비슷하게 전술한 약점들이 드러나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종합하면 UBD라는 간판에 맞추려고 노력한 건 맞는데 결과물은 글쎄... Good job? 으악, 플렛처 선생님. 잘못했어요.
- 음성 퀄리티
위플래쉬는 BD 당시엔 DTS-HD MA(16/48) 5.1ch이 최고 스펙 오디오였는데, 이번 UBD에선 돌비 앳모스를 추가해서 들고 나왔습니다. BD 당시의 DTS-HD도 동시 수록되었기 때문에, 비교해서 듣기도 편하고.
일단 돌비 앳모스 트랙의 첫인상은 BD의 DTS-HD에 비해... '내가 앳모스 세팅하고 튼 거 맞나?'입니다. 기본 볼륨차는 좀 있지만 믹싱 이념도 비슷하고 스펙도 비슷(앳모스는 비트샘플링 16/48, 평균 비트레이트 3.67Mbps. 그에 비해 BD부터 있었던 DTS-HD는 2.18Mbps지만 만약 DTS-HD 7.1ch 스펙이었다면 기본 비트레이트가 3M 중반대였을 것이므로)해서, 둘 다 좋은데? 대충 이런 느낌.
그래도 좀 주의깊게 들어보면 명색 앳모스 믹스고 + 소니는 BD와 차별화된 앳모스 믹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 그런 노력이 아예 안 들리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실내 공간에 울리는 타격감의 잔향, 심벌과 베이스를 막론하고 깔끔하게 분리되는 고유의 음색- 특히 잔향면에선 연습실과 홀의 차이를 BD보다 조금 더 인상적으로 감지할 수도 있는 등.
단지 오버 헤드 스피커가 철저하게 잔향 체감에만 할당되다 보니, (앳모스 구현 불가 시스템에서)돌비트루 HD 7.1ch로 듣더라도 사운드 설계가 잘 된 룸이라면 별반 다르게 들리지 않는 게 장점이자 단점인데... 그래도 전반적인 공기감이나 몰입감면에서 BD의 DTS-HD 5.1ch보다 좀 더 개선된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은 사실. 때문에 클래식 음질 스탯(S/N이니 다이나믹 레인지니 밸런스니 방향감이니 등등)을 따져 보라면 비슷한데, 주요 세션을 중심으로 이래저래 그냥 듣다보면 아무래도 UBD 쪽에 손이 가기는 합니다.
물론 BD 당시에도 호평받았듯이 주요 소재가 되는 재즈 음악의 우아하면서 끈적이는 맛도 여전하고 여러 연기 음성들- 울먹임, 흐느낌, 시시때때로 강도가 다른 욕설과 거기 담긴 감정, 박수 갈채, 비명 등등- 도 선명깔끔하게 울리는 미덕은 여전합니다. 천장이 심심하단 것도 이 영화에 괜시리 천장 채널을 쾅쾅 울리게 넣어봐야 업 스케일링 부작용보다 더한 위화감만 있을 테니, 적당함의 묘를 들려준 거라 생각되고.
종합하면 영상보단 음성이 위화감이 덜한, 그래서 우위의 폭이 크진 않지만 아무튼 개선감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호평인지는 좀 애매한데, 개인적으론 위플래쉬를 굳이 UBD로 본다면 영상보다 음성 쪽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정도는 된다 < 라고 요약합니다.
- 첨언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보는 관점에 따라 스포츠 석세스물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고 음습함과 부조리함의 적나라한 하모니란 생각도 들고 그 가운데 어딘가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게끔 입체적으로 잘 빚어낸 그 솜씨를 긍정해서 종종 보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그런 일종의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보이는 질주감'이 재미있어서, 데미안 감독의 후속작 [ 라라랜드 ]보다도 이 영화를 더 많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굉장히 순화된(?) 한국어 자막의 욕지거리 표현도 보다 원문 뉘앙스로 옮겨서 제맘대로 자막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런데 지인들과 같이 보려니 아무래도 너무 적나라한 표현을 보여주긴 그래서 다시 얌전한 정발 BD 자막으로 보고, 결국 다 귀찮아서 혼자 볼 땐 그냥 영어 욕지거리를 음미(?)하면서 보기도 하는데... 솔직히 플렛처 같은 선생은 지휘자로선 적합할지 몰라도 교사로선 글쎄... 제가 교육받던 시절엔 이런 게 일상이긴 했으니까 아주 아니올시다 하고 싶진 않은데... 역시나 요즘 시각으론 꽝이겠죠.
그런 플렛처 선생과 앤드류의 기묘한 절차탁마를 담아낸 이 영화의 UBD는, 꽝이라고 할 수는 없고... 역시나 Good job 딱 그 선에서 평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언급되는 'Good job'의 의미를 빗댄 평이라고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네요. 저도 열린 결말까진 아니라도 열린 평가를 해보고 싶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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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픽쳐스 배급작인데도 한글자막이 없네요ㅜ
더블루에서 블루레이를 출시했던걸 보면 국내 판권은 소니가 아닌 모양이네요. 그래도 김치나 노바나 플레인에서 4K 출시 꼭 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