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몬스트러몰로지스트 1: 릭 얀시
★★★★
12살 어린 나이에 화재로 부모를 잃은 소년 윌은 아버지가 살아생전 모시던 괴물학자 워스롭의 조수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 윌과 워스롭은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 힘들어한다. 윌은 괴팍하고 기이한 성격의 소유자인 워스롭을 견디지 못 하며 힘들어하고 워스롭은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윌이 탐탁치 않아한다. 그렇게 어색한 동거를 하던 두 사람에게 어느 날 도굴꾼 노인이 찾아온다. 도굴꾼 노인은 무덤 속 무덤을 파헤치던 중 발견한 기괴한 시체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 시체를 본 워스롭은 그것의 정체는 바로 안드로포파기라는 이름의 괴물이라고 말한다.
기이하고 신기하고 흥미진진하고 결정적으로 꽤나 무서운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우리가 공포 소설에서 원하는 기본적인 것이 다 담겨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수작이다. 특히 후반부 안드로포파기 처치 작전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하지만 작품은 동시에 단순한 공포 소설을 넘어 소년 윌의 일기 형식을 통해 가족을 잃은 한 소년이 괴팍한 과학자와 동거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다는 성장담을 담는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괴물이 중심이 된 공포 소설과 위험천만한 모험을 통해 새로운 삶에 눈을 뜨는 소년의 모습을 담은 성장 소설로서의 면모도 보여준다. 그리고 아주 다행이도 이 작품은 공포 소설과 성장 소설, 양쪽 모두에서 꽤나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한다.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러브크래프트와 스티븐 킹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상당한 극찬을 받았다.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이 둘은 명실상부 공포 소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장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은 이 둘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흔적들이 보인다. 특히 러브크래프트의 흔적은 상당히 짙다. 아닌 게 아니라 러브크래프트의 대명사와도 같은 코즈믹 호러적인 설정이 이 작품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코즈믹 호러는 압도적인 우주적인 공포 앞에 어쩌지 못 하고 한없이 나약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무력함을 담은 장르로서 이 분야의 대가 중의 대가가 바로 러브크래프트이다. 그리고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그런 다분히 러브크래프트적인 코즈믹 호러 요소를 작품 안에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인간을 숙주 삼아 번식하는 이름도 기괴한 안드로포파기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안드로포파기는 기본적으로 미국에는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도굴꾼 노인을 통해 이미 오랜 전부터 미국 안에 서식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고 그것을 막기 위해 워스롭과 윌, 섬뜩한 컨스 등등이 의기투합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한다.
압도적인 신체적 이점에 의한 엄청난 괴력, 끔찍하기 이를 때 없는 잔혹성 등 안드로포파기는 도저히 인간의 몸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실로 끔찍하기 이를 때 없는 괴물 중의 괴물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작품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코즈믹 호러로서의 외양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작품은 후반부 인간 무리들의 강력한 토벌 작전에 의해 무참하게 전멸당하는 안드로포파기의 모습을 통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환한다. 그러니까 시작은 코즈믹 호러지만 끝은 결국 인간이나 안드로포파기나 둘 다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다소 일반적인 결말로 귀결된다. 둘 모두 그저 생존을 위해 상대방을 사냥했을 뿐 특별히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게 생존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두 집단의 살육전을 통해 작품은 자연의 무심한 법칙과 거기에 순응하는 생명체의 모습을 꽤나 살벌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 작품은 아주 자연스럽게 인간과 안드로포파기의 차이가 뭐냐고 넌지시 질문한다. 인간에게 안드로포파기은 무시무시한 괴물이지만 사실 역으로 안드로포파기에게도 인간은 상당히 무시무시한 괴물이 아니지 않으냐고 말이다. 실제로 안드로포파기를 미국으로 몰래 반입해 사육한 워스롭 아버지의 잔혹함은 괴물 그 이상의 참혹함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다분히 러브크래프트적인 코즈믹 호러를 자신만의 색깔로 멋지게 소화하는데 성공한다. 덕분에 이 작품은 상당히 무섭고 재밌는 공포 소설이 되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공포 소설 못지않게 소년의 성장 소설로서도 상당히 흥미롭다.
윌과 워스롭은 모두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아들들이다. 윌은 화재로 아버지를 잃고 워스롭은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 한 슬픔이 있다. 하지만 이 둘은 괴물 추적, 퇴치라는 일련의 모험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부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윌은 워스롭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의 곁에 끝까지 남겠다고 선언하고, 워스롭은 윌에게서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처음의 쌀쌀함을 거두고 그에게 조금은 더 따뜻하게 다가간다. 그렇게 이 둘은 서로를 향해 변해가고 그 과정 속에서 소년은 성장한다. 그러나 이 관계의 변화, 그리고 그것을 통한 소년의 성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왜냐하면 몬스트러몰로지스트 연속물은 총 4부작으로 앞으로 3부가 더 남았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 윌과 워스롭의 관계 변화와 소년의 성장이 한참 더 남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몬스트러몰로지스트가 선사하는 섬뜩하고 신비하고 기괴하고 무서운 공포 소설을 만끽함과 동시에 과연 윌과 워스롭의 관계 변화를 통해 소년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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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 보이네요.